[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흐름을 타기 위해 매우 중요한 경기, 그러나 정공법을 택했다.
KIA 타이거즈는 2일 광주 한화전 선발로 언더핸드 투수 김병현을 예고했다. 사실 목요일 선발은 바로 전날까지 대외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 김기태 감독은 취재진의 질문에도 "여러가지 방안을 두고 생각하고 있는데 아직 확정하지는 않았다"며 묘한 미소를 지었다.
이유는 있었다. 5할 승률 전후에서 움직이고 있는 KIA에게 이번주 한화-kt 5연전의 중요성은 두 말 하면 입이 아프다. 김기태 감독도 올스타 브레이크 이전까지의 14경기를 올 시즌 '승부처'로 못 박고 있다. KIA의 전체 선수 운용과 시즌 후반기 구상까지 확실한 실체가 드러나는 때다.
김기태 감독의 '승부처' 메시지는 선수단에도 전달됐다. 1일 경기전 선수단 미팅에서 감독이 직접 14경기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리고 "14경기가 가장 중요하다. 나 역시 매 경기 더 집중할테니 선수들도 염두하라"고 이야기 했다.
덕분에 선수들도 더 긴장하는 계기가 됐다. 베테랑 선수들도 "감독님이 지금 이 시기를 승부처로 보시는 것 같다. 우리도 더더욱 집중해야 한다. 모두들 최하위로 예상하던 우리 팀이 지금 이렇게 재미있는 순위 싸움을 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쁘지만, 여기에 만족하기엔 아쉽다"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고, 이는 어린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우천 순연으로 주중 첫 경기 대신 달콤한 휴식으로 체력을 비축한 KIA는 1일 경기를 아주 매끄럽게 풀어냈다. 팀 타율 하위로 답답했던 공격력이 1회부터 터지면서 경기가 쉬워졌다. 특히 최영필-김태영 등 베테랑 투수들을 중심으로 한 마운드 운용에도 흠 잡을 데 없었다. 승부처의 시작이 좋다.
이런 와중에 김기태 감독은 2일 경기 선발로 양현종 대신 김병현을 내세운다. 지난달 30일 두산전에서 93개의 공을 던졌던 양현종은 4일 휴식 후 등판 가능성도 있었다. 팀 상황이 급박할 경우 내릴 결정이었다. 지난 주말 두산전에서 1승 2패 '루징 시리즈'를 기록한데다 험버가 등판했던 29일 첫 경기는 김기태 감독이 "올해 가장 마음적으로 힘든 하루였다"고 밝힐 만큼 패배 여파가 컸다.
그러나 정공법을 택했다. 주말 3연전이 아직 단 한번도 지지 않은 상대 전적 초강세 kt전이지만, '에이스'를 하루 땡기는 수는 뒤로 미뤘다. '진짜 승부'에 들어간 KIA가 어떤 결과를 얻게 될까.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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