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영화 ‘터미네이터’ 시리즈는 1984년 시작된 31년의 역사를 가진 작품이다.
4편의 극장판 영화를 비롯해 한 편의 드라마물이 제작됐다. 수 많은 패러디를 낳고 미국을 대표하는 SF시리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그런 ‘터미네이터’는 2009년 ‘미래전쟁의 시작’을 마지막으로 역사 속으로 사라질 뻔 했다. 하지만 새로운 제작사를 만나게 되면서 ‘터미네이터’는 다시 부활했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시작으로 총 3편의 ‘리부트’물이 다시 대중을 찾아오게 된 셈이다.
29일 서울 자양동 롯데시네마 건대입구점에서 처음 국내에 공개된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를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새로움’이다. ‘터미네이터’의 창조자인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시리즈 3편이다”는 말도 어느 정도는 이해가 간다. 하지만 ‘터미네이터’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기존을 답습하지 않았다. ‘완전히 새로운 시리즈’로 봐도 무방한 것이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이야기는 ‘심판의 날’ 이후에서 시작된다. 카일 리스(제이 코트니)와 존 코너(제이슨 클락)의 만남으로 결부되는 모든 이야기는 1984년으로 카일 리스를 보내게 되면서 전작과 대를 같이 한다.
T-800(아놀드 슈왈제네거)와 카일 리스가 과거로 오는 장면은 ‘터미네이터1’과 모든 것이 똑같다. 하지만 이후 시나리오는 너무나 달라진다. ‘터미네이터1’ 부터 ‘터미네이터4’까지 이어온 기억을 뒤집는다. 그야말로 ‘리부트’라는 부제가 명확하게 초반부터 이해되기 시작한다.
올해로 67세가 된 나이든 ‘터미네이터’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등장도 극을 보면 이해가 된다. 다만 인류의 구원자인 존 코너의 변화는 충격을 거듭한다. 그리고 전작의 린다 해밀턴이 창조한 사라 코너를 여리여리한 외모의 에밀리아 클라크가 연기하는 것도 ‘터미네이터 제니시스’의 볼거리다.
1984년 B급 영화로 시작한 ‘터미네이터’는 제작비 때문에 많은 것을 손해 봐야 했다. 어두운 배경이나 어색한 T-800의 움직임도 그랬다. 전편의 성공 후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해 1992년 등장한 ‘터미네이터2’는 완전히 다른 ‘대작’이 돼 있었다.
하지만 2015년 3D가 보편화 되고 CG기술이 발전한 현대에 등장한 ‘터미네이터5’는 이제서야 제 짝을 만났다. 자연스럽기 그지 없는 T-1000(이병헌)의 움직임과 나노 사이보그인 T-3000의 변화 무쌍한 모습은 ‘왜 이제서야 등장했나?’라는 아쉬움을 준다.
‘터미네이터5’는 30년의 기억을 새롭게 정립하는 작품이다. 전작을 보지 않아도 충분히 이해가 간다. 요즘 영화팬들이 굳이 과거의 작품들을 찾아볼 수고까지 할 필요는 없어 보인다.
아쉬운 점도 보인다. 지금도 SF명작으로 불리는 ‘터미네이터2’의 심오함을 담지는 못했다. ‘터미네이터2’에서는 인류의 구원자를 보호하는 것과 함께 기계와 로봇의 이해라는 또 다른 이야기 까지 담았다.
하지만 ‘터미네이터5’에서넌 가볍게 사이보그 들의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요즘 기술 처럼 시나리오 또한 좀 더 가벼워졌다. ‘터미네이터’의 세계관을 차용한 새로운 작품이지만, 기존 작품이 창조했던 어두움과 심각함은 계승하지 않았다. 이것도 관객의 변화라면 수긍해야 할 부분이지만, 아쉬움이 든다.
곳곳에 배치한 코믹 요소도 보인다. ‘로봇스러움’을 연기하는 연기의 달인이 된 아놀드 슈왈제네거의 발전도 하나의 볼거리다. ‘I’ll be back’를 외치는 그의 모습을 다시 극장에서 볼 수 있는 것도 올드팬들에게는 반가운 부분이다.
‘터미네이터 제니시스’는 완전히 새롭게 창조됐다. 부제인 ‘Genesys’의 동음인 ‘genesis’는 기원을 의미한다. 제임스 카메론의 손을 벗어난 속편은 실패를 거듭했고 전작을 넘지 못했다. 과연 새 기원을 열어갈 ‘터미네이터 제니시스’가 어떤 결과를 보여줄까? 더 나아가 당초 선언했던 3편의 리부트와 그 이후를 기약할 수 있을까? 그 결과는 7월 2일 공개된다.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