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프랑스전, '투지와 집중력'이 열쇠였다

(엑스포츠 뉴스=문인성 기자)  한국 대표팀이 19일(한국 시각) 프랑스와의 2006 독일월드컵 G조 2차전 경기에서 후반 36분 박지성의 극적인 동점골로 세계 최강 프랑스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정말 투지와 집중력이 만들어낸 감동의 드라마였다. 이 감동의 드라마를 이끌어낸 원동력은 무엇이었을까? 프랑스전에서 극적인 무승부를 할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

비록 전반 9분에 티에리 앙리에게 실점한 후 계속해서 프랑스에 끌려 다니는 양상을 보였지만 우리 선수들은 절대 지지 않겠다는 강한 의지로 상대와 맞섰다. 특히 우리 수비진은 프랑스의 거센 공격을 잘 차단했으며 이호와 김남일 같은 수비형 미드필더들은 중원에서 다리에 쥐가 나고 부상이 생길 정도로 투혼을 발휘했다. 문전에서 상대 수비수들을 등지고 계속해서 고독하게 자신의 임무를 훌륭히 완수해 낸 조재진의 활약도 눈부셨다.

'종이 한 장 차이' 누가 조금 더 집중하느냐

우리 대표팀은 후반 30분이 넘어가자 체력이 급격히 떨어지기 시작했다. 이것은 프랑스 대표팀도 마찬가지였다. 프랑스의 중원 사령관 지네딘 지단과 왼쪽 측면에서 활약하던 말루다는 지친 기색이 역력하면서 경기에 대한 집중력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갈라스를 비롯한 프랑스 수비진도 집중력이 떨어지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집중력에서 프랑스와 우리 선수 사이에는 차이가 있었다. 우리 대표팀은 특유의 강한 집중력으로 후반 프랑스 선수들을 괴롭혔다. 결국 후반 36분 설기현의 환상적인 크로스를 조재진이 문전 중앙으로 헤딩으로 패스해 줬고 쇄도해 들어가던 박지성이 끝까지 발을 갖다 대 극적인 동점골을 뽑아냈다.

체력이 다같이 떨어진 후반 30분 이후에 누가 더 집중을 했느냐가 이날 경기 결과를 좌우했다.

우리가 이긴 경기

1-1로 비겼지만 이 경기는 명백한 프랑스의 패배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경기를 주도하면서 일방적인 경기를 펼쳤던 프랑스는 막판에 집중력이 떨어지면서 동점골을 허용했다.

반드시 승점 3점이 필요했던 프랑스는 우리나라와 비기면서 16강 진출에 대한 부담감이 커질 수밖에 없다. 게다가 다음 토고전에는 아비달과 지단이 출전할 수 없어 고민이 더 깊어졌다. 한국을 이기지도 못했는데 설상가상으로 주전 선수 두 명이 경고누적으로 다음 경기까지 나서지 못하게 된 것.

반면 우리 대표팀은 질 것이라고 생각한 경기를 막판에 뒤집어 귀중한 승점 1점을 추가해 조 선두를 유지했다. 이로써 한국은 16강 진출에 희망을 품을 수 있게 되었다. 만약 프랑스전에서 패했다면 남은 스위스전이 무척 부담스러웠을텐데 이제는 스위스와 최소한 비기기만 해도 16강 진출이 가능할 수도 있는 유리한 상황을 이끌어냈다.

아드보카트의 '마법'이 만들어 낸 드라마

호주의 히딩크 감독에게 기적 같은 마법이 있다면 우리 대표팀의 아드보카트 감독에게도 마법이 있었다. 경기가 계속해서 불리한 상황으로 이어지자 아드보카트 감독은 설기현과 안정환을 투입하면서 분위기 반전을 노렸다.

안정환의 활약에 곧 우리 대표팀 공격이 살아났고 설기현의 활약에 동점골이 나왔다. 이유 있는 선수교체가 그대로 경기장 내에서 좋은 결과로 바뀐 것.

아드보카트 감독의 마법을 계속 지켜보는 것은 우리에게 또 하나의 기쁨이 아닌가 싶다.

눈물나게 하는 붉은악마들의 응원

프랑스 축구팬들이 훨씬 많았는데도 라이프치히 젠트랄슈타디온에는 붉은악마의 목소리밖에 들리지 않았다. 우리 대표팀이 국내에서 평가전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로 응원 소리가 무척 컸다. 바로 이러한 붉은 악마들의 열성적인 응원이 우리 선수들에게 마치 국내 안방과 같은 느낌을 줬고 그 느낌이 투지로 바뀌어 극적인 무승부를 기록한 게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