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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lk K!] K리그, ‘용병’은 이제 그만

기사입력 2007.11.19 18:47 / 기사수정 2007.11.19 18:47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양승범 기자] 83년 첫 모습을 드러낸 K리그가 내년이면 어느덧 25주년을 맞는다. 25년이라는 긴 세월동안 많은 선수가 K리그를 거쳐 갔고, 또 수많은 이들이 K리그 클럽의 유니폼을 입고 녹색 그라운드를 누빌 것이다.
 
그리고 여기, K리그의 긴 역사에 빼놓아서는 안 될, 그러나 ‘너무나 멀리 대했던’ 이들이 있다. ‘용병’이라 불리며 K리그 무대를 누볐던, 외국인 선수들이 바로 그들이다.
 
축구와 '용병', 어울리지 않는 관계
 
'용병'의 의미를 찾아보면 "충성심이 부족하고 우수한 자질을 갖춘 자가 적은 단점이 있으나, 자국민의 보호 또는 부족한 병력의 보충을 위해서 고대로부터 흔히 사용해 오던 군인"이라는 설명을 찾을 수 있다.

그리고 이를 스포츠에 적용해 보면, "팀의 전력 증강을 위해 일정한 금액의 연봉을 받고, 그에 해당하는 만큼만 뛰는 외국인"이라고 볼 수 있다.
 
축구는 팀 스포츠이다. 이는, 다시 말하면 개개인의 기량보다는 팀워크로 대표되는 조직력이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뜻이다. 축구에서는 1+1은 반드시 2가 아니라 0 혹은 3 이상이 될 수도 있다는 말은 이를 잘 나타내고 있다.
 
축구에서 1+1은 항상 2가 아니라는 사실에서 우리는 ‘팀에 대한 애정’, ‘동료와 코칭 스태프와의 원만한 관계’ 등의 축구 외적 요소들이 상당히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할 수 있다. 외국인 선수 역시 경기장에서 뛰는 11명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비추어 볼 때, '받은 만큼만 뛰는' 용병의 개념이 축구에는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우리는 이제 외국인 선수가 소속팀과 팬에 대한 무한한 애정을 드러내는 것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엠블럼에 키스하고, 팬들에게 '하트 세레모니'를 하는 모습이 그 예이다.

물론 돌출행동을 일삼으며 팀과 불화를 겪는 경우도 종종 있지만, 많은 수의 외국인 선수들은 팀의 일원으로 팀과 팬에 대한 애정이 있다. 그러한 그들을 돈만 받고 뛰는 ‘용병’이란 거리감 있는 단어로 묶어두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보이지 않는 차별
 
지난 1984년 태국의 피아퐁을 시작으로 K리그에도 수많은 외국인 선수들이 K리그를 거쳐 갔다. 그리고 그중에는 샤샤, 마니치, 싸빅, 데니스 등 뛰어난 발자취를 남기며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 선수들도 있다. 이들은 팀에 지대한 공헌을 하며 때로는 소속팀을 우승에까지 이끌기도 했다.
 
그러나 이들에 대한 대우는 ‘찬밥’이었다. 연봉 등 소속팀에서의 대우를 논하자는 것이 아니다. 1983년부터 시작된 MVP에 오른 외국인 선수는 2004년 수원 소속의 나드손이 유일하다. 물론 국내 선수들의 활약이 이에 뒤처졌다고 말할 수는 없으나, 그들의 활약에 비해 외국인 선수에 대한 시상에는 너무나 인색했다.
 
이는 올스타전이라고 예외가 아니었다. 뛰어난 활약에도 불구, ‘인기’에 밀리며 감독 추천을 통해서야 힘겹게 올스타전 무대에 설 수 있었던 것. 올 시즌에도 경남의 뽀뽀와 산토스를 제외한 외국인 선수들은 감독 추천을 통해서야 무대에 설 수 있었다.
 
게다가 올해 포항에서 MVP 후보로 브라질 출신의 따바레즈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프로축구연맹에서 국내 선수로 선정하라는 요지의 발언을 한 것으로 알려지며 외국인 선수에 대한 ‘보이지 않는 차별’이 여전히 존재함을 보여주기도 했다.
 
분명히 이전보다 외국인선수에 대한 차별은 많이 줄어들었다. 그러나 요즘에도 ‘용병’이란 표현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으며, 아직도 외국인 선수들을 ‘팀의 일원’이기보다는 ‘남’으로 생각하는 인식은 여전하다. 
 
'무한경쟁시대'를 맞아 세계 각지에서 외국인 선수들이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 땅을 밟고 있다. 이들에게 '한국이 제2의 고향'이라는 생각을 심어줄 수 있을 때, 그들의 기량을 충분히 발휘함은 물론 한국 축구도 한 단계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팬들과 언론, 연맹, 구단 등 모든 주체들의 인식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사진 = 추석을 맞아 '탈춤' 골 뒤풀이를 준비하는 데닐손 (C) 엑스포츠뉴스 박영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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