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7.11.05 21:04 / 기사수정 2007.11.05 21:04
[엑스포츠뉴스 = 양승범 기자] '축구계의 숙원 승강제, 전망은 글쎄…'
지난 11월 3일(토요일), K리그의 하부리그를 표방하고 있는 내셔널리그와 K3리그의 포스트시즌 진출 팀이 모두 확정됐다. 특히 내셔널리그의 경우 이번에는 사상 첫 승격팀을 배출할 수 있을지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
그러나 승격제를 바라보는 축구팬, 관계자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승강제에 대한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기 때문. 이미 지난 시즌 국민은행 축구단은 승격의 꿈에 한껏 부풀어있던 고양의 팬들을 ‘승격거부’라는 결정을 통해 좌절시킨 바 있다.
그로부터 한 해가 지난 2007년, 상황은 전혀 나아진 것이 없다. 한 때 승격을 거부한 국민은행 축구단을 퇴출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던 내셔널리그 연맹은 결국 전, 후기 승점 10점 감점이라는 솜방망이 징계로 사태를 무마했다. 아이러니하게도, 한 때 퇴출이 고려되기도 했었던 국민은행은 2007년 중반기부터 내셔널리그의 메인 스폰서를 맡고 있다.
2007 시즌 개막을 앞두고 내셔널리그 연맹은 모든 팀에게 승격 각서를 받아내겠다고 공언했다. 올해에는 반드시 K리그 승격팀을 배출해 내겠다는 의지의 표현. 그러나 승격을 약속한 팀은 3~4개에 지나지 않았다. 올 시즌 사상 첫 승격팀을 배출한다 하더라도 단순히 1회성 이벤트에 그칠 수 있는 상황.
이는 근본적으로 내셔널리그가 기존 '실업축구'의 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그대로 안주하고 있다는 점에서 일어난 일들이다. 내셔널리그의 리그 운영 능력은 ‘프로’로 거듭나기에는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 실제로 올해부터 이사회 의결을 거쳐 내셔널리그에 참가한 한 팀은 아직 연고지조차 확정하지 못하고 있다.
지원 역시 매우 열약한 현실이다. 내셔널리그 유일의 시민구단을 표방했던 서산의 경우 지자체의 지나친 무관심으로 결국 연고지를 옮기게 될 것이 유력한 상황. 내셔널리그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스포츠산업진흥법안'의 개정 여부 역시 확실치 않다.
게다가 K리그 경험이 없는 선수들의 경우 상위리그에 진출하기 위해서는 드래프트를 거치게 되어, 내셔널리그 클럽들은 이적료 수입조차 기대하기 어려운 실정이다.
프로축구연맹 역시 승강제에 대해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고 있다. 하부리그로 강등될 경우 입을 막대한 타격에 대해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 게다가 내셔널리그 클럽이 K리그로 승격되었을 경우 부담해야 하는 K리그 가입금과 축구발전기금의 문제도 아직 명확하게 처리되지 않은 상황이다.
이러한 내셔널리그의 현실을 두고 개혁에 대한 많은 논의가 축구팬들 사이에서 진행되고 있다. 이 중 가장 힘을 얻고 있는 것은 내셔널리그의 프로화 후 리그 재출범. 무턱대고 모든 팀을 프로화하자는 것이 아니다. 승격제에 대한 충분한 의지가 있고, 구단을 ‘프로’라는 이름에 걸맞게 운영할 수 있는 주체들을 묶어 리그를 재출범 하자는 것.
또한, 프로축구연맹과 내셔널리그연맹을 통합, 1부리그와 2부리그를 단일 주체가 관리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승강제에 관한 논의가 있을 때마다 두 연맹은 매번 다른 입장으로 혼선을 빚어왔다. 1부리그와 2부리그의 운영 주체가 같아진다면 이러한 혼선을 줄이고 원활한 리그 운영이 가능할 전망.
승강제를 통해 한국축구의 질적 성장을 이뤄보겠다는 당찬 포부와 함께 현재의 내셔널리그가 출범한 지도 어언 4년이 지났지만, 꿈과 현실은 아직 너무나 멀어 보이는 상황.
K3리그와 K리그의 중간 가교 역할을 해야 할 내셔널리그의 개혁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할 과제이다. 이제, 더 견고한 리그를 위해 모든 주체들이 뭉쳐 슬기로운 대책을 만들어야 할 시점이다.
[사진 = 2006년 내셔널리그 시상식. (C) 엑스포츠뉴스 이성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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