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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년 만의 삼성전 스윕' 한화, 어떤 모습이 달랐나

기사입력 2015.06.12 06:00 / 기사수정 2015.06.12 09:20



[엑스포츠뉴스=조은혜 기자] 독수리가 사자를 잡았다. 한화 이글스가 삼성 라이온즈와의 3연전에서 싹쓸이승을 거뒀다.

한화는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리그 삼성과의 주중 3연전에서 세 경기 모두를 쓸어담았다. 삼성을 상대로 무려 7년 만에 만든 스윕이었다. 한화가 삼성에게 스윕승을 거둔 것은 2008년 6월 10~12일 대구 3연전이 마지막으로, 정확히 2555일 만의 삼성전 스윕이다. 

삼성은 한화에게 늘 강한 모습을 보였었다. 그도 그럴 것이 최근 몇 년간 삼성은 늘 1위, 한화는 최하위였다. 순위표 가장 먼 곳에 있었던 두 팀. 사자가 독수리를 잡는 모양의 천적관계는 어찌 보면 당연했다.

하지만 올시즌은 다르다. 지난시즌 삼성에게 4승만을 거뒀던 한화는 이미 4승을 넘어 6번의 승리(2패)를 챙기며 상대전적에서 우위를 보이고 있다. 매번 챔피언 삼성에게 맥을 못추던 한화가 이번엔 어떻게 세 경기를 모두 쓸어담았을까.



▲ 안정감 있는 선발진

한화는 이번 3연전동안 선발투수로 나선 미치 탈보트, 안영명, 쉐인 유먼이 모두 승리를 챙겼다. 그간 한화의 고질적 문제로 제기됐던 선발진에 대한 불안함을 말끔히 씻어냈던 시리즈였다.

9일에는 2군에서의 휴식 후 꾸준히 기량을 향상시키던 탈보트가 9이닝을 홀로 책임지며 2피안타 1자책 2실점으로 삼성 타선을 꽁꽁 묶고 완투승을 거뒀다. 10일에는 안영명이 5이닝 3피안타(1홈런) 2볼넷 3탈삼진 2실점으로 2패 뒤 오랜만에 승리투수가 됐다. 안영명은 "당시 몸상태가 좋지 않아 일찍 내려왔다"고 돌아봤지만, 선발로서의 충분한 역할을 했다. 

유먼 역시 5⅔이닝 6피안타 2볼넷 4탈삼진 2실점을 기록하며 시즌 3승을 올렸다. 매 이닝 주자의 출루는 허용했지만 단 2실점으로 삼성을 막았다.

▲ '임무 완수' 살아난 중심타선


선발진이 제몫을 해줘도 점수가 나지 않으면 결코 승리하기는 어렵다. 이번 시리즈에서는 삼성에 비해 상대적으로 한화의 짜임새 있는 타선이 더 두드러졌다. 특히 중심 타선이 완벽하게 살아났다. 정근우-김태균-최진행이 적재적소에 안타와 홈런을 때려내며 결정적 득점을 만들어냈다.

9일 동점타로 팀의 승리를 견인했던 정근우는 10일 승부에 쐐기를 박는 투런 홈런을 비롯해 5타수 2안타 2타점으로 활약했다. 김태균은 9일 리드를 가져오는 희생플라이 이후 연타석 홈런을 폭발시키며 4번타자의 진면모를 과시했다. 최진행은 9일에만 3안타를 때려냈고, 11일 승부를 가르는 결승 홈런을 터뜨렸다. 이 홈런은 최진행의 시즌 12호 홈런으로, 작년 최진행의 홈런 갯수와 타이 기록이다.

김성근 감독은 최근 클린업의 활약에 매끄러운 득점 연결이 이뤄지고 있는 데 대해 "이 때까지 못하던 걸 이제 하고 있다"고 지적했지만, 그 말 속에는 김 감독의 흡족한 마음이 묻어있었다.



▲ '권혁 없음에도' 7⅓이닝 ERA 0.00, 든든한 불펜

이번 삼성과의 3연전을 앞두고 '한화가 위기에 직면했다'는 평가의 가장 큰 이유는 권혁의 공백이었다. 권혁은 지난 kt전에서 허리 근육통 진단을 받았다. 실제 권혁은 이번 3연전 동안 한 번도 등판하지 않았다. 

권혁은 없었지만, '송정진'이 있었다. 송창식-박정진-윤규진으로 이어지는 필승조는 삼성에게 단 1점도 허용하지 않고 타선을 봉쇄했다.

특히 10일 6회말 선발 안영명이 내려가고 김기현이 올라와 무사 1,2루의 위기를 맞이한 상황, 송창식이 박석민과 구자욱을, 박정진이 이상훈을 차례로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장면은 일품 중의 일품이었다. 그리고 시리즈 마지막 경기, 윤규진이 채태인에게 루킹 삼진을 솎아내며 마지막 아웃카운트를 잡고 스윕을 확정짓는 그 순간도 짜릿했다.

▲ 더할 나위 없었다

결국 한화는 이번 3연전 동안 공수 양면, 투타의 밸런스가 제대로 맞아들어가면서 손쉽게 승리를 챙길 수 있었다. 게다가 세 번 모두 선취점을 내준 뒤 집중력으로 일궈낸 역전승이었다. 김성근 감독은 "삼성이 안 좋을 때 만나는 것 뿐"이라고 말했지만, 삼성이 무기력했던 것에 비해 한화는 잘 던지고, 잘 쳤다.

스윕승을 달성한 후 김성근 감독은 "선수들 모두가 모든 플레이 하나하나를 잘해줬다"면서 "투수들이 전체적으로 잘 던져줬고, 타자들 역시 중요할 때마다 적시타를 잘 쳐줬다"고 돌아봤다. 결과적으로 야신의 마음에도 부족함이 없는 3연전이었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한화 이글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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