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레이메이커 줄부상', 베어벡호 울상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플레이메이커 모두 시름시름'

47년 만에 아시안컵 우승을 위해 의욕적으로 대회를 준비했던 한국이 플레이메이커들의 '줄 부상'으로 울상을 짓고 있다.

한국은 11일 인도네시아에서 벌어진 사우디 아라비아(이하 사우디)와의 경기에서 1-1로 비겼다. 사우디를 이기지 못한 아쉬움에 '플레이메이커들의 잇따른 부상'이라는 악조건이 더해져 남은 경기에서의 맹활약을 장담할 수 없게 됐다.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선 김정우(나고야)는 오른쪽 무릎 타박상으로 탁월한 공간 플레이와 폭넓은 활동반경 등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며 부진했다. 한국은 김정우의 부진으로 사우디 진영을 시원하게 뚫을 공격 루트를 찾지 못했다.

김정우는 현지 적응 훈련 과정에서 입었던 오른쪽 무릎 타박상이 깊어지자 사우디전에 결장할 예정이었다. 원래 이 날 김정우를 대신해 공격 지휘를 맡았던 선수는 다름 아닌 이천수(울산). 그러나 이천수마저 편도선염으로 90분을 소화할 수 없었다.

이천수는 지난 5일 우즈베키스탄전 경기 당일 새벽부터 목 부상이 심해 평가전에 모습을 드러내지 못했다. 인도네시아로 이동한 이후에는 의욕적인 모습을 보이며 부상에서 벗어난 듯했지만 지난 9일에는 감기 몸살 증세에 시달렸다.

경기 하루 전, 감기 증세가 나아져 김정우를 대신,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설 예정이었다. 그러나 당일 편도선염으로 선발 오더에서 빠져 후반 23분 교체 투입되는데 그쳤다.

이천수와 김정우의 강력한 대안이었던 김두현(성남) 또한 부상으로 허우적거리고 있다. 김두현은 7월 초 국내에서의 훈련 도중 김동진(제니트)과 부딪혀 왼쪽 골반 타박상을 입고 A매치 2경기에 결장했다. 대표팀에서 항상 '2인자'로 전락했던 그는 아시안컵에서는 부상으로 결장, 또 다시 불운에 울었다.

그러나 가장 안타까운 것은 공격의 물꼬를 틔우던 박지성(맨체스터 유나이티드)의 부상이다. 박지성은 오른쪽 무릎 인대 부상 재활에 전념하고 있어 10월 초에나 복귀할 수 있다. 이는 아시안컵 기간 내내 한국에 커다란 부담으로 작용한다.

한국은 플레이메이커들의 줄 부상으로 아시안컵에서 잇따른 고비를 맞고 있다. 앞으로 남은 바레인전과 인도네시아전에서 이 위기를 어떻게 넘길지 관심이 집중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