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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축구, '결과만 승리했다.'

기사입력 2007.07.12 06:26 / 기사수정 2007.07.12 06:26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이상규 기자] '결과는 승리, 내용은 패배'

아시안컵 '강력한 우승후보' 이란이 첫 상대 우즈베키스탄에 고전한 끝에 후반전에서 넣은 귀중한 2골로 '이변의 희생양'이란 불명예에서 벗어났다.

11일 말레이시아에서 벌어진 2007 아시안컵 C조 경기에서 이란은 우즈베키스탄과의 첫 경기에서 2-1로 역전승했다. 불과 전반전까지만 해도 마치 '저주'에 걸린 것 처럼 이란 특유의 강인한 모습보다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여 실망감을 샀으나 후반들어 극적인 2골을 넣어 어렵게 아시안컵 첫 경기에서 승리했다.

이란은 전반 17분 베테랑 수비수 레지에이가 헤딩으로 공을 걷으려던 것이 엉뚱하게 골문 안쪽으로 향하면서 그만 자책골을 헌납했다. 5분 뒤에는 우즈베키스탄 미드필더 타우르 카파제의 헤딩슛 상황에서 어느 누구도 그의 공격을 막으려 하지 않아 경기 집중력에 치명적인 허점을 드러냈다.

실망스러운 전반전을 보낸 이란은 후반 10분 호세이나가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헤딩골을 터뜨려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후반 32분에는 카제미안이 우즈베키스탄 문전에 빠르게 침투하는 과정에서 강력한 오른발슛을 역전골로 연결시켜 팀의 승리를 이끌었다.

결과만을 놓고 보면 이란이 승리했지만 경기 내용은 '이란의 완패'로 비유할 정도로 실망스러웠다. '아시아 강호' 이란의 위용은 2개의 골 장면을 제외하고는 전혀 찾아볼 수 없었던 것. 

이란 선수들은 상대적으로 굵은 동남아시아의 잔디에서 몸놀림이 유난히 무거워보였다. 공격 전개시 패스와 드리블이 매끄럽지 못한 모습을 보이며 적응에 문제점을 노출했다. 낯선 말레이시아의 습한 날씨 또한 최상의 경기력을 펼치는데 악조건을 가져다 주었다. 알리 카리미와 하세미안, 마다비키아 같은 이란의 주축 선수들은 최상의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무너졌다. 

이란 수비진은 상대 공격수 울루그벡 바카예프의 날카로운 공격에 효과적으로 대처하지 못하고 경기 내내 불안한 모습만 보였다. 그 과정에서 자책골이 터져 어렵게 경기를 풀어갔다. 중동아시아의 복병 우즈베키스탄을 상대로 공격과 수비가 모두 안풀리는 답답한 경기력을 펼쳤다.

이란은 패스 전개시의 타이밍이 느린 데다 정확도까지 낮아 우즈베키스탄 선수들에 의해 연거푸 차단 당해 특유의 조직적인 모습을 발휘하지 못했다. 오히려 우즈베키스탄이 경기 초반부터 이란 선수들을 거칠게 압박하면서 경기 페이스를 압도했다. 우즈베키스탄은 이란 선수보다 더 적극적인 움직임을 발휘하여 짜임새 넘치는 팀웍으로 이란 진영을 거세게 몰아쳤다. 하지만, 후반들어 체력이 떨어지자 이란에 2차례 일격을 당했다.

이란은 전반 17분 자책골을 내준 이후 경기력이 급격히 떨어지자 전반 막판까지 위협적인 공격 기회를 잘 살리지 못했다. 저력이 있는 팀이라면 실점을 허용한 순간부터 부지런히 골 기회를 노렸겠지만 이란에게 그런 모습을 찾기가 어려웠다. 오히려 우즈베키스탄의 경기력이 떨어졌던 후반전 단 2차례만 공격 기회를 잘 살렸을 뿐이다.

후반 22분에는 레지에이가 상대 공격수를 마크하는 상황에서 오히려 몸싸움에서 가볍게 밀려 넘어지는 문제점을 노출했다. 이란의 3백 라인은 종종 바카예프의 위협적인 공격을 철저히 차단하지 못하는 불안한 면모를 보였다.

향후 아시안컵 C조는 이란과 중국의 치열한 조 1위 다툼 양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란이 우즈베키스탄전처럼 경기 내용에서 잇다른 문제점을 연이어 노출하면 중국전과 말레이시아전에서 또 고전할 가능성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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