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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리가 결산] ③ 중하위권

기사입력 2007.06.23 02:19 / 기사수정 2007.06.23 02:19

편집부 기자



[엑스포츠뉴스 = 김명석 기자] 중하위권에 든 성적만으로도 만족할 팀은 승격 첫 해 레반테 정도다. 물론 에스파뇰과 마요르카는 지난해보다 순위가 올랐지만, 여전히 중하위권 성적으로 만족할 수 없는 클럽들이다. 특히 올 시즌 같은 경우 한, 두 경기만 더 승리했어도 중상위권은 물론 UEFA컵까지 바라볼 수 있던 상황이었다.

데포르티보와 오사수나는 더욱 그렇다. 데포르티보는 지난해보다 다섯 계단이나 떨어졌다. 오사수나는 무려 열 계단이나 추락했다. 그들의 과거 성적을 감안하면 곤두박질치고 있는 성적을 쉽게 이해해줄 팬들은 없다.

11위 에스파뇰 - UEFA컵 무패 준우승을 일궈내다.

2006/2007시즌의 에스파뇰은 리그보다는 UEFA컵 성적에 더 큰 관심이 쏠린다. 물론 리그에서도 11위를 기록하며 작년에 비해 4위나 더 올랐지만, UEFA컵에서는 기록상으로 단 한 번도 패배하지 않고 준우승을 거뒀기 때문이다.

UEFA컵에서 에스파뇰은 아약스, 리보르노, 벤피카, 베르더 브레멘 등 내로라하는 강팀들을 연거푸 잡아냈다. 단 한 번도 패하지 않고 결승에 진출한 에스파뇰은 세비야와의 결승전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배하고 말았다. 아쉽게 우승을 놓치긴 했지만 그들의 UEFA컵 행보는 스페인 언론들의 관심을 받기에 충분했다.

UEFA컵에서 보여줬듯 에스파뇰은 리그에서도 강팀들에게 강한 면모를 선보였다. 전반기에서는 세비야와 바르셀로나를 연거푸 잡아냈고, 발렌시아와도 무승부를 기록했다. 후반기에서도 레알 마드리드에게 3-4로 아쉽게 패배했고, 바르셀로나와의 37라운드에서는 경기 막판 동점골을 성공시키며 2-2로 무승부를 거뒀다.

그러나 정작 중위권이나 하위권팀들에게는 확실한 승리를 따내는 데는 실패했다. 최하위 힘나스틱과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패배한 것도 아쉬울 터. 베티스와는 두 차례 모두 승부를 가리지 못했고, 데포르티보에게는 1무 1패로 밀렸다. 이겨줘야 할 경기를 놓친 까닭에 에스파뇰의 리그 순위는 11위에 머무를 수밖에 없었다.

올 시즌 라울 타무도는 리그에서 15골을 성공시키며 팀의 공격을 이끌었고, 루이스 가르시아와 판디아니도 각각 10골과 7골을 성공시키며 라울 타무도의 뒤를 이었다. 특히 판디아니는 UEFA컵에서만 8골을 기록하며 팀의 준우승에 일등공신이 되기도 했다. 그뿐만 아니라 루페테나 이반 데 라 페냐 역시도 미드필더진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리그와 UEFA컵에서 에스파뇰은 다분히 성공적인 한해를 보냈다고 평가받기에 충분하다. 다만,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 수 아래인 팀들에게 확실한 승점을 쌓지 못했다는 점은 11위 이상으로 올라갈 수 있는 자신들의 성적을 스스로 낮췄다고 볼 수 있다. 3점 이상 실점한 경기가 7차례나 될 정도로 한번 무너지면 와르르 무너지는 수비라인의 재정비도 필요할 듯싶다.

12위 마요르카 - 라 리가 중위권 유지, 무난했던 한 해

강등위기에 처했던 2004/2005시즌을 제외하면, 마요르카는 항상 10위권 안팎의 성적을 유지해왔다. 올 시즌도 별다른 변동은 없었고, 중위권에 이름을 올리고 시즌을 마감했다. 한편, 레알 마드리드의 리그 우승을 확정짓는 희생양이 되기도 했다.

시즌이 시작되기 전 마요르카는 막시 로페스, 이바가사, 얀코비치 등을 영입하며 전력강화를 꾀했다. 팀을 나간 선수에 비해 새로 들어온 선수들이 훨씬 더 알찼고, 덕분에 마요르카는 중하위권에서도 눈에 띄는 성적이 기대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요르카는 그러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하고 결국 평범한 순위에 머물러야 했다.

올 시즌 세비야를 2-1로 잡은 것 이외에는 주목받을 만한 경기가 없었다. 상위권 팀들에게는 약했고, 반면 중하위권 팀들에게는 강한 면모를 보였다. 전형적인 중위권 팀의 모습이었다. 잡을 수 있는 경기는 최대한 잡았고, 내줘도 되는 경기는 부담없이 경기를 펼쳤다. 덕분에 마요르카는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무승부를 기록했다. 덕분에 승과 패가 다른 중하위권 팀들보다 많은 편이다.

새로 영입된 얀코비치가 9골을 기록하며 팀내 득점 1위에 올랐다. 특히 얀코비치는 사라고사전이나 베티스전 등 주로 중요한 골을 터뜨리며 영양가 만점의 활약을 선보였다. 새로 둥지를 옮긴 이바가사 역시도 9개의 어시스트를 올리며 팀의 기대에 부응했다.

시즌 막판 마요르카는 세비야, 발렌시아, 레알 마드리드 등과의 경기가 남아 있어 과연 어떤 팀에게 고춧가루를 뿌릴지 관심이 모이기도 했다. 하지만, 올 시즌 그들의 특징처럼 상위팀에게는 약했고, 우승전선에 별다른 영향을 주지는 못했다. 리그 순위도 평년을 유지했고, 언제나 그랬듯 강한 임팩트 없이 시즌을 마무리했다. 마요르카답게 무난했던 한 해를 보낸 셈이다.

13위 데포르티보 -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없다

한때 스페인뿐만 아니라 유럽을 호령하던 데포르티보의 모습은 더 이상 찾아볼 수가 없었다. 상위권에서 중상위권으로, 이제 중하위권으로 처졌다. 데포르티보의 경기력은 팬들뿐만 아니라 스페인 언론들의 비난의 대상이 됐다.

초반 7경기에서 4승 2무 1패를 거두며 좋은 출발을 보였다. 그러나 그 이후 9경기 연속 승리를 따내지 못하는 극심한 부진에 빠져버렸다. 레알 마드리드와의 홈경기에서 2-0으로 승리를 거두며 다시 약간의 상승세를 탔지만 공격진들의 극심한 골가뭄은 데포르티보의 상승세를 그리 오래가게 도와주지 못했다. 이후에도 승리소식보다는 무승부, 혹은 패배 소식이 더 많았다.

38경기에서 데포르티보가 만들어낸 득점 수는 고작 32골뿐이었다. 레알 소시에다드와 함께 라 리가 최저 득점기록이다. 5골을 기록한 아리스멘디가 팀내 득점 1위라는 사실만으로도 데포르티보의 공격진들이 얼마나 부진했는지 잘 보여주고 있다. 수비라인이 리그 최다인 16경기를 무실점으로 막아낸 것이 그나마 더 이상의 추락을 막아줬을 뿐이다.

데포르티보 추락의 원인은 단 하나. 선수들의 급료마저 챙겨주지 못할 만큼의 극심한 재정난이 그 원인이다. 렌도이로 구단주가 내세운 '베이비 데포르'라는 세 번째 정책은 허울뿐이었다. 실상은 주로 2부 리그 혹은 3부 리그의 선수들을 자유계약으로 영입하는 것이었다. 핵심선수들은 모두 팀을 떠났고, 현재 데포르티보에 남아 있는 대부분의 선수는 경험도 적고 기량도 검증받지 못한 선수들이다.

해가 바뀔수록 데포르티보의 성적은 아래로 곤두박질치고 있다. 검증받지 못한 선수들이 기존의 핵심선수들의 빈자리를 채웠고, 자연스레 경기력은 엉망이 될 수밖에 없다. 빠른 대책이 세워지지 않는 한, 카파로스 감독이 말했던 데포르티보의 '강등설'이 어쩌면 멀지 않은 미래의 일이 될지도 모른다.

14위 오사수나 - UEFA컵 4강, 곤두박질친 리그 순위

지난 시즌 리그 4위의 돌풍을 일으켰던 오사수나의 올 시즌 리그와 UEFA컵 성적은 극과 극이다. UEFA컵에서는 4강에 올랐지만 리그에서는 작년에 비해 무려 열 계단이나 떨어졌기 때문이다.

UEFA컵에서는 강팀들을 연방 잡아냈다.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에서 탈락해 UEFA컵에 진출하게 된 오사수나는 트라브존스포르, 헤렌벤, 파르마, 레인저스, 레버쿠젠 등을 꺾고 4강에 올랐다. 4강에서도 세비야에 1승 1패를 거뒀지만 득실차에서 밀리며 아쉽게 고배를 마셨다.

UEFA컵이 끝나고 나니 리그 성적은 돌이킬 수 없을 만큼 처져 있었다. 2연패는 3번, 3연패도 2번이나 기록했다. 7경기 연속 무승 기록도 2번이나 기록했다. 한때 5연승을 기록하기도 했지만 그동안의 부진을 메우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한편, 오사수나는 선취득점을 기록한 14경기에서 12승 2무를 거두었다. 선취득점만 터지면 최소한 지지는 않는다는 특별한 공식이었다. 그러나 반대로 선취점을 빼앗기면 팀의 승리 가능성은 급격하게 작아졌다. 따라서 홀로 11골을 넣으며 분전한 솔다도 이외의 공격수들의 선취골이 적었다는 점이 너무도 아쉽게 다가온다.

항상 중하위권을 맴돌던 오사수나는 올해 다시 원래의 위치로 내려왔다. 만약 작년에 거둔 4위라는 성과가 우연일 뿐이라는 언론들의 평가를 반박하고 싶었다면, UEFA컵뿐만 아니라 리그 순위도 어느 정도는 유지를 했어야 옳다. 올 시즌 14위라는 성적은 역시 중하위권 팀일 뿐이라는 인식을 굳히게 하고만 셈이다.

15위 레반테 - 승격 첫 해 잔류 성공 '만족'

물론 아슬아슬했지만 1차적인 목표는 성공적이었다. 2부리그로 강등된 지 1년 만에 재승격해 1부리그 잔류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레반테는 한때 10경기 연속 무승의 늪에 빠지긴 했지만, 2연패를 당한 것은 단 두 차례 뿐이었다. 승격팀으로서 연속 경기 패배를 별로 허용하지 않았다는 점은 다분히 긍정적인 부분이다. 특히 이기면 잔류가 확정되던 라싱 산탄데르와의 36라운드 경기에서 집중력을 잃지 않고 승리를 거두었다는 점에 있어서도 좋은 평가를 받기에 충분했다.

'돌풍의 팀' 레크레아티보와의 두 차례 맞대결에서 모두 승리를 거두었고, 우승팀 레알 마드리드마저 1-0으로 제압하는 이변을 연출하기도 했다. 우승이 좌절된 발렌시아에 4-2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강등권 팀들과의 경기에서도 좋은 결과를 얻어내면서 결국 1부리그에 잔류할 수 있었다. 강팀들을 여러 번 잡은 점은 다음 시즌 선수들에게 큰 자신감을 심어주기에도 충분했다.

다만,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10경기 연속 무승의 슬럼프에 빠졌을 때에는 불안해 보였다. 연패로 인한 우려는 없었지만 10경기에서 단 네 골만을 득점하는데 그친 점도 아쉬운 부분이었다. 만약 무승행진을 끝낸 경기가 힘나스틱과의 경기가 아니었다면 레반테의 잔류 가능성도 불투명한 상황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한편, 레반테는 38경기에서 37점을 얻는데 그쳐 경기당 0점대의 득점률을 보였다. 특히 주전 스트라이커들의 꾸준한 득점이 부족했던 것이 아쉬웠다. 9골을 기록하며 팀 내 득점1위에게 오른 리가는 마지막 5경기에서 6골을 몰아넣었을 뿐, 정작 평소에는 꾸준한 득점을 기록하지 못했다. 공격진들의 골결정력 부재는 다음 시즌에도 잔류하기 위해서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다. 

[사진=rcdespanyo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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