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2 0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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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태환, 두 번째 공판서 나온 쟁점 3가지

기사입력 2015.06.04 18:27 / 기사수정 2015.06.04 19:29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서울 중앙지법은 4일 박태환(26)의 도핑 논란과 관련한 두 번째 공판을 진행했다. 박태환 측은 자신이 모르는 상태에서 병원 측이 남성호르몬을 주사했다며 김모 병원장을 업무상과실치상으로 고소했다.
이날 공판에는 증인으로 박태환 전담팀의 매니저로 활동했던 A씨와 의무 트레이너 B씨가 출석했다. 당초 증인으로 출석할 예정이던 박태환은 훈련에 전념하겠다는 이유로 출석을 연기했다.

지난 1차 공판에서 병원장 김모씨로부터 "주사 치료에 대한 충분한 내용을 박태환에게 설명했다"는 주장을 들었던 재판부는 이번에는 박태환의 측근들을 불러내 더욱 자세한 정황들을 확인하고자 했다. 이날 핵심 쟁점은 크게 세가지였다.

① 박태환은 치료 전 남성호르몬제 이야기 들었다?

이번 공판에서 가장 눈길을 끈 것은 증인들의 설명 보다도 박태환의 진술서였다. 피고인 김모 원장 측은 검찰에 박태환이 제출한 진술서 내용을 공개하며 김모 원장이 주사 치료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했다고 주장했다.

이 진술서에서 박태환은 "병원 측에서 주사에 남성호르몬이 들어 있다고 한 적은 없었나"란 질문에 "2014년 7월 이전에 남성호르몬제라고 말한 적은 있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또한 "남성호르몬이 포함된 약물이 금지인 것을 알고 있었느냐"는 질문에 대해서는 "스테로이드는 금지약물인 줄 알았지만 테스토스테론은 몰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매니저 A씨는 "박태환이 진술한 내용에 대해서는 나도 잘 모르겠다"면서도 "운동선수라면 (금지약물에 대해) 알 수 있다"고 박태환의 진술에 의문을 제기했다.

② 박태환이 병원에 간 목적은 건강 증진? 피부관리?

이날 증인들을 대상으로 재판부는 박태환이 병원을 가게 된 배경과 과정을 그려 나갔다. 이 과정에서 박태환이 병원을 찾은 목적이 피부관리가 아닌 건강증진이 아니었냐는 의문점이 남았다. 건강증진이 목적이었다면 지난 3월에 박태환이 직접 기자회견에서 밝힌 내용과 다르다. 

박태환은 국제수영연맹(FINA)으로부터 18개월의 선수 자격 정지 징계를 받고 지난 3월에 기자회견을 열어 자신의 입장을 밝혔다. 이때 박태환은 "피부 치료를 위해 병원을 소개받고 가게 됐다"고 했다.

이날 증인들의 설명 중 엇갈리는 부분도 나왔다. 전 매니저 A씨는 "당시 박태환은 피부과는 따로 다니고 있었고, (김모 원장이 있는 병원은) 건강 증진을 위해 갔다고 들었다"면서 "선수가 치료받은 약을 (내가) 직접 확인할 수 없는 여건이었다. 24시간 내내 감시할 수도 없는 것이었고, 호르몬에 관해 치료를 받은 것은 언론 보도 후 처음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뒤이어 들어온 전 의무트레이너 B씨는 박태환이 피부 치료를 받았다는 주장과 반대되는 진술을 내놨다. 그는 "직접 병원장을 만나서 박 선수가 운동 선수니까 어깨나 허리 쪽을 아파한다. 이에 대한 치료를 해줬으면 한다고 말했다"고 했다. 그는 "박 선수가 얼굴과 피부에 관련해 민감했었는데 그쪽에서 피부에 관한 마사지를 받는다고 해서 피부 쪽을 치료받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은 했다"고 설명했다.

③ 선수 관리 부실? 박태환의 독단적인 실수?

박태환에 대한 관리를 맡고 있던 두 사람의 진술은 내용이 달랐다. 서로 책임을 넘기는 듯한 분위기도 없지 않았다. 우선 병원 측에서 제공한 약물리스트를 공유했는지부터 이야기가 갈렸다.
병원에서는 환자에게 주는 처방전이 아닌 약물리스트를 박태환 측에 제공했다. 이에 대해 전 매니저 A씨는 리스트 내용을 의무트레이너 B씨 등과 상의해 투약 여부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B씨는 그런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A씨는 "체크리스트를 받고 트레이너에게 카톡이나 전화로 내용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B씨는 "약물리스트를 받은 바 없고, 금지약물인지 여부를 확인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업무분담에 대해서도 약물 등 치료에 관해서는 의무트레이너 소관으로 생각되는 것이 보통이지만, 트레이너 B씨의 이야기는 달랐다. 그는 "매니저 A씨는 박태환 선수의 개인업무를 도와주는 역할을 하고 나는 수영 전후에 몸이 안 좋을 경우에 도와주는 역할"이라면서 "A씨는 내게 약물 문제에 대해 물어본 적이 없다. 상대적으로 이 문제는 A씨의 역할이 더 크다"고 말했다.

박태환이 관계자들 모르게 개인적으로 해당 병원을 찾았다는 주장도 나왔다. A씨는 "가지 말라는 말을 했지만 그 다음부터는 몰래 방문했다"면서 "개인적으로 간 사실을 확인할 길이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B씨도 "박 선수가 우리 모르게 병원에 가는 경우가 많았고 따로 물어보지는 않았다. 나와 같이 갔던 초기 이후에 혼자서 간 것을 알 때도 있었고 모를 때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박태환에 대한 공판은 오는 7월 14일에 계속된다. 이때는 박태환이 증인으로 출석할 것으로 보인다. 아직 완벽하게 밝히지 못한 진실들이 다음 공판에서는 박태환을 통해 밝혀질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박태환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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