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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 '이승엽 홈런' 보다 아픈 '어수선 2연패'

기사입력 2015.06.04 12:33 / 기사수정 2015.06.04 11:2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남자다운 승부였고, 대기록의 희생양이 됐다는 것에 대한 아쉬움은 크지 않다. 롯데 자이언츠가 정말 아프게 생각해야 할 것은 어수선했던 2연패다.

롯데는 분위기를 잘 타는 팀이다. 화끈한 공격력을 앞세워 분위기를 탈 때는 '지는 방법을 모르는 것처럼' 승리를 쌓아간다. 시즌 개막 전까지만 해도 전문가들의 하위권 평가를 받았던 롯데가 지금까지 예상 이상의 성적을 내고 있는 것도 '분위기'에 있었다.

문제는 그 반대의 상황일 때다. 한번 분위기가 흐트러지면 무기력한 연패가 이어지는게 또 롯데의 특징 중 하나였다. 시즌 초반 불펜이 연속해서 무너지며 '롯데 시네마'라는 오명까지 얻었던 롯데는 심수창의 마무리 이동 이후 오히려 안정감을 찾았었다. 

그러나 포항 2연전의 모습은 그렇지 못했다. 삼성이 유독 강한 제 2의 홈 구장 포항. 더군다나 '국민 타자' 이승엽이 KBO리그 최초 통산 400홈런이라는 대기록을 앞두고 있는 상황. 모든 환경이 롯데에게 불리한 상황에서 허무한 2패는 치명상이 됐다.

이승엽은 3일 경기에서 기어이 400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구승민이 던진 한가운데 실투가 장외 홈런으로 연결됐다. 물론 롯데 이종운 감독은 수일전부터 "이승엽과 반드시 정정당당한 승부를 하겠다"고 남자다운 선언을 해왔고, 적어도 이승엽과의 승부에서 롯데는 멋있었다.

이종운 감독은 선수들에게 "순리대로 풀어가자. 정말 경기 상황에 따라서 걸러야 할 상황이 생긴다면 그건 이승엽이든, 다른 선수들이든 마찬가지다. 그렇지 않은 상황에서는 정정당당히 승부하자. 투수 본인이 이승엽과의 승부를 피하고 볼넷을 내주려고 한다면 벤치에서 짚고 넘어가겠다. 맞붙으라"고 힘줘 말했다.

하지만 이승엽의 대기록 희생양이 됐다는 사실 보다 허무한 2연패가 뼈아프다. 특히 삼성 선발 장원삼이 흔들리고 있었음에도 롯데의 '뒷문 불안'으로 8회말 대거 5점을 내주며 추격 의지가 완벽히 꺾어버렸던 첫 경기가 컸다. 둘째날에는 1회말부터 5실점하고 시작해 내내 끌려가는 경기를 했다. 오히려 대기록을 앞두고 어수선한 쪽은 롯데였다.

이제 잔치는 끝났다. 축하의 박수를 접고 냉정히 승부할 시간이 돌아왔다. 롯데가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 필요한 것은 당연히 승리다. 4일 주중 3연전 마지막 경기. 조쉬 린드블럼이 선발 투수로 나선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포항,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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