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제프 블래터(79) 회장이 당선된지 4일 만에 회장직에서 스스로 물러났다. 이해할 수 없는 것 투성이다. 영국 언론들은 블래터 회장의 자진 사퇴에 또 다른 내막이 있다고 확신하고 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3일(이하 한국시각) '누가, 왜, 무엇이 피파 회장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연관돼 있나'라는 기사를 기재하며 현 사태에 대해서 다양한 관점을 내놓았다. '텔레그래프'의 기사 내용을 소개한다.
왜 블래터 회장은 재임 4일 만에 물러났을까?
급격한 입지의 변화가 온 것으로 보인다. 지난 17년간 피파 회장으로 자신에 대해 항상 자신만만하던 그는 전례 없는 5선에 성공했다. 그는 어제(2일)까지만 해도 FIFA 비리에 미국과 스위스가 개입하는 것을 두고 불만을 품고 있었다.
무엇이 바뀌었나?
블래터는 스스로 "더 많은 이들에게 지지를 받지 못 했기 때문에 물러난다"고 했다. 지난달 29일(현지시간) 열린 FIFA 회장 1차 투표에서 블래터는 209표 중 133표를 받았다. 블래터 스스로는 1차에서 3분의 2표 이상을 얻어 끝낼 것이라는 예상했지만, 이와 달랐다. 2차 투표에서 상대가 기권하면서 블래터가 당선 확정됐다. 블래터는 자신에 대한 지지도가 종전에 비해 떨어졌다는 점을 자진 사퇴 이유로 꼽고 있다.
그전에도 모든 이에겐 지지를 받지는 못 했는데?
정확하다. 그래서 많은 사람들이 그가 물러난 진짜 이유로 미연방수사국(FBI)과 스위스 정부의 조사가 자신까지 도달할 것을 우려해 일찌감치 사임한 것으로 보고 있다.
블래터가 비리로 조사를 받을 가능성은?
현재 2018 러시아와 2022 카타르 선정 과정에서 뇌물 비리가 있었는지 조사 중인 스위스 조사팀 대변인은 '스카이 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블래터는 조사 대상이 아니라고 밝혔다. 그러나 최종적으로 월드컵 개최지 선발 과정에서 비리가 드러날 경우 피파 최고 위원으로서 모든 것을 감독하던 블래터는 책임 회피가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FBI의 조사는?
잉글랜드 축구협회(FA)장 회장 그레그 다이크는 블래터 회장을 저격하는 "스모킹 건(결정적 증거)"이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ABC뉴스'도 블래터 회장이 분명 FBI의 조사 대상이라고 밝혔다.
블래터는 또 이미 비리가 드러난 잭 워너 전 FIFA 부회장 등 부적절한 관계를 맺고 있었던 이들이 FBI에게 조사를 받으면서 죄 감면을 위해 모든 사실을 털어놓는 것을 두려워했을 수도 있다.
블래터의 최측근인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도 2일 아침 조사를 받았고, 이 점이 블래터를 더 겁에 질리게 했을 수도 있다.
현재 FBI 조사 중 가장 큰 쟁점은 남아프리카공화국 축구협회가 워너에게 건넨 1000만달러(약 1100억원)다. FBI는 2010남아공 월드컵 선정 과정에서 워너에게 돈을 건넨다는 혐의를 받고 있고, 제롬 발케가 이를 승인해 준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
발케의 반박은?
현재까진 묵묵부답이다. 하지만 FIFA는 2일 아침 성명문을 통해 남아공이 지급한 돈을 아르헨티나 출신 피파 위원인 줄리오 그론도나(한때 '유태인들은 연약해 축구 심판을 할 수 없다'고 발언해 물의를 일으켰던 인물)가 승인했다고 했으나, 발표 이후 곧바로 남아공협회와 발케가 돈거래에 대해 주고받은 편지가 공개돼 곤혹스러워했다.
그럼 이제 축구계에서 블래터 회장을 볼 수 없나?
아직은 아니다. 블래터는 다음 회장이 선출되기 전까지 현재 역할을 유지하겠다고 밝혔었다. 다음 회장은 올해 12월에서 내년 3월 사이에 선출될 예정이다.
흥미로운 점은 블래터 회장이 이번 주부터 열리는 캐나다 여자월드컵에 따라가느냐다. 지난달 'ESPN'은 다큐멘터리를 통해 "블래터가 지난 4년간 FBI의 FIFA 조사 때문에 북미 대륙을 방문한 적이 없다"고 밝힌 바 있다. 물론 블래터 회장은 조사에 대해 전혀 두려울 것이 없다고 내내 강조한 바 있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블래터 회장, 제롬 발케 FIFA 사무총장 ⓒ AFPBB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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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