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입력 2006.07.07 11:22 / 기사수정 2006.07.07 11:22
이번 2006 독일월드컵은 전반적으로 기존의 소위 '축구 강호'들이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면서 상위 토너먼트에 진출하며 이변이 적었던 대회로 기억될 것이다.
특이하다면 화끈한 골 잔치를 기대해 최대한 '구'에 가깝게 만든 공식 사용구 '팀가이스트'를 사용했음에도 불구, 골이 기대에 비해 많이 터지지 못했다는 점과 처녀 출전한 우크라이나의 8강 진출 정도.
그러나 이번 대회에서도 가장 주목해야 할 점은 무엇일까? 다름 아닌 ‘축구황제’ 펠레의 예언이 사상 최고로 가장 많이 현실화(?)되었다는 점이다. 더욱이 놀랍게도 팀별 예상성적 외에 개별적인 선수 언급도 역으로 실현되었다는 것이다.
펠레의 예언, 다시 말해 펠레의 저주라고도 불리는 이것은 월드컵마다 그가 말하고 예상하는 팀이 모두 패해 붙여진 축구계의 우스갯소리다. 그러나 우스갯소리라고 하기엔 정확성이 높아 많은 팬이 항상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이번 독일월드컵과 관련해 펠레의 예언은 공식적으로 확인할 방법은 없으나 인터뷰를 통해 남은 그의 어록을 중심으로 누리꾼들에게 예언이 확인되고 있다.
먼저, 펠레는 일본에 대한 칭찬을 아끼지 않았었다. '하얀펠레’ 지코 감독을 두고 펠레는 "그는 월드컵에서 어떻게 해야 할지 잘 안다. 경험이 풍부한 지도자다. 일본은 국제무대에서 현재 한국팀보다 경험 면에서 낫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으나 일본은 1무 2패의 초라한 성적을 남기며 워싱턴포스트가 뽑은 최악의 팀에 선정됐다.
또 개최대륙 우승국 배출 관례가 깨질 것이라는 예상을 하기도 한 펠레의 예언은 4강 팀 모두 유럽팀 진출로 무색해졌으며 8강 대진 확정 후에는 잉글랜드가 포르투갈을 꺾고 브라질과 준결승에서 만날 것이라고 예상했으나 잉글랜드와 브라질은 모두에도 들지 못했다.
펠레는 4강 대진이 확정이 된 후에는 독일과 포르투갈 결승에서 만날 것이라고 조심스레 점쳤으나 이 역시 역으로 흘러갔다.
펠레가 언급한 선수들도 좋은 모양새로 월드컵을 치르진 못했다. 이탈리아의 네스타는 월드컵부상 악몽에 다시 시달렸고, 역사를 남길 것이라고 기대했던 메시와 루니는 8강에서 벤치를 지키거나 퇴장의 불명예를 썼다.
올해 독일 월드컵에서 가장 뛰어난 활약을 보일 것이라던 호나우디뉴 역시 바르셀로나에서 보여준 명성에 못 미친 활약을 보였다.
하지만, 무엇보다 가장 아쉬운 점은(?) 그동안 조심스레 피해온 펠레의 예언이 바로 대한민국에도 적중했기 때문이다. 펠레는 월드컵 시작을 얼마 안 남기고 모 방송사와의 단독 인터뷰에서 "한국은 예선 통과할 자격이 충분하다. 프랑스가 잘하지만 비슷한 수준이다"며"한국은 충분히 16강에 갈수 있었다"고 말했었다.
20세기 가장 위대한 축구선수로 불린 펠레. 브라질이 월드컵에서 세 번 우승을 하는 동안, 그 자리에는 어김없이 펠레가 있었다, 펠레가 그 당시 축구선수로 팬들을 즐겁게 해줬다면, 이제는 그만의 예상으로 축구팬들을 즐겁게 해줄지도 모를일이다.
" 펠레가 있는 곳엔, 역으로 실현되는 펠레의 예언이 항상 곁에 있다"
사진ⓒ월드컵공식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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