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지구에서 가장 크다고 말하는 기구에서 공청회 하나 없는 선거를 하는 것이 정상적인 일인가?"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 선거에서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루이스 피구가 남긴 말이다. 피구는 22일(한국시간) FIFA 회장직을 놓고 벌이던 대권 레이스에서 빠졌다. 지난 2월에 후보로 출마한 이후 3개월 만에 사퇴를 결정하게 됐다.
그는 공식 성명서를 내고 사퇴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피구는 "변화에 대해 굶주려 있는 FIFA는 달라져야 했다. 나는 그 변화가 지금 긴박하다고 느꼈었다"면서 처음 출마 의사를 밝힐 때를 되돌아보면서 "나를 지지해준 모든 분들께 깊은 감사 인사를 전한다. 그리고 나는 그들에게 계속해서 연맹에 대한 그들의 바람을 실현시키기 위해 노력해줬으면 한다.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곧 이뤄질 것"이라며 변화에 대한 노력이 계속되기를 바랐다.
피구는 유명 축구스타 출신으로 FIFA 회장직에 도전해 선수시절 레알 마드리드 등에서 함께 뛴 선수들을 비롯해 많은 축구계 인사들의 지지를 받았다. 직접 그라운드를 뛰어본 선수로서 나올 수 있는 아이디어와 그만의 개성 있는 제안에 지지율이 적지 않았지만 일주일을 남겨둔 시점에서 후보에서 내려와 아쉬움을 남겼다.
사퇴라는 어려운 결단을 내리는 데에는 선거 환경의 영향이 컸다고 피구는 말했다. 그는 "최근 몇개월동안 나는 FIFA의 변화에 대한 바람들을 목격했고 동시에 연이은 사건들도 확인했다. 이 사건들은 축구가 자유롭게 깨끗하며 민주적이기를 바라는 사람들에게는 부끄러울 수 밖에 없는 것들이었다"고 지적하면서 "FIFA의 임원들을 악마와 비교하고 전지전능한 제우스 신과도 비교해본 적은 있지만 구체적으로 (FIFA의 권력 남용)에 대해 내게 직접 말해주는 이는 없었다. 내가 직접 두 눈으로 확인해야 했다"고 말했다.
이어 "원칙상 후보들은 FIFA 의회를 통해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하는 것이 금지되어 있다. 하지만 후보들 중 한 명은 항상 스스로 연설을 했다. 그 자리는 각 후보들의 제안을 들어보는 공청회가 아니었다"며 후보들의 발언권 제한에 문제가 있었다고 강조하며 "현재 지구상에서 가장 크다는 기구에서 공청회도 없이 선거를 치르는 것이 상상할 수 있는 일인가"라고 반문했다.
한편 피구와 함께 이날 미카엘 판프라흐 네덜란드 축구협회장까지 후보직에서 물어나면서 선거는 2파전이 됐다. 제프 블래터 현 회장과 알리 빈 알 후세인 요르단 왕자 간의 대결로 좁혀졌다. 선거는 오는 29일 스위스 취리히에서 열리는 FIFA 총회에서 열린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루이스 피구 ⓒ AFPNews=News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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