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2 0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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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 같은 사이" 이제는 옛말, 대형 기획사가 대세 [엔터인사이드]

기사입력 2015.05.22 10:56 / 기사수정 2015.05.22 10:56

김경민 기자

▲대표적인 상장 엔터테인먼트 기업들

[엑스포츠뉴스=김경민 기자] 2000년대 중반을 끝으로 사라진 줄 알았던 대형 기획사 붐이 다시 연예계에 불고 있다. 이제는 '가족 같은 사이'라는 말이 무색해질 정도로 철저한 '비즈니스'에 의해 연예계가 돌아가고 있다.
 
20일 씨스타, 케이윌 등이 소속된 스타쉽 엔터테인먼트는 이동욱, 김범, 이광수, 유연석 등이 소속된 킹콩 엔터테인먼트의 인수 사실을 알렸다. 킹콩 엔터테인먼트는 싸이더스HQ 출신 이진성 대표가 설립한 배우 전문 기획사로 규모는 작지만 다수의 스타를 보유한 알짜 회사로 유명했다.
 
과거 일반적으로 기획사 대 기획사의 인수는 한 기획사의 자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친분에 의한 '품앗이' 혹은 인수 주체의 몸집 불리기를 위한 공격적인 인수 합병 사례가 많았다.
 
2000년대 중반 한국의 거대 기획사로 급부상했던 팬텀 엔터테인먼트가 그 대표적인 경우다. 팬텀 엔터테인먼트는 음반 회사인 이가 엔터테인먼트와 비디오/DVD 유통 회사였던 우성 엔터테인먼트가 주체로 플레이어 엔터테인먼트, 와 DY엔터테인먼트 등을 흡수 합병한 경우다.
 
당시 팬텀 엔터테인먼트는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김용만 등 의 MC군단에 비롯해 MC몽과 아이비, 원투의 가수 라인업, 소유진, 김석훈, 한효주 등 화려한 라인업을 자랑하면서 단숨에 최고의 기획사로 부상했다. 여기에 일부 공중파 예능프로그램을 외주제작하는 등 종합엔터테인먼트 회사로 자리매김했다.

 
비록 팬텀의 경우 기업의 도덕성 자체가 문제가 되면서 짧은 전성기를 누렸지만, 인수 합병으로 인한 몸집 불리기가 성공할 수 있다는 선례를 연예계에 남겼다.
 
이후 연예기획사들은 대형화 보다는 내실 다지기에 치중했다. 인수합병 보다는 스스로 아티스트를 육성해서 키워나갔다. YG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그렇게 부상했고, K-POP붐을 타고 FNC엔터테인먼트와 큐브 엔터테인먼트 같은 상장사가 생겼다.
 
하지만 2015년 무한 경쟁가도를 달리고 있는 요즘 연예계에서는 다시 인수합병의 바람이 불고 있다. 소자본의 기획사들이 더 이상 살아 남을 길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자고 일어나니 스타가 됐어요"라던 과거 가수들의 선례는 찾아볼 수 없다. 합리적인 스타의 육성 시스템과 감각적인 제작, 그리고 치밀한 마케팅 전략이 모두 갖춰져야만 스타가 탄생할 수 있다. 이 과정에는 스타의 발굴부터 데뷔까지 전문 인력의 뒷받침과 막대한 제작비와 프로모션에 따른 자본을 갖춰야 한다.
 

한 대형 기획사 관계자는 요즘 연예계의 대형화를 당연한 것으로 평가했다. "과거 가수 한 명을 음반을 낼 때는 수 천만원의 제작비면 충분했다. 하지만 요즘은 순 제작비만 5억원이 드는 경우도 있다. 과거에는 외부 투자자의 돈으로 음반을 제작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는 소속사 자체에 자본이 있어야 음반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자본 보다는 인력의 확보에 있어서 대형화는 추세라고 말한다. 한 대형 기획사 마케팅 관계자는 "과거 기획사의 경우 한 명의 직원이 음반제작, 홍보, 마케팅을 병행하는 경우가 많았다. 15년 전만 음반 소스를 제작해 음반 제작 및 유통사에 넘기면 끝이었기에 이런 시스템이 가능했다. 하지만 요즘은 음반과는 별개로 음원이 있고, SNS 등 다양한 마케팅 채널이 존재하기에 한 명이 이런 일을 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렇기에 많은 전문인력을 필요로 한다"고 전언했다.
 
인수 합병도 앞서 언급한 경우와는 크게 달라졌다. 한 업체의 하위 브랜드 격인 '레이블' 시스템이 대표적이다. 레이블의 경우 경영권에 대해서는 피인수 회사가 독자적인 권리를 갖는 개념으로 각사의 장점을 교류할 수 있는 시너지 효과를 낳는다.
 
SM엔터테인먼트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SM엔터테인먼트는 취약지로 평가 받았던 배우 부문을 자회사 SM C&C로 보완하고 있다. 또, C&C의 레이블 개념으로 울림 엔터테인먼트를 인수해 다양한 색깔의 아티스트를 배출하고 있다.
 
이번 스타쉽의 킹콩 엔터테인먼트 사례에 앞서 스타쉽은 로엔과 전략적 제휴 관계를 취했다. 음반 유통사에 기획사, 그리고 배우부문 까지 수직 계열사로 한가족이 된 셈이다.
 
이런 기획사들의 대형화는 10년 전 한류 드라마 붐을 타고 고무됐던 한국 연예계의 모습을 닮아있다. 다만 지금은 드라마가 아닌 K-POP이 중심에 있고, 가수 회사를 중심으로 이런 대형화 붐이 일고 있다는 것이다.
 
다만 2000년대 중반 대형화를 걸었던 기획사 중 현재 명맥이 유지되는 곳은 SM과 싸이더스HQ 정도에 불과하다. 팬텀을 비롯한 대부분의 회사가 좋지 않은 길을 걸었다. 과연 2세대 대형화 붐은 어떤 방향으로 흘러갈까? 귀추가 주목된다.
 
김경민 기자 fende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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