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인천, 조은혜 기자] SK 와이번스 서진용(23)이 늦은 1군 데뷔전을 치르고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사람은 누구였을까.
서진용은 2011년 신인 드래프트에서 1라운드 7순위로 SK의 유니폼을 입었다. 이후 무릎 수술 재활로 2군에만 있다가 상무 야구단에서 군복무를 마치고 지난해 제대했다. 제대 후 바로 SK에 합류한 서진용은 스프링캠프 기간부터 '파이어볼러'의 모습으로 많은 이들의 기대를 모았다. 그리고 지난 13일 1군 엔트리에 등록됐고, 14일 자신의 첫 데뷔 무대를 치렀다.
오래 기다렸던 만큼 인상적이었던 데뷔전이었다. 이날 8회초 SK의 세번째 투수로 등판한 서진용은 2이닝 3피안타(1홈런) 3탈삼진 2실점을 기록했다. 오재원에게 투런 홈런을 허용하긴 했지만 김현수, 홍성흔과 김재환 등 두산의 중심 타선을 삼진으로 돌려세우는 위력적 투구 내용이었다. 최고 구속은 151km까지 나왔다. 김용희 감독도 "공도 좋았지만, 겁 없이 상대하는 공격적인 모습이 좋았다"고 흐뭇한 마음을 드러냈다.
입단 5년차가 돼서야 치른 데뷔전. 이날 서진용이 경기를 마치고 가장 먼저 전화를 건 사람은 다름 아닌 허정욱 SK 3군 매니저였다. 허정욱 매니저는 2011년 드래프트 당시 스카우트로, 서진용을 뽑은 장본인이다.
2011년 드래프트 당시 많은 이들이 SK가 제물포고의 최대어 이현호(현 두산)를 뽑을 것이라 예상했었다. 그러나 SK의 스카우터 입에서는 서진용이라는 낯선 이름이 나왔다. 당시 서진용은 드래프트 현장에도 참석하지 않았었다.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선수의 호명에 팬들의 실망은 어쩌면 당연했다. 게다가 서진용은 직전 무릎 수술까지 받았다. 허정욱 스카우트와 서진용은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고, 두 사람은 입단 후 에도 함께 마음 고생을 많이 했다.
그리고 시간이 흐르고, 서진용은 멋지게 데뷔전을 마쳤다. 이날 서진용의 피칭으로 서로가 서로를 증명한 셈이 됐다. 서진용은 데뷔전을 치른 후 허 매니저에게 "제일 먼저 생각이 났다"면서 전화를 걸었다. 서진용의 전화를 받은 허정욱 매니저는 "눈물이 날 뻔 했다"면서도 "격려와 칭찬을 해줬어야 하는데, 직업이 직업인지라 충고를 먼저 하게 되더라"고 돌아봤다. 그간의 고생을 모두 털어놓는 전화 한 통이었다.
조은혜 기자 eunhwe@xportsnews.com
[사진=서진용 ⓒSK 와이번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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