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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훈, '열정'을 다스리는 '냉정'이 필요하다[한인구의 탐구생활]

기사입력 2015.05.14 06:55 / 기사수정 2015.05.14 04:49

한인구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가수 김장훈(48)이 13일 오후 기자회견을 열어 독도와 관련한 일본의 역사 왜곡과, 한국 정부의 대응에 대해 강도 높은 비판을 했다. 박근혜 대통령까지 언급하면서 정부의 무관심을 질타했다. 하지만 이날 기자회견은 김장훈이 독도문제 뿐 아니라 개인 신상문제까지 언급하면서 애초의 본질을 벗어나는 모양새가 됐다.

김장훈은 1시간 40분 동안 진행된 회견에서 독도문제에 대해 정치인, 정부, 대통령의 안일한 대처를 지적했고, 자필로 작성한 2장의 보도자료도 배포했다. '일본의 전략과 행태' '한국의 대응 전략'으로 나눠 독도에 대한 생각을 밝힌 김장훈은 작심한 듯 정부와 박 대통령을 향해 날 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원칙을 따지고 로비에 얽히지 않는 박 대통령이 (국가 운영을) 잘할 줄 알았지만, 이렇게까지 무능할 줄은 몰랐다"고 강조했다.

김장훈은 독도를 비롯해 세월호 참사에서 나타난 정치인들의 모습도 지적했다. 정치색에 상관없이 모두가 힘을 합쳐서 풀어야 하는 사안은 있는 그대로 보자는 것이다. 그러나 김장훈은 이날 기자회견의 절반 이상을 자신에 대한 외압과 논란 해명에 썼다. 그의 말처럼 이 자리는 '사안을 있는 그대로 보면서' 독도를 위한 기자회견으로 한정되어야 했지만, 그렇지 못했던 것이다.

그는 독도에 선착장 접안시설을 설치하는 것과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한 실효지배를 알리는 방법 등을 내세웠지만, 뚜렷한 실천 방법은 없었다. 이러한 방법이 있으므로 정부가 참고해야 한다는 정도였다. 물론 국민의 한 사람이자 개인으로서 의미 있는 행동이다. 그러나 대외적으로 자신의 불만을 늘어놓는 듯한 발언은 본인과 독도 운동에 오히려 역효과를 낼 수 있었다.

김장훈은 앞서 논란이 된 '기내흡연'에 대해서 "기내흡연 사건이 40일 뒤에 보도됐다. 유세윤이 자수했을 때의 마음을 이해했다. 죄를 짓고 견디질 못했지만, 공연 때문에 정신이 없었다"고 밝혔다. 진심 어린 사과보다는 '외압설'에 더 힘을 실었다. 해명을 위해 최근 막말 논란으로 곤혹을 치른 개그맨 유세윤(35)을 언급한 것도 적절해 보이지 않았다. 유세윤이 연예계 후배이지만, 조심스럽게 접근해야 했다.

김장훈은 방송 출연, 세금, 진료기록 조사 등 다방면에서 외압을 받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세월호에 관련한 자신의 활동 때문에 (정부로부터)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다. 진위 여부를 떠나, 설사 사실이라고 할 지라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이런 의혹을 '폭로'한 것은 대중에게 거부감을 부를 수 있는 부분이었다. 답답한 심정이 있다고 해도 독도 관련 기자회견 자리에서 자신의 문제를 끌어들인 것은 적절치 못했다. 

오랜 시간 꾸준히 독도 캠페인을 벌여와 '독도 지킴이'라는 별명을 얻은 김장훈의 노력을 누구도 평가절하하지는 않을 것이다. 대중의 사랑과 관심을 먹고 사는 가수가 한결같이 독도 활동을 하는 것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세월호와 관련된 단식이나 언행들도 그런 맥락에 있었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공식적인 자리에서 자기 신상에 관한 도가 넘는 발언은 김장훈 본인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뿐 아니라 독도를 향한 정부와 대중의 관심을 촉구하는 데도 도움도 되지 않는다. 그런 이야기들은 '독도 기자회견' 이 아니라 별도의 자리를 만들어 문제를 제기했어야했다.

김장훈이 가수로서 발언할 수 있는 자리가 제한적이고, 울분을 토할 장소가 마땅치 않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지만, 더 세련된 표현 방식과 접근이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일방적으로 개인의 감정을 토로하는 기자회견은 자칫 자신의 목적을 위해 독도를 이용한다는 손가락질을 받을 수 있다. 이 또한 김장훈이 바라는 결과는 아닐 것이다. 독도 관련 기자회견이 오히려 '독도'라는 본질이 흐려지는 결과를 낳은 듯하다.

특히 독도를 앞세우면서 하는 감정적인 발언은 대중이 김장훈에게 등을 돌리는 계기가 되고 있어 안타깝기만 하다. 그에게 지금 필요한 것은 뜨거운 열정보다는 냉정한 자세로 더 많은 사람을 이해시키는 것이 아닐까. 

김장훈은 기자회견을 마치기 전 "'아우성치는 소수, 침묵하는 다수'라는 말이 있다. 침묵하는 다수가 소리를 내줬으면 하고, 나는 그 선봉에 설 것이다"고 했다. 독도 관련 기자회견에서 많은 시간 동안 개인적인 이야기를 전한 김장훈은 침묵하는 다수가 왜 자신에게 이전과 같은 '열정'을 보이지 않는 지 '냉정'하게 돌아볼 필요가 있다.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사진 = 김장훈 ⓒ 김한준 기자]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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