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28 1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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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엑스포츠 엑스파일] 섬↔육지 오가는 제주의 딜레마

기사입력 2015.05.13 07:50 / 기사수정 2015.05.13 08:53

조용운 기자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제주 유나이티드가 홈과 원정의 큰 격차에 한숨 짓고 있다. 상대를 힘들게 하는 홈 어드밴티지에 웃다가도 육지로 올라가면 눈물이 절로 나온다. 홈에서는 무패지만 원정에서는 무승이다. 이토록 극단적으로 나뉘기도 힘든 홈과 원정의 격차에 제주는 답답한 마음에 가슴만 치고 있다.

육지→제주, 다른 원정보다 힘들다

올해 제주는 안방불패다. 우승후보 포항 스틸러스와 울산 현대, 돌풍을 일으키던 광주FC까지 하나같이 제주 원정에서 힘을 쓰지 못하고 무너졌다. 만만치 않은 상대를 맞아 제주는 홈에서 4승1무를 기록했다. 압도적인 경기력에 공격력을 겻들인 제주는 결과까지 챙기며 승점을 쌓아나갔다.

상대팀 입장에서 제주 원정은 참 껄끄럽다. 버스를 통해 큰 문제없이 이동하면 되는 다른 팀과 달리 제주는 꼭 항공편을 통해야 한다. 선수 입장에서는 이동부터 난감하다.

이달 초 제주 원정서 골도 넣어봤던 제파로프(울산)는 "제주도는 이동 시간과 거리가 타 원정길보다 힘들다"고 고개를 내저었고 지난해 처음 제주 원정을 경험한 전북의 이재성도 "버스와 비행기를 통해 복잡하게 제주도로 넘어간다. 그래서 다른 원정보다 힘들고 피로하다"고 고충을 설명한다.

섬 특유의 기후도 낯설다. 제파로프는 "변덕스러운 날씨가 경기를 하기에 너무도 어렵다"고 이동보다 더 어려움을 내비쳤다. 지난해까지 제주를 이끈 박경훈 전 감독은 "제주는 6~8월까지 상당히 습하다. 이때 원정을 오는 팀은 적응하기가 쉽지 않다"고 인정했다.



제주→육지, 비행 1시간이 전부가 아니다

원정팀의 고충은 반대로 말하면 제주가 늘 고민하는 부분이다. 시즌 절반이 원정경기이기에 늘 불리함을 안고 싸운다. 비행 1시간이면 제주와 육지를 오간다지만 원정길이 그리 쉬운 것이 아니다. 그래선지 매년 제주는 홈에 비해 떨어지는 원정 승률을 해결하기 위해 애를 써왔다.

박경훈 전 감독은 "한번 이동하려면 4시간은 기본으로 소비된다. 클럽하우스에서 제주 공항까지 걸리는 시간, 비행 시간, 짐을 찾는 시간까지 원정 당일에 이를 소화하기가 너무 어렵다"고 말한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다. 국내는 큰 비행장을 통해 이동할 수 있다. 공항이 없거나 항공편이 없는 몇몇 원정은 말도 못할 어려움이 따른다.

예를 들어 제주가 포항 원정을 갈 경우 항공편으로 이동하는 곳은 부산이다. 경기 당일에 맞춰 포항 공항을 이용할 수 없어 부산에서 버스를 통해 포항으로 들어간다. 전북 현대와 경기를 치를 때도 마찬가지. 군산에 비행장이 없기에 광주를 들렸다가 전주로 이동하는 불편을 감수한다.

이렇다 보니 박경훈 전 감독은 "그나마 서울과 인천 원정이 낫다. 비행편도 많고 공항과 경기장이 가까워 피로도가 상대적으로 적다"고 돌아봤다.

비행과 이동만으로 선수들은 녹초가 되고 몸 밸런스가 망가진다. 특히 여름에는 제주 특유의 습한 기후에 적응했던 몸이 원정 때마다 영향을 받아 어려움을 겪는다. 육지만 오면 경기력의 편차가 극단적으로 드러나는 이유다.

그래도 조성환 감독은 이동에 대한 원인을 핑계로 삼지 않는다. 그는 지난 9일 인천전을 패한 뒤 "원정거리에 따른 체력 소모를 배제할 수 없다. 그래도 프로라면 핑계거리일 뿐이고 극복해야 한다"면서 "우리 스스로 이겨내겠다"고 다짐했다.

육지 부진을 끊겠다고 다짐한 제주는 오는 16일 수원 삼성과 원정경기를 치른다. 일주일의 시간 동안 해법을 찾았을지 관심거리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 ⓒ 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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