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울산, 김승현 기자] 전북 현대의 화력은 강하다. 하지만 이러한 화력이 전북을 대변한다고 생각한다면 이는 큰 오산일지도 모른다. 현재까지 전북의 행보를 보면 '닥공'(닥치고 공격)에 못지 않은 '닥수'(닥치고 수비)가 행보에 크나큰 힘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전북은 10일 열린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2015 10라운드 울산 현대 원정에서 2-1로 이겼다. 개막 전 강력한 우승후보로 꼽힌 전북은 현재 8승1무1패(승점 25점)으로 2위 수원 삼성(승점 17점)을 저멀리 따돌리고 선두 독주 체제를 확립했다.
전북의 간판은 판타스틱4인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로 이어지는 공격진이다. 전북을 적으로 맞이하는 상대 수장들은 경기 전 인터뷰에서 이들의 시너지를 언급하면서, 경계 대상 1호로 꼽는다. 이렇듯 전북의 공격진은 주어진 기회를 살리며 효율을 극대화한다.
결정력을 과시하는 공격진의 날카로움 덕분에 전북은 리그와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 등 험난한 일정에도 꾸역꾸역 승리를 챙기며 리그 1위를 달린다. 최강희 감독은 "사실 상대를 압도한 경기는 없었다"고 평하면서 착실히 승점을 쌓고 있는 선수들의 집중력에 만족감을 표했다.
강한 공격력 만큼 단단한 수비는 전북을 지탱하는 공신이다. 리그 10경기를 치른 현재 전북은 7실점으로 경기당 한 골도 허용하지 않고 있다. 무실점으로 틀어 막은 경기는 5경기로 성남FC, 인천 유나이티드, 포항 스틸러스, 제주 유나이티드, 수원 등 버거운 팀을 상대로 이끌어냈다.
최강희 감독은 쉴새 없는 공세를 퍼부으면서도 꾸준히 밸런스를 강조한다. 공격의 근간에는 수비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의미다. 최전방 스트라이커인 주장 이동국부터 끊임없이 전방 압박을 가해야 한다. 공격에 무게가 쏠렸던 에닝요와 레오나르도도 수비 가담으로 허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 전북에서 살아남기 위해 공격진들은 수비에도 충실할 수밖에 없다. 경쟁에서 도태될 수 있는 위험성이 있기 때문이다.
판타스틱4가 모두 가동되면 이재성은 공격 본능을 잠시 숨기고, 수비에 치중하며 균형을 맞춘다. 게다가 최보경이 수비형 미드필더로서 물오른 활약을 보여주면서 최강희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수문장 권순태는 '최후병기'로서 항상 위기가 오는 순간을 그리며 위험 장면을 대비하고 있다.
중앙 수비수 김형일은 팀 전체가 수비에 신경을 쓰며 함께 버티는 것에 힘을 얻는다고 밝혔다. 그는 "외부에서는 '닥공'을 조명하지만, 사실 전북은 수비 연습에 시간을 더 할애한다. 이동국 등 공격진들이 전방에서 신경을 써줘 실점이 적다고 생각한다.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전북이 세운 올 시즌의 원대한 숙원은 바로 챔피언스리그 제패다. 전북은 오는 19일과 26일에 걸쳐 베이징 궈안(중국)과 16강 1, 2차전을 치른다. 홈 앤 어웨이, 그리고 단판 승부라는 변수가 있는 만큼 효율적인 경기 운영이 절실할 법하다. 단단한 수비는 필수다.
가시와 레이솔(일본)전에서 당한 2-3 패배는 보약으로 작용했다는 의견이다. 당시 전북은 수비가 무너지면서 아쉬운 패배를 당했다. 김형일은 "심하게 당했죠"라고 웃으면서도 "챔피언스리그 조별예선이 큰 밑거름이 될 것이다. 최강희 감독님이 수비 전술을 잘 꼬집어주고 있고, 이에 맞게 훈련에 충실하고 있다"며 수비가 더욱 단단해질 것이라고 확신했다. '닥공'에 비견되는 전북의 히트상품으로 '닥수'를 꼽을 만하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 전북 ⓒ 프로축구연맹 제공]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