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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령 100홈런 -1' 최희섭의 희망가

기사입력 2015.05.04 15:07 / 기사수정 2015.05.04 15:07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빅초이' 최희섭(36,KIA)은 KBO리그 통산 100홈런에 단 1개만 남겨두고 있다. 돌고 돌아온 길이기에 그 의미는 더 남다르다.

99개의 홈런. 지난 2007년 해외진출선수 특별지명으로 고향팀 KIA 유니폼을 입었던 그는 당해 7홈런을 시작으로 차곡차곡 적립했다. 최전성기는 단연 2009~2010년이다. 2009년 '김상사' 김상현(현 kt)과 함께 'CK포'를 구축했고, 동반 홈런왕 경쟁 끝에 33개의 홈런을 터트렸다. 

돌아보면 최희섭에게 2009년은 잊을 수 없는 한 해였다. 134안타 33홈런 100타점 타율 3할8리로 홈런 2위, 타점 3위. 이때 김상현과 시너지를 이루며 리그 득점 1위(98득점)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무엇보다 '빅초이' 최희섭의 가치를 빛내는 것은 볼넷 갯수다. 4번 타자임에도 그해 96개의 볼넷을 골라나가며 리그 전체 2위에 올랐다. 알토란 같은 출루율이 밑바탕이 된 KIA의 4번타자는 팀의 통합 우승까지 견인했다. 그리고 다음해인 2010년에도 21홈런으로 2년 연속 20홈런 이상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1년부터 경기 출장수가 급격하게 줄어들었다. 70경기-80경기-78경기. 성적도 함께 떨어졌다. 그리고 2014년을 통째로 날리면서 그의 존재감은 조금씩 희미해졌다. 그를 상징하는 홈런 갯수는 94개에 멈춰 있었다.

많은 사람이 '끝에 가까워졌다'고 말했지만, 끝은 아니었다. 최희섭이 다시 뛰기 시작했다. 한국나이로 서른여덟이 된 올해 그는 한참 어린 후배들에게도 뒤지지 않을만큼 열심히 시즌을 준비했고, 그 결실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다. 1년 동안 1군에서 단 한차례도 뛰지 않았던 선수로 보이지 않을만큼 공백이 느껴지지 않는다. 다만 페이스 조절을 위해 출전과 휴식을 병행하고 있다. 

그는 3일 경기까지 올 시즌 5개의 홈런을 기록 중이다. 통산 100홈런까지는 딱 1개 남았다. 멀지 않은 시간 내에 최희섭이 100홈런을 채우면, 역대 통산 100홈런을 달성한 타자 중 가장 늦은 나이의 선수가 된다. 역대 100홈런을 가장 '늙은' 나이에 달성한 타자는 한화의 외국인 타자 카림 가르시아였다. 가르시아는 만 35세10개월20일이던 20111년 9월 8일 문학 SK전에서 100번째 홈런을 터트렸다. 1979년 3월생인 최희섭은 만 36세를 넘겨서 가르시아의 기록을 갈아치우게 된다.

최희섭도 알고 있다. '최고령 100홈런 타자'라는 이야기를 전해들은 그는 곰곰히 생각에 잠겼다. 그리곤 이내 "가장 전성기였던 시절에 한국에 있었다면 더 빨리 기록을 달성하고 더 많은 홈런을 칠 수 있었을텐데 그건 조금 아쉽다"며 웃었다.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이었다. 최희섭의 100번째 홈런은 자신의 아름다운 귀환을 자축하는 의미도 담길 것 같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최희섭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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