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시즌 전 구상과 많이 달라졌다. 그래도 '최선책' 대신 '차선책'으로 틈을 메우고 있다.
지난해 창단 후 처음으로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넥센 히어로즈는 강한 타선의 힘을 앞세웠다. 그중에서도 내야는 그야말로 '국가대표급 라인'이었다. 52홈런을 때려낸 박병호가 1루를 지켰고, 유격수 강정호는 리그 최초 40홈런 유격수가 됐다. 3루수 김민성은 인천아시안게임 대표팀에도 승선하며 '멀티 내야수'로 입지를 굳혔고, 2루수 서건창은 리그 최초 201안타의 주인공이 됐다.
불과 작년이지만, 올해는 전혀 상황이 다르다. 계산과 가장 다른 부분은 단연 유격수 포지션이다. 강정호의 해외 진출은 일찌감치 예상됐던 부분이다. 하지만 염경엽 감독은 '백업' 3루수였던 윤석민에게 가장 먼저 기회를 주겠다고 밝혔다. 윤석민은 겨우내 새 포지션에 익숙해지기 위해 구슬땀을 흘렸다.
윤석민이 완벽한 주전 유격수 자리를 보장받은 것은 아니었다. 지난해 입단한 2년차 신예 김하성과 경쟁 구도를 이뤘다. 염경엽 감독은 연습경기때부터 김하성과 윤석민을 고루 기용하며 최상의 카드를 맞춰봤고, '에이스' 밴헤켄 같은 확실한 선발 투수가 등판할 때는 김하성을, 그렇지 않은 경기에 윤석민을 내세워 편하게 경기를 할 수 있게끔 나눠 기용하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물론 개막전 선발로 김하성이 낙점되면서 무게가 조금 기우는듯 했다.
그런데 변수가 발생했다. 김민성이 경기 도중 발목 부상으로 엔트리에서 제외됐고, 그 사이 윤석민이 꾸준히 3루수로 출전했다. 공격에서의 공백도 채워야 했다. 윤석민은 5~7번 타순에서 역할을 소화하고 있다. 아직까지 다소 기복은 있지만, '클러치' 능력만큼은 빼어난 편이다. 윤석민은 15일 SK전에서도 역전 결승 3타점 2루타를 터트렸다.
김민성은 큰 부상이 아닌만큼 곧 1군에 복귀할 예정이다. 넥센은 주중 SK 3연전을 끝내고 곧바로 광주로 이동해 KIA와 주말 3연전을 치른다. 이때 김민성도 동행한다. 염경엽 감독은 "광주로 데려가 상태를 살펴보고, 대타로 출전할 수 있는 정도인지 아니면 2군으로 보내 몇 경기 뛰고 올라오게 할지 고민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수비보다 오히려 공격에서 여유가 없는만큼 김민성이 단번에 'OK' 되면 타선의 무게감도 커진다.
다만 김민성은 복귀 이후 3루가 아닌 2루를 맡게 된다. 후방십자인대 부분 파열로 전력에서 제외된 서건창의 빈자리를 채울 예정이다. 이제 박병호-김민성-김하성-윤석민으로 이어지는 내야에서 가장 부담이 큰 사람은 단연 김하성이다.
서건창, 강정호 공백의 최대 수혜자는 어쩌면 김하성이다. 프로 데뷔 이후 최고의 기회를 얻고 있다. 주전 유격수를 꿰찼고, 이제 '톱타자' 역할도 맡게 된다. 염경엽 감독은 "큰 기대는 하지 않고 있다. 부담스러울 것이다. 다만 '테이블 세터'는 김하성이 앞으로 해야 할 역할이고, 지금 할 수 있는만큼만 해달라고 당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김민성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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