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이종서 기자] "이런 스포트라이트는 처음이네요." 양훈(29, 넥센)은 자신을 향해 쏟아지는 갑작스러운 관심이 조금 낯선듯했다.
넥센 히어로즈은 지난 8일 투수 양훈을 받고, 포수 허도환과 외야수 이성열을 내주는 2-1 트레이드를 한화 이글스와 단행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트레이드는 넥센측의 제안으로 진행됐다. 넥센의 제안을 받은 한화가 이를 받아들였고, 7일 밤 트레이드 체결이 결정됐다.
지난 2005년 2차 1라운드 신인 선수로 입단한 양훈은 아직 자신의 잠재력을 완전히 폭발시키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난해 말 군 복무를 마치고 1군 복귀를 위해 훈련에 매진했고, 그러던 중 트레이드 소식을 듣게 되어 8시즌동안 입었던 한화 유니폼을 벗고 넥센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10일 서울 목동구장에서 양훈은 넥센 선수들과의 공식 입단 행사를 했다. 주장 이택근에게 꽃다발을 전해 받고, 선수들과 정식으로 인사를 나눠 본격적인 넥센의 한 식구로 들어갔다.
행사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양훈은 "제대한 지 얼마 안 됐는데 갑자기 트레이드 소식이 들려와서 놀랐다"며 "그동안 다른팀에 간다는 생각을 한 적이 없었는데 막상 트레이드되니까 당황스러웠다"고 아직도 팀을 옮긴 것이 조금은 얼떨떨해했다. 이어 "염경엽 감독님께서 입단 당시 '반갑다. 이제 너 자신을 위해서도 잘할 때가 됐다'고 인사를 해줘서 감사했다"며 "넥센에서 많은 사람이 잘 대해줘서 기분이 좋았다"고 덧붙였다.
제대 후 10kg의 체중을 감량했다가 근육도 같이 빠져 투구 밸런스가 흔들렸었던 양훈은 결국 다시 몸 만들기에 돌입했다.
유니폼을 맞바꿔 입은 이성열과 허도환이 한화에서 바로 경기에서 나서 활약을 하고 있어, 자신도 무엇인가 보여줘야겠다는 부담감에 초조할 법도 했지만 양훈은 조급한 마음을 버렸다. 그는 "나 역시 마운드에서 빨리 공을 던지고는 싶지만 지금의 내 상태를 알고 있다"며 아직 마운드에 오르기까지 준비가 안되었음을 이야기했다. 이어 "팀에서도 이 부분을 배려해줘 시간적 여유를 줘서 고맙다. 그만큼 몸을 잘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염경엽 감독도 이지풍 트레이닝 코치를 양훈에게 전담으로 붙여 좀 더 효율적으로 몸을 만들 수 있도록 배려했다. 이지풍 코치는 "현재 1군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 양훈의 몸 상태를 60%가량 올라왔다"며 "전반기가 끝나기 전에는 1군에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양훈은 넥센에서 주로 선발투수로 나설 예정이다. 그 역시 "체계적으로 5일씩 경기에 나서는 선발이 편하다"며 선발에 대한 애착을 보였다. 이와 더불어 목표에 대해서도 "구단에서 그동안 많은 이닝을 소화한 것을 좋게 봐주신 것 같다. 선발로 들어간다면 이닝을 길게 끌고 가면서, 로테이션을 거르지 않도록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으로 그동안 자신을 향해 응원을 해준 한화팬들게도 "앞으로 잘 지켜봐 주셨으면 좋겠다"고 고마움을 전했다.
제대 후 새로운 마음가짐으로 1군 무대 복귀를 준비했던 양훈. 여기에 팀까지 바뀌어 새로움이 더욱 커졌다. 그동안 미완으로 많은 가능성만 남긴 채 제대로 만개하지 못했던 양훈이 변화를 기회로 삼고 다시 거듭날 지 그의 '야구 2막'이 시작됐다.
이종서 기자 bellstop@xportsnews.com
[사진=양훈 ⓒ넥센 히어로즈 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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