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시즌 전 절대 1강으로 평가 받았던 전북이 이름값을 하고 있다. 전북은 현재 3승1무로 울산에 골득실차에 밀린 2위에 위치했다. 아시아챔피언스리그를 병행하는 힘겨운 일정 속에서도 착실히 승점을 쌓고 있다.
전북의 강점은 익히 알려진 대로 강력한 창이다. 전북을 적으로 맞이하는 감독들이 "한 방을 보유한 선수들이 많다", "우리를 상대로 작정하고 나왔다"면서 경기 전 선발 출전 명단을 보고 혀를 내두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로 구축된 '판타스틱4'는 경계의 대상이다. 이동국과 에두는 리그 최고의 공격수로 평가 받는다. 이동국은 통산 167골에 62도움을 기록하며 살아있는 전설의 위용을 뽐내고 있고, 현재 4골로 득점 선두를 달리는 에두는 K리그를 호령했을 당시의 모습을 재현 중이다. 이들을 받치는 에닝요와 레오나르도는 기술적인 플레이로 묵직한 창끝에 부드러움을 주입한다.
피지컬과 스피드, 결정력을 두루 갖춘 4인방의 동시 출격은 상대 수비에게는 부담을, 팬들에게는 호기심을 유도한다. 득점이 필요한 상황이나 승부수를 던져야할 경우에는 최 감독도 카드를 만지작 거릴 수밖에 없다. 인천 유나이티드전에서는 삐걱거렸지만, FC서울, 포항 스틸러스전에서 네 선수가 득점 상황에 관여하며 쉽게 저버릴 수 없는 패가 된 것이 사실이다.
표면상으로는 강력하지만 전북이 이들의 공존을 망설이는 이유는 분명하다. 최강희 감독이 말한대로 공격 일변도의 전술로 밸런스가 무너질 수 있는 위험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이들이 나란히 그라운드를 밟는 것은 일대의 모험으로 간주되기도 한다. 상대가 느끼는 것만큼, 전북의 동료들 또한 수비 가담에 부담을 느끼기도 한다.
판타스틱4는 공존의 명과 암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에닝요는 "동시 출격은 상대에게 부담을 준다. 하지만 미드필더 숫자의 부족으로 공간을 많이 내주는 단점도 있다"며 수비에도 적극적으로 가담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
이들이 각성하며 최강희 감독에게 희망을 선사한 것이 바로 4일 열린 포항전이었다. 에두는 상대 수비수를 달고 다니며 적극적으로 몸싸움에 임했고, 처진 스트라이커로 나선 이동국은 2선으로 내려와 연계 플레이와 수비에 치중했다.
후반 8분 이동국과 에두의 투톱이 형성되자, 에닝요와 레오나르도도 헌신했다. 적극적인 수비 가담으로 이재성과 정훈이 버틴 중원의 수비 부담을 덜어줬다. 공격 성향이 강한 두 선수의 적극적인 전방 압박에 최강희 감독은 "수비 가담을 많이 하며 변하고 있다. 레오나르도가 밸런스를 지키자, 에닝요도 그 모습에 영향을 받은 것 같다"며 흡족해 했다.
도박으로 칭해지기도 했던 전북의 판타스틱4는 변화를 모색했다. 이제 '남들보다 한 발 더 뛰는 자세'를 장착한 네 선수는 반신반의가 강했던 주위의 시선을 확신으로 바꿔나가고 있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사진= 이동국, 에두, 에닝요, 레오나르도 ⓒ 전북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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