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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전포인트⑧] KIA, 과거청산 키워드 '부상'·'어린이'·'미국'

기사입력 2015.03.26 12:05 / 기사수정 2015.03.26 12:05

나유리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시련의 시간이었다. 2년 연속 8위. 이 6글자로 현재 KIA 타이거즈의 리그 내 입지를 설명할 수 있다. ‘꼴등은 아니었다’는 체면치레도 무색한 상황. KIA는 카리스마로 무장한 김기태 감독과 손을 잡고 과거청산에 나선다.

▶미세먼지보다 지독한 부상, 부상, 부상!

개막도 하기 전에 안타까운 소식이 들려왔다. 주전 외야수 신종길의 부상 소식이다. KIA가 억울한 것은 이번에는 선수 개인의 부주의도, 팀의 부주의도 아니기 때문이다. 신종길은 경기 도중 타석에서 상대 투수 시스코의 사구에 맞아 오른쪽 어깨 뼈가 골절되는 부상을 입었다. 정규 시즌도 아닌, 힘을 빼고 들어가는 시범경기에서 날벼락을 맞아 더 답답한게 사실. 신종길에 대해 많은 기대를 걸었던 김기태 감독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미치고 팔짝 뛸 노릇’이다.

올해도 KIA가 가장 조심해야 할 1순위가 바로 선수들의 부상이다. 지난해만 살펴봐도 김선빈, 최희섭, 이범호, 김주찬, 신종길, 김원섭 등 주축 선수들이 모두 한번씩 돌아가며 잔부상, 큰부상 때문에 전력에서 빠졌던 기간이 있다. 적어도 시즌이 끝난 후에 ‘우승은 못했어도 후회는 안남게 싸웠다’는 이야기를 할 수 있으려면, 총과 칼은 멀쩡히 구비하고 전쟁터에 나서야 한다.

▶외야에 빈자리 있어요

신종길의 부상으로 빡빡한 편이었던 외야에 티오(TO)가 났다. 사실 KIA의 외야는 은근히 빡빡하다. 신종길, 나지완, 김주찬, 김원섭 등 출전을 기다리는 외야수들이 많아 한명은 반드시 지명타자로 나가거나 ‘개점휴업’ 해야 한다. 김주찬도 “수비를 안나가면 경기를 못 뛸 판”이라며 의욕을 불태우고 있다.

신종길의 부상이 아쉽지만, 시범경기까지 꾸준히 기회를 받았던 김다원, 이종환에게는 찬스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 지난해 1군에서 눈도장을 찍었던 2년차 외야수 박준태도 부상을 완전히 털고 입지를 넓힐 수 있는 기회다.



▶ ‘석민어른이’가 된 ‘석민어린이’의 귀환

서른의 윤석민은 사실 이제 ‘석민어린이’라는 별명이 가물가물한 나이가 됐다. 그러나 잠잠하던 KIA를 단숨에 ‘핫이슈’로 만들만큼 ‘에이스’의 귀환은 여러모로 의미가 있다.


작년 9월 1일 이후 마운드 위에서 타자를 상대하지 않았던 윤석민은 시범경기에서 3번 등판해 자신의 클래스를 증명했다. 가을과 겨울 혹독하게 준비를 했기 때문에 몸 상태는 작년보다 훨씬 좋다. 트리플A에서 130km 후반이 최고였던 구속도 한국에서는 첫 등판에 이미 146km을 마크했다. “복귀가 내 선택인 만큼 후회하고 싶지 않다”고 한층 성숙해진 윤석민은 후배들에게 정신적으로도 많은 영향을 끼치는 투수조의 중심이다.

윤석민의 복귀로 당연히 마운드에 지각변동이 있다. 스틴슨, 험버와 양현종을 제외하고 선발진에 두자리가 공석이었는데, 유력한 선발 후보인 윤석민의 합류로 빈자리는 하나만 남았다.

이 자리를 ‘임 트리오’ 임준섭, 임준혁, 임기준이 노리고 있다. 각자 나름의 장점을 앞세워 ‘장기자랑’에 열을 올렸지만 현재 가장 유력한 사람은 셋 중 최고참인 임준혁이다. “선발이 더 잘 맞는 것 같다”던 임기준의 희망은 ‘석민이형’이 돌아온 이후 “보직에 상관없이 주어진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소박(?)해졌지만, 가능성이 없는 것은 아니다.

윤석민이 마무리를 맡게 되면 임기준도 선발로 뛸 수 있게 된다. 김기태 감독은 아직까지(25일 기준) 윤석민의 보직에 대해 공개적인 입장 발표를 하지 않고 있다. 궁금증이 갈수록 더 커져가는 상황이지만, 단 한가지 확실한 것은 윤석민의 가세가 어느 면에서나 ‘플러스’라는 사실이다.



▶형들, 언제 돌아오세요?

KIA에는 미국에서 이름을 날렸던 ‘유명한 형들’이 있다. 최희섭, 김병현, 서재응이다. 광주의 야구 명문 광주일고 동문이자 메이저리그 출신인 세사람은 각기 다른 방법으로 열심히 올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셋 중 가장 빨리 베스트 컨디션을 맞춘 최희섭은 몸도 마음도 건강한 상태에서 누구보다 많은 양의 땀을 흘렸다. 페이스도 좋다. 시범경기에서 2루타 2개를 포함해 9안타 타율 2할9푼으로 장전을 마쳤다. 이전보다 홈런 파워는 줄어들었을지 몰라도, 부챗살 모양으로 타구를 생성해내는 능력만은 여전히 빼어났다.

서재응과 김병현도 준비를 잘하고 있다. 부상이 있어 오키나와 캠프에 합류하지 못했지만, 재활과 훈련을 착실히 소화했다. 서재응은 이미 2군 연습경기에 등판하며 실전 경기 감각을 찾고 있고, 불펜 피칭을 시작한 김병현도 이번주 내로 2군 연습경기에 출전한다.

역시 가벼운 통증이 있어 잠시 훈련을 쉬었던 김진우도 기지개를 켠다. 김진우는 4월 첫째주 2군 경기 등판으로 첫 실전에 나선다. 한기주와 곽정철에게는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하다.

▶그리고

김기태 감독의 ‘형님 리더십’은 팀을 옮겨서도 여전히 발휘 중이다. 카리스마를 잃지 않되 고참들에 대한 절대적인 신뢰를 보여주고, 어린 선수들에게는 먼저 농담을 건네는 세심함도 잊지 않는다. KIA의 분위기가 달라진 가장 좋은 부분이다. 벤치의 분위기가 팀 성적에도 영향을 미칠 것인 것 분명히 흥미롭게 지켜볼만 하다. 또 이번 시범경기에서 코칭스태프를 함박웃음 짓게 한 ‘영보이’들의 성장도 관전 포인트다. 투수 문경찬, 김명찬, 박준표 그리고 내야수 황대인이 그들이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KIA 타이거즈 제공,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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