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지동원(24, 아우크스부르크)이 9개월 만에 태극마크를 단다. 오랜 기다림 끝에 찾아온 기회를 지동원이 살릴 수 있을 지 주목된다.
17일 축구회관에서는 3월 두차례 A매치 평가전에 나설 대표팀 명단을 발표했다. 여기에서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의 이름도 호명했다. 지난해 브라질월드컵이후 오랜만에 대표팀에 승선하게 됐고 슈틸리케호에는 처음 합류하게 됐다.
사실 당초에는 지동원이 대표팀에 뽑힐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았다.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아쉬운 활약이 이어지고 있었기 때문이다. 시즌 도중 보루시아 도르트문트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했다. 이후에 출전 기회가 늘었지만 득점이 없어 답답함이 없지 않았다.
최근 8경기에서 지동원은 선발과 교체를 오가면서 활약했지만 기대하던 득점포는 가동되지 않았다. 아우크스부르크의 최전방을 맡고 상하좌우로 폭넓게 움직이는등 분주한 활약을 보여주고 있지만 공격포인트 등 확실히 각인될 수 있는 장면이 적었다.
이에도 불구하고 슈틸리케 감독이 지동원을 호출한 이유는 따로 있었다. 공격포인트보다는 입지에 초점을 맞췄다. 최근 경기에 선발로 자주 뛰고 있다는 사실은 그에 합당한 이유가 있을테고 이에 관한 내용을 멀리서 듣기보다는 지동원의 기량을 직접 불러서 육안으로 확인해보겠다는 생각이 컸다.
지동원 발탁에 대해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3개월 사이에 소속팀에서 입지가 급격하게 긍정적으로 변화한 모습이 있어서 발탁하게 됐다"면서 "지동원은 도르트문트에서 아우크스부르크로 이적하면서 최근 7경기 중 6경기를 선발 출전했다. 선수의 기량을 직접 확인해보기 위해 소집했다"고 설명했다.
이는 지난 호주 아시안컵을 앞두고 박주영(서울·당시에는 알샤밥)을 직접 불러 시험했던 행보와 닮았다. 간접적으로만 확인하고 왈가왈부하는 것보다는 데리고 와서 '내 눈으로 한번 보겠다'는 원칙이 이번에도 적용된 것으로 보인다.
이제 지동원은 슈틸리케호에서 최전방 공격수 자리를 놓고 피할 수 없는 경쟁을 펼칠 전망이다. 함께 승선한 이정협(상주)은 물론 잠재적으로 언제든지 다음 대표팀에도 뽑힐 수 있는 김신욱(울산) 등과 비교우위를 놓고 다툴 예정이다.
모든 것은 지동원에게 달렸다. 소속팀에서 되찾은 경기감각을 잘 살려 A매치에서 슈틸리케 감독의 마음을 사로잡을 지 주목된다. 소집 환경이 나쁘지 않다. 두 번의 평가전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지동원과 이정협 두 명의 공격수만을 불렀고 이를 감안하면 충분한 출전시간도 부여될 가능성이 높다. 과연 지동원이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부활포를 가동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지동원 ⓒ 엑스포츠뉴스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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