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나유리 기자] "벌써부터 형들만큼 안타치려고 하면 돼? 욕심내지마."
신인 내야수 황대인(19,KIA)은 KIA 타이거즈가 가장 기대하는 선수 중 한명이다. 경기고 출신인 황대인은 지난해 신인드래프트에서 '야수 최대어'로 평가를 받았고, 한화에 이어 두번째 순위로 2차 1라운드 지명권을 가지고 있었던 KIA가 재빠르게 낚아챘다.
입단 직후 스프링캠프 명단에 당당히 이름을 올린 황대인은 까무잡잡해진 얼굴로 열심히 훈련을 하고 있다. 훈련이 힘들지 않냐는 질문에 "힘들다"고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면서도 "그래도 훈련량은 고등학교 때가 더 많았다. 또 캠프 초반에 비해 덜 힘들다. 확실히 체력이 좋아졌다는 증거인 것 같다"며 기대감을 비췄다.
비록 KIA가 오키나와리그 연습경기에서 8전 전패를 기록했지만, 김기태 감독은 황대인을 비롯한 이인행, 황수현, 이준영 등 어린 선수들을 위주로 꾸준히 경기 감각을 길러주고 있다. 이에 부응이라도 하듯 황대인은 지난 한화와의 연습 경기에서 권혁을 상대로 큼지막한 1타점 2루타를 때려내며 '야신' 김성근 감독의 눈도장도 찍었다.
커다란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만 황대인은 아직 모든 것이 신기하다. "캠프에만 있어서 그런지 내가 프로선수라는 실감도 안난다"며 웃은 황대인은 "투수들의 공이 아마추어 때와는 천지 차이다. 일본 투수들의 공은 더 좋다. 경기할때 보면 볼 끝이 살아서 요동을 친다"며 눈을 동그랗게 떴다.
김기태 감독도 '아들뻘'인 황대인을 볼 때면 흐뭇함을 감추지 못한다. 25일 넥센과의 연습 경기를 앞두고 점심 식사를 마친 김기태 감독은 때마침 식당 앞을 지나가던 황대인을 불러 세웠다. 황대인이 훈련이 힘들다고 했다는 이야기를 들은 김기태 감독은 "정말 힘드냐"고 짐짓 엄한 표정을 지었고, 차렷 자세의 황대인은 "아니 그런 뜻이 아니라 방망이가 잘 맞지 않아 마음이 힘들다는 뜻이었다"며 넉살을 떨었다.
그러나 김기태 감독은 "왜 그렇게 욕심을 내려고 하냐. 저번에 권혁 형한테 큰 안타도 쳤지 않나. 안타를 2개, 3개씩 칠 수는 없다. 프로 형들이 괜히 프로가 아니다"라고 웃으며 꾸지람 아닌 꾸지람을 했다. "네. 알겠습니다"라고 대답하고 돌아서는 황대인의 얼굴에도 슬쩍 미소가 번졌다.
김기태 감독은 그런 황대인에게 "할 때는 집중해서 하고, 힘들어서 훈련을 안 할 때는 확실히 빠져서 쉬라"는 따뜻한 충고도 함께 덧붙였다. 그리고는 "참 귀엽지 않느냐"고 되물었다. 팀의 미래가 될 선수를 바라보는 감독이자 야구선배 김기태의 얼굴에 '아빠 미소'가 번져있었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황대인(왼쪽), 김기태 감독 ⓒ KIA 타이거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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