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오키나와(일본), 나유리 기자] 지난해 SK 와이번스는 외국인 선수들의 부진, 잡음 때문에 마음고생을 많이했던 팀이다. 하지만 기량과 인성 양면에서 일찌감치 합격점을 받은 새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31)의 가세는 분명히 '플러스'다.
브라운은 기대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새로운 팀 SK에 녹아들고 있다. 선수들에게 "외국인 선수들과의 문화 차이를 인정하고 존중하자"고 누차 강조하는 김용희 감독을 비롯해 팀 구성원들의 도움이 컸다. 또 브라운 역시 팀내 유일한 외국인 타자로서 한국야구를 존중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23일 일본 오키나와 구시가와 구장에서 브라운을 만났다. "동료들이 나를 '리스펙트(존중)' 해주는 것이 가장 좋다. 나 역시 이런 팀에 오게 되서 기쁘다"는 그는 낯선 한국에서 야구인생 2막을 여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새로운 팀 SK는 어떤가.
"아주 좋다. 팀 동료들이 나를 존중해주는 것 같다. 한국이 가족들과 살기에도 좋을 것 같다. 특히 모두들 두팔 벌려 나를 환영해주는 기분을 받았다. 모든 것이 흥미로운 것 같다. 기대가 되서 시즌 개막까지 기다리기가 힘들다(웃음)."
-동료들과 많이 친해졌나. 지금 누구와 가장 친한가.
"(고민하며)정말 한명만 고르기가 힘들다. 모두들 좋은 사람들이기 때문이다. 그중에서 (나)주환과 (김)강민이 많은 도움을 준다. 이렇게 동료들이 나에게 다가와서 자꾸 이야기를 걸어주고 대화를 나누다보면 한국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이 되는 것 같다. 특히 한국말도 조금씩 알려주고, 한국의 야구 경기에 대해서도 조언을 준다. 즐겁다."
-김용희 감독의 기대가 크다고 들었다. 감독과는 어떤 이야기를 나눴나.
"감독님은 늘 나에게 페이스를 빨리 끌어올리지 말고, 천천히 하라고 이야기 하신다. 한국도 시즌이 기니까 더 천천히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나 역시 동의한다. 아직은 연습 기간이기 때문에 서두를 필요가 없다. 서두르면 시즌 전체를 망칠 수도 있다. '베이비 스텝'을 하듯이 천천히 한계단씩 밟겠다. 다행히 지금까지 컨디션이 매우 좋고, 캠프에서의 준비도 잘되고 있다."
-한국투수들에 대해서는 잘 알고있나. 특별히 조언을 얻은 사람이 있다면.
"사실 아직 한국식 이름이 익숙하지 않아서 이름을 외우지는 못했는데 한국 투수들의 피칭 비디오를 계속 보고있다. 그래서 만약 내가 타석에 들어섰을 때 어떤 공을 던질지 거의 매일 시뮬레이션을 하고 있다. 나는 NC의 찰리 쉬렉과 같은 대학을 다녔다. 그에게 전화를 걸어서 '내가 한국으로 가게 됐다'고 이야기 했더니 좋아하더라. 역시 NC인 에릭 테임즈와도 몇년전에 경기를 한 인연으로 알고 지내고 있다. 좋은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의 아내와 내 아내가 연락을 주고받으며 정보를 교환하기도 한다. 아마 한국에 대해서도 많은 이야기를 나눴을 것이다(웃음)."
-가족들도 한국에서 함께 머물 계획인가.
"그렇다. 인천 송도에서 살 생각이다. 딸아이가 만 3살인데 나이에 비해 키가 아주 크다(웃음)."
-오늘(23일) 비 때문에 연습경기가 취소됐는데, 한국의 여름도 지금 오키나와와 비슷한 날씨다. 무덥고 습한.
"나에게는 훨씬 좋은 일이다. 1차 캠프를 했던 플로리다도 그렇고, 오키나와도 비가 많이 오고 습기가 많다. 한국의 여름도 비슷하다고 알고 있다. 난 이미 그런 날씨에 더 익숙하기 때문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는다. 애리조나는 건조해서 겨울을 나기에는 좋아도 여름이 지옥같다. 오히려 이것이 낫다."
-팀과 한국 문화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지만 그래도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야구는 야구다. 야구는 어디에서 해도 똑같다. 미국, 일본, 한국 혹은 아프리카에서 해도 야구는 변함이 없다. 그렇기 때문에 걱정하지 않는다. 잘 할 자신도 있다. 다만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면 가족들의 적응 문제다. 아직 아이가 어리고, 아내도 아시아에 대해서 잘 모르기 때문에 음식이나 현지 문화에 적응할 수 있을지가 지금 현재 나의 가장 큰 고민이다. 그 외에는 없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사진= ⓒ 오키나와(일본),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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