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2-01 1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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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평가됐던 '퍼트의 神' 캐스퍼, 향년 83세로 별세

기사입력 2015.02.08 17:34 / 기사수정 2015.02.08 18:00

조희찬 기자


[엑스포츠뉴스=조희찬 기자]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51승을 거두고도 세상에 잘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전설' 빌리 캐스퍼(83)가 8일 세상을 떠났다.

미국 '야후스포츠'는 8일(이하 한국시각) "마스터스 대회에서 쓰러졌던 캐스퍼가 몇 달간의 병고 끝에 죽음을 맞이했다"고 보도했다. 캐스퍼는 평소 심장과 폐 질환 등으로 고통받고 있었다.

메이저대회 3승을 포함해 PGA 투어 통산 51승을 수확한 캐스퍼는 흔히 '가장 저평가된 스타'로 평가받는다. 실제로 캐스퍼는 16년 연속 매 시즌 1승 이상을 가져갔을 정도로 단기간 내에 수많은 트로피를 가져간 선수다. 이 부문 최고 기록은 아놀드 파머와 잭 니클라우스가 기록한 17년 연속 우승이다.

또한 캐스퍼는 최고 전성기였던 1965-71시즌 동안 혼자서 23승을 가져갔다. 같은 기간 미국 골프계의 양대산맥인 니클라우스와 파머는 각각 21승과 13승을 거뒀다. 거기에 1961년부터 1975년까지 8번 연속 라이더컵에 미국 대표로 참가했고 1966년과 1968년에 상금왕을 거머쥐었다. 명예의 전당에는 1978년에 헌액됐다.

그의 가장 큰 장점은 '퍼트'였다. 10미터가 넘는 거리도 아무렇지 않게 집어넣는 퍼트 실력은 '더 킹' 파머도 닮고 싶다고 말할 정도로 뛰어났다. 파머는 지난 1966년 US 오픈에서 캐스퍼의 퍼트 실력에 흔들려 우승컵을 내준 바 있다.

니클라우스, 파머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전설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던 캐스퍼의 이름이 널리 알려지지 않은 가장 큰 이유는 에이전트와의 불화설이 가장 유력하다. 현재 스포츠 업계를 주름잡는 IMG를 설립한 마크 맥코맥은 캐스퍼를 포함해 파머, 니클라우스, 플레이어까지 관리하는 업계의 '실세'였다. 그는 맥코맥이 에이전시를 운영하는 방식을 마음에 들어 하지 않았고 결국 이별을 선언했다. 기분이 언짢았던 맥코맥은 보복성으로 캐스퍼를 시장에서 철저히 따돌렸다.

캐스퍼의 플레이 스타일도 한몫했다. 압도적인 퍼트 실력을 갖추고 있던 그는 굳이 '모험'을 시도할 필요가 없었다. 따라서 매번 안전한 플레이로 일관했고 평정심을 유지했지만 팬들은 '안정적인 플레이'에서 흥미를 느끼지 못했다.

또한 종교도 스타성과는 거리가 멀었다. 캐스퍼는 30대 몰몬교로 개종한 이후 조용한 삶을 선호했다. 이후 캐스퍼는 자기 자서전의 이름을 '빅3(파머, 니클라우스, 게리 플레이어)와 나'라고 지을 정도로 그들의 그림자 속에서 대중으로부터 잊혀져갔다.

하지만 그의 라이벌이었던 니클라우스는 캐스퍼를 잊지 않은 모습이다. 그의 죽음 소식을 접한 니클라우스는 자신의 SNS에 "내 커리어에 있던 수많은 대회에서 리더보드를 바라봤을 때 나는 파머, 플레이어, 트레비노의 이름 대신 캐스퍼의 이름을 먼저 찾았다"며 애도를 표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사진 = (1966년 US 오픈 우승 당시) 빌리 캐스퍼 ⓒ 야후스포츠 캡쳐]

조희찬 기자 etwoods@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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