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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지 "700경기 출전, 모두에 소중한 기록

기사입력 2015.01.26 10:31

김형민 기자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전남 드래곤즈 골키퍼 김병지(45)는 1992년 9월 2일 울산 현대에서 데뷔전을 치렀고 올해로 프로 24년차를 맞았다. 그는 그동안 수많은 스토리를 만들어 냈다. 그 중에서 K리그 최고령 출전 기록과 최다 출전 기록이 단연 돋보인다.

태국 방콕에서 전지훈련을 하고 있는 김병지는 지난 24일 숙소인 SC 파크호텔에서 이번 시즌 각오를 밝혔다.

김병지는 지난해 11월 22일 상주 상무와의 경기에서 만 44세 7개월 14일의 나이로 골문을 지켜 은퇴한 신의손이 갖고 있던 역대 최고령 출전 기록을 갈아 치웠다. 가족을 위해 한 경기씩 뛰다보니 만들어진 대기록이었다. 김병지는 "우리 아이들에게 내가 골문을 지키는 모습을 보여 준 다음 은퇴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는데 아직까지 골키퍼 장갑을 끼고 있다"고 말했다.

김병지의 세 아들 태백(17), 산(14), 태산(9) 군은 모두 아버지처럼 축구를 한다. '살아 있는 전설' 김병지는 아이들에게 오히려 아버지의 축구인생을 의식하지 말라고 당부한다. 아버지로 인해 가질 수 있는 부담감을 걱정해서였다. 그는 "아이들에게 ‘네 인생을 살라’고 말한다. 나 때문에 부담감을 가져선 안 되기 때문"이라면서 "훌륭한 선수가 되기 전에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라고 가르쳐준다. 주위에서 우리 아이들에게 ‘아빠 같은 선수가 돼야지’ 하고 말하지 않았으면 좋겠다"며 솔직한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김병지는 2006년 신태용 축구 대표팀 코치가 갖고 있던 K리그 최다 출전 기록(401경기)을 깬 뒤 지난해 이를 679경기까지 늘렸다. 이제 21경기만 더 뛰면 700경기 출전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하게 된다. 이에 대해 그는 "최고령 출전 기록을 달성한 것도 기쁘지만 700경기 출전은 더 소중한 기록이라고 생각한다"면서 "K리그 스토리를 만드는 일이기 때문이다. 후배들에게 동기부여가 될 수 있을 "이라며 기대감을 보였다.

김병지의 뒤에는 철저한 자기관리가 있다. 이는 아직까지도 그라운드를 누비는 원동력이 됐고 K리그 역사에 길이 남을 대기록 수립을 앞둘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프로 데뷔 이후 줄곧 몸무게를 78㎏으로 유지하고 있다. 술과 담배는 입에 대지 않는다. 김병지는 지난 시즌엔 K리그에서 유일하게 전 경기를 풀타임 소화했다. 이는 체력뿐만 아니라 꾸준한 경기력이 뒷받침돼야 가능한 기록이다.

김병지는 농담반 진담반으로 이렇게 말했다. "앞으로 2년 동안은 자신이 있다. 하루는 후배 이종호(23)가 나에게‘병지 삼촌, 700경기가 아니라 777경기까지 뛰고 은퇴하세요’ 하고 말했다. 정말 777경기까지 한번 뛰어 볼까?”라며 웃음을 보였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사진=김병지 ⓒ 공동취재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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