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서프라이즈(애리조나), 나유리 기자] 올해 넥센 히어로즈의 스프링캠프에는 유일한 신고선수 신분인 선수가 있다. 바로 내야수 허정협(25)이다.
넥센 염경엽 감독은 한국시리즈가 끝나자마자 쉴 틈도 없이 대만행 비행기에 탑승했다. 대만에서 열리고 있는 넥센의 2군 마무리 캠프를 둘러보기 위해서다. 염경엽 감독의 목적은 단 하나. '싹이 보이는 유망주를 찾아보자.'
그리고 염경엽 감독의 눈에 들어온 3명의 선수가 있다. 투수 김해수와 김택현 그리고 유일한 야수 허정협이다. 염경엽 감독은 "지켜보니, 흡수력이 좋아 생각보다 빨리 늘 것 같은 선수"라고 평했다. 무엇보다 '염갈량'의 마음을 사로잡은 이유는, 가만히 있어도 뿜어져 나오는 허정협의 절실함이다. 염경엽 감독이 평소 모든 선수들에게 '언제나 절실함을 가지라'고 강조하는 만큼 허정협의 반짝이는 눈빛 속에서 가능성을 발견한 셈이다.
"절실함을 보고 스프링캠프에 꼭 데리고 가야겠다고 마음 먹었다"는 염경엽 감독은 "수비보다 공격력이 더 좋다. 멘탈도 튼튼하고 무엇보다 야구에 대한 간절함이 보인다"며 칭찬했다.
디지털 서울문화예술 대학교 출신 신고선수. 그의 모교는 냉정하게 말해 강팀도, 유명한 팀도 아니었다. 하지만 허정협은 그 팀에서 누구보다 눈에 띄는 선수였다.
근성있는 플레이가 눈도장을 찍었고, 팀내 신고선수로서 유일하게 스프링캠프에 합류하는 기쁨을 누렸다. 넥센에서 신고선수가 스프링캠프에 합류한 것은 2012시즌 서건창 이후 허정협이 처음이다.
-신인 지명을 못받고 신고선수로 입단하기까지 마음 고생이 많았겠다.
"우여곡절이 참 많았다. 넥센에 오는게 쉽지만은 않았는데, 1군 스프링캠프까지 따라오게 돼서 신기하고 어색하다. 캠프에 가게 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엄청나게 기뻤다(웃음)."
-대학때는 스스로 어떤 선수였다고 평가하고 싶나.
"열심히 했지만 잘하지는 못한 것 같다. 더 잘했어야 후배들에게도 좋은 기회가 많이 갔을텐데 잘하지 못해 아쉬웠다. 대학 생활에 후회가 남는다."
-넥센에는 어떻게 입단하게 됐나.
"프로에 지명을 못받아서 실망하고 있었다. 하지만 얼마 후 넥센 스카우트로부터 전화가 왔다. 넥센으로 와서 함께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더라. 당연히 '네. 알겠습니다'라고 답하고 신고선수 입단이 결정됐다."
-염경엽 감독이 마무리캠프에서 굉장히 눈여겨 봤다고 말했다.
"정말 열심히 했다. 다른 선수들과 같은 훈련을 했지만 절실히 하다보니 좋게 봐주신 것 같다. 뭐든지 100%로 했다. 1군 감독님이 오셨으니 더 보여주고 싶었다. 내가 가진 모든 것을 보여주고 싶었다."
-허정협이 가진 절실함의 이유는 무엇일까.
"나는 야구가 아니면 할 수 있는게 없다. 야구가 너무 좋다. 군 입대 할때도 잠시 그만뒀었는데 아무리 생각해봐도 야구가 없으면 안될 것 같았다. 정말 야구를 하고 싶었다."
-군대는 언제 다녀왔나.
"대학교를 다니다가 휴학을 하고 2010년에 현역으로 군 복무를 했다. 그래서 2년동안 야구를 하지 못했다."
-스프링캠프가 신기하다고 했는데, 무엇이 가장 신기한가.
"훈련 시스템 자체가 신기하다. 나는 처음 겪어보는 것이다. 신인이라 뭐든지 어색하기도 하고. 학교다닐땐 이렇게 나이 차이가 많이 나는 선배들이 없었기 때문에 어떻게 해야할지 모를 때도 있다."
-아마추어 대회 때문에 목동구장이 친숙하겠다.
"당연하다. 하지만 지금 당장 1군에 진입해 목동에서 뛰겠다는 욕심을 내지는 않겠다. 내 스스로 생각해도 조금 더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 프로의 경기를 해보지 못했기 때문에 부족한 점이 많다."
-2015시즌을 앞둔 각오.
"꼭 1군에서 오래 야구할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 다치지 않고. 다행히 매우 건강한 편이다(웃음)."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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