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재용 기자] 배우 이민호는 꽃미남이자 한류스타다. 그리고 팬 바보다. 그는 늘 팬들에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는다. 덕분에 생긴 강력한 팬덤은 그의 든든한 성장기반이 됐다. 하지만 '꽃보다 남자', '시티헌터' 등 여성 팬들을 위한 작품 때문인지 여성 팬들이 주를 이룬다. 그런 그가 액션 느와르 영화를 첫 주연작으로 남심마저 사로잡을 태세다.
오는 21일 개봉을 앞둔 영화 '강남 1970'은 1970년대 서울, 개발이 시작되던 강남땅을 둘러싼 두 남자의 욕망과 의리, 배신을 그린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이자 이민호와 김래원의 만남으로 기대를 모으는 액션 드라마다. 극 중 이민호는 강남 지역 개발 이권다툼에 뛰어든 종대 역을 맡아 꽃미남에서 거친 액션연기를 선보인다.
이민호의 연기변신은 관객의 눈을 번뜩이게 할 만하다. 초반 긴 장발을 한 넝마주이를 선보이더니 도끼를 들고 잔혹한 액션 연기도 서슴지 않는다. 엑스트라 150명, 물 800톤이 동원돼 일주일간 촬영했다는 대규모 진흙탕 신은 이번 영화의 백미로 손색없다.
이를 위해 이민호는 중국과 각종 지방 일정에 액션 팀을 동반해 틈틈이 준비했다. 그는 "두 달 정도 합숙하다시피 하면서 준비를 하려고 했지만 뜻대로 되지 않았다"는 말로 아쉬움을 토로했지만, 그의 파격 행보는 일단 긍정적이다.
"아직 치열하게 저희 영화를 나쁘게 말하는 분은 없어서 다행이에요. 저의 영화가 생각보다 잔인하다고 하시는데 저는 면역이 돼서 잘 모르겠어요(웃음). 아마 한국영화에서 도끼를 다루는 경우가 많이 없어서 더 인상 깊게 보시는 것 같아요. 표현방법이 세서 19금 판정을 받아 조금 아쉽기는 한데요. 감독님이 원하는 방향대로 영화가 잘 나온 것 같아요."
재벌집 꽃미남 이미지가 강했던 이민호는 호불호가 갈릴 수 있는 느와르 장르를 선택하며 확실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다. 그는 그간의 작품과의 차이점에 대해 "재벌 시절에는 물질적 고통이 없었는데 이번에는 정신적 고통까지 왔다"며 해맑게 웃어보였다. 그러면서 팬들에 대한 믿음을 함께 전했다.
"'꽃보다 남자' 때부터 저를 좋아했던 팬들은 인간 이민호를 알고 있기에 어떤 작품을 하든 존중해 주실 것 같았어요. 배우로서 팬들의 요구를 어느 정도는 맞춰야겠지만 어떤 작품이든 캐릭터를 어떻게 설득력 있게 소화하는지가 더 중요한 것 같아요. 팬들도 저의 선택을 존중해주지 않을까 싶어요."
특히 '강남1970'은 '말죽거리 잔혹사, '비열한 거리'에 이은 유하 감독의 거리 3부작 완결편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권상우, 조인성의 바통을 이어받은 이민호의 부담은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이민호는 비교가 아닌 자신만의 종대를 만들어 냈다.
"유하 감독님의 전작은 고등학교 때 봤어요. 그런데 그 밖에 다른 작품은 일부러 참고하지 않았어요. '꽃보다 남자' 때도 만화를 일부러 안봤고 '시티헌터'도 그랬어요. 원작이 있는 작품은 내가 생각하는 것이 투영돼야 어우러질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그것이 현대영화로 구현되는 과정에서 필요한 것 같아요."
이민호는 20대의 끝자락에서 자신의 첫 영화 주연작을 만났다. 이에 이민호는 "한 영화를 온전히 책임질 느낌이 나고 나이가 되면 영화를 하고 싶었다. 이를 20대 후반으로 잡았고 로맨스보다는 메시지가 있고 묵직한 영화를 하고 싶었다. 감독님이 1년 가까이 기다려 주셨다"는 말로 이번 작품의 선택 배경을 밝혔다. 그 어느 때보다 가장 남성적인 영화를 만난 이민호는 남성 팬들의 흡수를 기대하고 있다.
"이번 영화를 통해 남성 팬이 많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기존에는 남자 팬들이 아예 없다고 해도 될 정도에요(웃음). 남자들이 좋아하는 코드의 작품을 한 적이 거의 없었잖아요? 저 조차도 예전에는 말랑말랑 로맨스를 보면 오그라들고 그랬어요. 이번에야말로 남성분들이 좋아하는 영화가 될 것 같아요."
극 중 이민호는 강남 땅을 위해 치열하게 다툰다. 문득 이민호가 치열하게 가지고 싶은 것이 있는지 궁금했다. 이에 그는 또 한 번 팬들을 언급했다. 그는 끝까지 팬 바보였다.
"첫 영화 대박?(웃음). 어느 순간 물질적인 것에 관심이 없어졌어요. 사람들에게 사랑받는 것. 이성이나 사람들 관계에서의 마음들이 중요한 것 같아요. 특히 '상속자들' 이후에 크게 변했어요. 예전에는 팬들에게 '사랑한다'는 표현을 잘 못하는 투박한 남자였어요. 표현하는 게 쑥스러운 것이 아닌 당연한 건데도 말이죠. 아직도 표현을 잘은 못하는데 계속 시도할 생각이에요(웃음)."
조재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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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영화 '강남 1970' 이민호 ⓒ 엑스포츠뉴스 김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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