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사실 강제된 로테이션이었다. 그러나 울리 슈틸리케(61) 축구대표팀 감독은 한술 더 떴다.
슈틸리케 감독이 이끈 한국은 13일 호주 캔버라 스타디움에서 열린 쿠웨이트와의 2015 호주아시안컵 조별리그 A조 2차전에서 1-0으로 승리했다. 전반 35분 터진 남태희의 헤딩골을 끝까지 잘 지킨 한국은 2연승에 성공하며 사실상 8강 진출을 확정했다.
경기 한 시간 전 발표된 선발 라인업은 다소 충격적이었다. 앞서 슈틸리케 감독이 "축구는 11명이 하는 것이 아니라 23명이 한다"는 말을 통해 어느 정도 로테이션이 있을 것으로 예상은 됐지만 그 정도가 심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오만전과 비교해 선발 7명의 선수를 교체했다. 기성용과 박주호, 김진수, 장현수만 같은 선택을 받았을 뿐 전 포지션에 걸쳐 새롭게 출전하는 선수가 많았다. 이청용과 구자철, 손흥민, 김창수, 김진현은 크고 작은 부상으로 출전 명단에서도 제외했다. 슈틸리케 감독의 자신감과 배짱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이들을 모조리 제외한 그는 이근호와 남태희, 김영권, 김승규, 김민우 등 새롭게 기회를 줬다. 평가전도 아닌 공식대회에서 통과를 확정하지도 않은 경기에서 카드를 내밀기엔 상당히 대담했다. 평소 발을 맞추지 못한 이들은 경기 초반 조직력에 다소 문제를 보여줘 슈틸리케 감독의 도박이 실패할 법도 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주도권을 가져온 한국은 전반 35분 차두리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를 남태희가 헤딩골로 연결하면서 기선을 제압한 채 전반을 끝냈다.
슈틸리케 감독의 담대함은 계속됐다. 전반을 앞서면서 마무리했지만 공격 전개에서 어려움을 겪은 만큼 후반 시작과 함께 이명주를 불러들이고 조영철을 투입하면서 교체 카드를 빨리 활용했다.
후반 들어 밸런스가 무너진 대표팀이지만 상대의 중거리 슈팅이 골대를 맞고 나오는 행운이 겹치면서 무실점으로 경기를 마쳤고 슈틸리케 감독의 로테이션 카드는 승리로 끝을 내면서 플랜B로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사진=슈틸리케 감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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