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주영 ⓒ 엑스포츠뉴스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슈틸케호가 출범 이후 두 번째로 제로톱을 꺼내들었지만 좋은 인상을 남기는 데는 실패했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14일(한국시간) 암만 킹 압둘라스타디움에서 벌어진 중동 원정 평가전에서 요르단을 1-0으로 눌렀다.
슈틸리케호가 요르단을 잡을 창으로 선택한 것은 제로톱이었다. 이미 예고된 행보였다. 중동 원정을 앞두고 슈틸리케 감독은 이번에 활용할 공격 전형의 유력후보로 제로톱을 꼽은 바 있다. 타겟형 자원의 부재에 따른 차선책이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동국(전북), 김신욱(울산)의 부상에 대해 아쉬워하면서 "타겟형 스트라이커를 쓰는 전술과 제로톱 전술이 있는데 이번에는 후자만 쓸 수 밖에 없게 됐다"면서 "그렇다고 제로톱이 유일한 것은 아니다. 상황에 따라 적절히 전술을 다양하게 구사하겠다"고 덧붙이기도 했다.
예상대로 요르단전에 제로톱이 떴다. 틀과 구성이 바뀌었다. 우선 4-2-3-1에서 4-1-4-1로 변화했다. 지난 파라과이와의 평가전에서 보여줬던 4명이 서는 제로톱과 달리 이번에는 5명이 포진해 제로톱을 구현해야 했다.
공격 선봉도 바뀌었다. 파라과이를 상대로 조영철(카타르SC)이 가짜 원톱으로 깜짝 출전한 것과 달리 이번에는 박주영(알샤밥)이 모습을 드러냈다. 박주영은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의 아쉬움을 씻고 슈틸리케 감독의 눈도장을 받을 좋은 기회를 잡았다.
호흡과 박주영의 경기 감각 등 우려가 있던 상황에서 요르단전 제로톱은 밋밋했다. 강렬한 인상을 심어주기에는 매우 부족한 활약을 보였다. 특히 슈팅이 적었다. 크로스에 의존하는 단조로운 공격패턴이 자주 시도됐고 전반 34분 한교원(전북)의 득점 외에는 별다른 위협적인 찬스를 만들지 못했다.
후반전에도 양상은 같았다. 후반 4분 박주영의 슈팅이 몇 안되는 찬스 중 하나였다. 페널티박스 바깥 왼쪽에서 공을 잡은 박주영은 중앙으로 이동하면서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외면했다.
후반 60분을 넘어서면서 슈틸리케 감독도 판단이 선 모양새였다. 공격진을 교체하지 않던 슈틸리케 감독은 이 때부터 공격진을 조정하기 시작했다. 이청용과 손흥민이 나란히 들어가면서 공격에 활기를 넣었다. 후반 38분에는 손흥민이 적극적으로 때린 슈팅이 수비벽을 맞고 나오기도 했다.
결국 경기는 한국의 1-0 승리로 끝이 났다. 이날 첫 선택이자 시도였던 제로톱은 후반 중반까지 다소 아쉬운 인상을 남겼다. 후반 말미 구자철(마인츠) 등이 들어간 이후 좋은 모습을 보인 점은 위안이었다. 앞으로 슈틸리케호의 공격진 선택에 어떤 영향을 미칠 지 주목된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김형민 기자 sports@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