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회말 교체되며 고개 숙여 인사하는 헨리 소사(가운데) ⓒ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나유리 기자] 승리는 지키지 못했지만 헨리 소사(29,넥센)의 '삼성 공포증'을 깨기엔 충분했다.
넥센 히어로즈는 10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세븐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한국시리즈 5차전에서 2-1로 역전패 했다.
이날 넥센의 선발 투수였던 소사는 6⅓이닝 동안 무실점 호투를 펼쳤다. 삼진은 6개나 빼앗았다. 올해 정규시즌에서 소사는 삼성전 성적이 좋지 않았다. 올 시즌에는 3차례 등판해 '노 디시전' 평균자책점 6.00을 기록했다. 시즌 전체 평균자책점인 4.61에 비해 높고, 피안타율도 3할에 육박했다.
이는 KIA 타이거즈 소속이던 지난 2012~2013 시즌도 다르지 않았다. 2012년 4경기 1승 3패 평균자책점 4.32, 2013년에는 3경기 1승 1패 평균자책점 6.05로 시즌 전체 성적보다 삼성전 성적이 나빴다.
페넌트레이스의 상대 전적이 단기전에 적용되지 않을 확률이 크지만, 한국시리즈 첫 등판에서 소사는 '사자 공포증'에 시달리며 난타를 당했다. 불길한 예감이 적중한 것이다. 지난 5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2차전 선발로 나섰던 소사는 2⅔이닝 2피홈런 6실점으로 무너졌다.
홈런 2개를 포함해 6개의 피안타 중 장타가 5개로, 소사의 속구가 삼성 타자들의 배트 타이밍에 정확히 맞아 나갔다. 파울에 그친 타구들도 대부분 위협적이고 날카로웠다. 직구 스피드 역시 141~154km/h로 150km 중반 이상을 찍는 평소에 비해 다소 떨어졌었다.
나흘의 휴식 후 소사는 다시 한번 한국시리즈 등판 기회를 얻었다. 이번에는 '팀워크'가 돋보였다. 우익수 유한준이 3회부터 5회까지 매 이닝 호수비를 한 개씩 선물하며 실점 위기를 넘길 수 있게 해줬고, 배터리 호흡을 맞춘 포수 박동원도 소사가 흔들릴 때 마다 마운드에 올라가 냉정을 찾게 만들었다.
5회까지 좀처럼 터지지 않던 점수도 가장 중요한 순간에 나와 소사를 도왔다. 5회말 박헌도와 서건창의 안타로 기어이 선취점을 낼 수 있었고 소사의 승리 투수 요건을 만들어줬다.
넥센은 9회말 최형우에게 끝내기 안타를 허용하며 고개를 떨궜지만 소사의 호투는 충분히 빛났다. "넥센이 원한다면 내년에도 꼭 한국에서 뛰고싶다"던 그의 바람이 이뤄질 가능성도 더 커졌다.
나유리 기자 NYR@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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