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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왔다 장보리' 종영①] '왔다 장보리'는 어떻게 명품 막장극이 됐나

기사입력 2014.10.13 07:00 / 기사수정 2014.10.13 07:35

'왔다 장보리'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 MBC 방송화면
'왔다 장보리'가 대장정의 막을 내렸다 ⓒ M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MBC 주말드라마 ‘왔다 장보리’는 흔히들 말하는 막장드라마다. 출생의 비밀, 기억상실, 악녀, 복수, 자살시도까지 막장극의 요건은 다 갖췄다.

하지만 단순한 막장드라마라고 치부하기엔 섭섭하다. 초반부터 막장의 향기를 풍겼던 이 드라마는 배우들의 연기력과 중독성 넘치는 스토리에 힘입어 욕하면서 보는 드라마의 표본이 됐다.

12일 방송된 ‘왔다 장보리’ 마지막회에는 권선징악의 교훈이 담겼다. 강에 뛰어든 연민정(이유리 분)을 구하려다 물에 빠진 도 씨(황영희)는 딸 민정에 대한 기억을 잃었고, 3년 뒤 감옥에서 풀려난 민정은 국밥집을 운영하며 도 씨를 부양했다. 3년 뒤에도 변함없는 금실을 자랑한 보리(오연서)와 재화(김지훈)는 짜장면을 먹다 나란히 입덧하는 모습으로 쌍둥이 임신을 암시했다. 

결말도, 인기도 모두 해피엔딩이다. 김순옥의 마법은 또 한 번 통했다. 막장드라마의 지평을 연 '아내의 유혹'을 비롯해 '천사의 유혹', '다섯 손가락' 등을 집필한 김순옥 작가답게 중독성 있는 줄거리로 시청자를 끌어모았다.

사실 ‘왔다 장보리’는 잘 짜인 드라마는 아니다. 작품성을 논하기엔 부족하다. 우연의 남발과 개연성을 잃은 내용, 지지부진한 전개까지 엉성한 부분이 많았다. 질질 끌어오다 마지막 1회에서 모든 갈등이 해결되고 주인공들은 뻔한 해피엔딩을 맞았다.

그럼에도 시청률 40%에 육박하는 화제의 드라마가 될 수 있었던 까닭은 단순한 구조와 뚜렷한 선악구도로 남녀노소 가볍게 볼 수 있게 한 덕분이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갈등 구조가 선명해지면서 흡인력은 강해졌다. 중후반부터는 과거가 조금씩 탄로 남에도 거짓말과 악행을 일삼는 연민정의 모습이 주가 돼 긴장감을 높였다.  

옛 연인 문지상(성혁)에 의해 악행이 폭로된 민정의 모습은 대리만족을 느끼게 했다. 막장드라마보다 더 막장 같은 일이 벌어지는 현실에서 민정의 몰락은 보리에 감정이입한 시청자에게 쾌감을 줬다. 한복 소재와 주인공의 진짜 가족 찾기는 곁가지일 뿐 선한 사람은 성공하고 악한 사람은 몰락한다는 권선징악이 이 드라마의 주된 내용이었다.



코믹코드의 활용도 돋보였다. 내천(최대철)과 정란(우희진) 같은 코믹한 인물과 각종 패러디 대사가 눈에 띄었다. 심각하고 진지하기만한 드라마가 아닌 유쾌한 막장드라마로 타 막장들과 차별화했다. 마지막회에는 눈 밑에 점을 찍은 이유리가 민소희 선생님으로 1인 2역을 담당해 웃음을 안겼다.

배우들의 열연 역시 빛을 발했다. 악녀 이유리를 비롯해 타이틀롤 오연서, 황영희, 김혜옥, 비단이 김지영 등 아역부터 중년 배우들까지 탄탄한 연기력으로 몰입을 높였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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