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6 0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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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관상' 제작사 저작권 침해 다툼, 신의의 문제다

기사입력 2014.09.07 20:20 / 기사수정 2014.09.07 20:20

'관상' 포스터 ⓒ NEW
'관상' 포스터 ⓒ NEW


[엑스포츠뉴스=김유진 기자] KBS의 새 드라마 '왕의 얼굴' 제작에 대해 영화 '관상'을 제작한 주피터필름 측이 표절 논란을 제기, 법정 공방으로 이어지면서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왕의 얼굴' 제작사 KBS 미디어와 편성사 KBS, 주피터필름 측은 지난 5일 서울 중앙지방법원 동관에서 열린 1차 심의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밝혔다.

KBS 측은 "유사한 부분은 조선시대, 관상이라는 소재뿐이다. 사건 전개와 갈등 구조는 모두 다르다"고 주장했고, 주피터필름 측은 "2012년 우리와 드라마 제작 협상을 진행한 뒤 결렬됐음에도 당시와 동일한 제작진이 동일한 드라마 제작을 진행하는 것은 심각한 부정경쟁행위"라는 입장을 전했다.

이후 '관상' 측은 드라마 제작 논의 과정과 관련해 KBS 측과 나눈 녹취록과 이메일 등을 증거자료로 제출할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자 KBS 측은 이날 오후 공식 보도 자료를 통해 "주피터필름 측이 오늘(5일) 법원에 제출한 녹취록은 주피터 측과 KBS 관계자 사이의 대화가 아니다. 주피터 측의 제안을 KBS 측에 전달하고, KBS 측의 답변을 전해준 제3자(주피터와 일체의 고용관계가 없는 드라마제작사 직원)와 주피터 측의 녹취록일 뿐이다. 이 제3자를 '관상'의 관계자라고도 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KBS 관계자는 드라마 기획안을 받은 적이 없으며, 주피터 측에 드라마 제작 불가 입장을 분명하게 밝혔기 때문에 주피터 측의 저작권 침해 주장은 근거가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또 "주피터 측의 주장을 반박하는 충분한 답변 자료를 재판부에 제출했고, 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고 얘기하면서 향후 공판 결과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갈등의 시작은 지난달 25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날 주피터필름은 '왕의 얼굴'이 '관상'의 기획 일부분을 표절했다면서 제작 및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이후 KBS측은 "'왕의 얼굴'은 '관상'과 인물과 시대 배경, 플롯과 갈등 구조, 표현 방식 등이 전혀 다른 드라마다"라고 즉각 반박에 나섰다.

지난해 9월 개봉한 '관상'은 913만 명의 관객을 동원, 흥행에 성공했고, 이후 소설로도 출간돼 큰 인기를 모았다. '관상'의 드라마 화를 계획하고 있던 중 KBS가 관상을 소재로 다룬 '왕의 얼굴'을 제작한다는 사실을 접한 주피터필름 측은 난색을 표했다. 

'관상'이라는 큰 틀에서의 소재를 비슷한 시기에 이어 다루게 된 점이 문제를 일으켰다. '관상'이 개봉한 지는 이제 갓 1년이 지난 상황이다. 그만큼 대중의 뇌리 속에서도 '관상'이라는 소재를 다룬 드라마가 제작된다는 사실을 떠올렸을 때 영화 '관상'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도 무리는 아니다.

방송 관련 업계 쪽에서는 상도의라는 표현이 특히 자주 언급되곤 한다. 법적으로는 위배가 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업계 안에서는 지켜야 하는 일종의 묵시적인 규칙이다.


'관상'은 지난 6일 SBS에서 추석연휴 특선 영화로 편성돼 시청자를 찾아갔다. 이는 그만큼 흥행에 성공했고, 아직도 대중의 영향권에 존재한다는 것을 반증한 셈이다. 그런 면에서 KBS의 결정이 조금 더 아쉽게 다가온다. 일단 표절 논란에 휩싸였다는 사실만으로도 KBS의 이름에는 치명타가 됐다.

제작사 입장에서도 예상치 못한 논란에 휘말리면서 '관상'을 통해 다양한 콘텐츠 제작을 준비하려고 했던 계획에 차질이 생겼다. 최종적으로는 법원의 판결이 나올 때까지 기다려야 할 문제지만, 어떤 결론이 나든 양쪽 모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안게 됐다. 서로간의 신의가 깨져버린 것은 물론이다.

김유진 기자 slowlife@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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