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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근두근 내 인생' 송혜교, 33살 여배우를 말하다 (인터뷰)

기사입력 2014.09.07 18:22 / 기사수정 2014.09.08 10:11

박지윤 기자
배우 송혜교가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복귀했다. ⓒ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박지윤 기자] 2000년 드라마 '가을동화'로 청순가련한 '은서'를 연기했던 송혜교. 14년이 지나 송혜교가 한 아이의 엄마를 연기한다.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으로 오랜만에 한국 극장가로 컴백한 송혜교를 최근 삼청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송혜교 아닌 '아름이 엄마' 미라로….
3년 만에 만난 한국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


참 오랜만이다. 2011년 영화 '오늘' 이후 3년 만에 송혜교가 스크린으로 돌아왔다. 실질적인 상업 영화로는 '황진이' 이후 7년만이다. 작품을 너무 가리는 게 아니냐는 질문에 송혜교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본의 아니게 영화 공백이 길어졌네요. 한국 작품을 하고 싶다는 생각은 늘 갖고 있었는데 인연이 없었어요. 다작 하는 배우가 되고 싶은지만, 여배우가 선택할 수 있는 폭이 좁더라고요. 최근에는 어두운 캐릭터를 많이 해서 '두근두근 내 인생'을 선택했어요. 소재는 무겁지만 캐릭터는 밝잖아요? 그런 씩씩하고 발랄한 부분에서 매력을 느꼈어요."

'두근두근 내 인생'은 2011년 출간된 김애란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소설 속 대수와 미라가 배우 강동원과 송혜교로 캐스팅 됐다는 소식에 대중의 관심은 뜨거웠다. 국내 배우 중에서도 손꼽히는 미녀 미남 배우가 아니던가. '우리 아이는 세상에서 가장 특별합니다'라는 영화 카피를 두고 누리꾼들은 "당연한 거 아닌가? 부모님이 송혜교·강동원인데"라는 웃지 못할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제 입으로 말하긴 참 그런데….(웃음) 책에서 묘사되는 것처럼 아이돌 가수를 꿈꾸는 여고생이라면 끼도 많고 외모에도 관심이 많았겠죠. 그런 아이들이 17살에 눈이 맞아 아이를 가질 정도면 얼마나 예쁘고 잘생겼겠어요? 그러니까 둘이 좋아했을 테고. 그렇게 변명 아닌 변명으로 촬영 과정에서 맞춰갔던 것 같아요. 극 중에는 송혜교·강동원이 아니라 미라·대수로 보일 수 있도록 최대한 노력했어요."

송혜교의 말처럼, 극 중 송혜교에게서는 아름다운 여배우의 잔상은 전혀 남아있지 않다. 노메이크업에 가까운 얼굴로 세탁소에서 일하는 송혜교는 여배우가 아닌 그저 '아름이 엄마'였다. 송혜교는 "촬영 준비에 5분이 채 걸리지 않았다"며 "얼굴이 예쁘게 보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배우 송혜교가 엑스포츠뉴스와의 인터뷰에 앞서 촬영에 임하고 있다. ⓒ권태완 기자

'아름이' 실제로도 어른스럽고 과묵
원작 소설은 아직…"영화는 영화로 봐주시길"


사실 '두근두근 내 인생'의 실질적은 주인공은 송혜교도 강동원도 아니다. 극을 이끌어가는 중심에는 조로증에 걸린 아름이(조성목 분)가 있다. 송혜교는 "아름이를 돕는다는 생각으로 촬영에 임했다"며 "우리 영화에서 첫 번째는 무조건 아름이였다"고 말했다.

그만큼 아름이를 연기한 아역배우 조성목에 대한 언론에 관심도 뜨거웠다. 이재용 감독은 제작보고회에서 조성목 군을 '히든카드'로 지목하며 공개를 꺼렸다. 이 감독의 힌트는 '이번 작품을 통해 연기를 처음 하는 친구'라는 것뿐이었다.

"(조)성목이가 워낙 어른스럽고 과묵해요. 대본 리딩을 하는 데 첫 작품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만큼 잘해서 저도 많이 놀랐어요. 영화 스태프 말로는, 성목이가 가만히 있을 때는 강동원씨를 닮았고 웃을 때는 꼭 저를 닮았데요. 셋이 그림으로 너무 어울린다고 많이들 말씀하세요."

송혜교에게 원작 '미라'에 대해 묻자 의외의 대답이 돌아왔다. 아직 원작 소설 '두근두근 내 인생'을 읽지 않았다는 것이다. 송혜교는 "주위에서 영화 때문에 굳이 읽지 말라 충고했다"고 설명했다.

"원작 소설을 읽으신 분들이 상상했던 이미지가 있잖아요. 거기에서 많이 엇나간다면 어쩌지 같은 고민은 있었어요. 하지만 단순히 책과 비교하는 식으로 보시기 보다는 영화는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해주신다면 좋을 것 같아요. 이재용 감독님의 표현 방식에 따라 조금조금 달라질 수 있는 거니까요. 저도 혼란이 생길 것 같아서 아직 소설을 읽지 못했어요. 나중에 천천히 읽어보려고요."

배우 송혜교가 최근 불거진 '탈세 논란'에 대해 심경을 밝혔다. ⓒ권태완 기자

노희경 작가…'인생의 멘토'
탈세 논란 다시 한 번 '죄송'


송혜교가 '스타'에서 '여배우'의 타이틀을 얻은 것은 드라마 '그들이 사는 세상'(2008) 이후부터다. 노희경 작가를 만나 송혜교는 한껏 성숙해진 배우가 됐다. 지금도 송혜교는 노희경 작가를 인생의 멘토로 꼽는다.

"노희경 선생님 작품은 뭔가 쉬워 보이면서 결코 만만하지 않은 장면이 많아요. 지금도 '그들이 사는 세상'을 좋아해주시는 분이 많은데, 저도 그 작품에 대한 애착이 큰 것 같아요. 노희경 선생님과 지금도 자주 연락을 하는 편이에요. 따끔하게 충고도 해주시고 혼도 내주시고요.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고 있어요. 바빠서 연락을 못 드릴 때도 있지만, 선생님이 옆에 계시다고 생각하면 든든해요."

인터뷰 말미 송혜교가 무겁게 입을 뗐다. 세간을 떠들썩하게 만든 '세금 탈세 논란'에 대해 그녀는 "안 좋은 일이 생겨 죄송한 마음이 크다"며 말문을 열었다.

"어머니가 어렸을 때부터 항상 '흐르는 대로 살아라'고 말씀하셨어요. 제 것이 아닌 것에 욕심내기 보다는 오면 오는 대로, 가면 가는대로 그렇게 받아들이며 살았던 것 같아요. 그런데 이번 일로 인해 대중을 비롯해 영화관계자와 팬 여러분들께 너무나 큰 실망을 끼쳐드렸네요. 제 개인적인 일로 인해 영화에 피해가 가지 않을까 마음이 무거워요. 앞으로도 기부 활동은 계속 이어갈 생각입니다. 기부에 대해서도 좋지 않게 보시는 분들이 많으신 것 알고 있어요. 제가 다 받아들여야 할 부분입니다. 앞으로도 늘 열심히 살아야죠."

중학교 3학년에 데뷔한 송혜교는 어느덧 33살의 여배우가 됐다. '요즘은 피부 관리를 하지 않으면 살이 처진다'며 너스레를 떠는 송혜교지만, 누가 보더라도 아름답고 빛이 난다. 송혜교에게 앞으로의 꿈을 물었다.

"큰 꿈은 없어요. 그때그때 인연이 되는 작품을 열심히 하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행복하게 즐기고. 그러다 인연이 닿는 작품에 또 열심히 매진하고. 그렇게 시간이 흐르는 게 인생 아닐까 싶어요."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박지윤 기자 jyp9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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