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게 먹고 크게 잃는 두산, 번트 작전 안 통한다

[엑스포츠뉴스=임지연 기자] 좀처럼 해답을 찾지 못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가 후반기 들어서도 반전을 만들지 못하고 7위까지 쳐졌다.

두산은 15일 목동구장에서 열린 2014 한국야쿠르트 세븐프로야구 넥센과의 시즌 최종전에서 2-8로 패했다. 4위 롯데에 1경기 뒤진 상황에서 넥센을 만났던 두산은 아쉬운 2연패를 추가했다. 롯데와의 격차는 2경기차로 벌어졌다.

올시즌 두산의 ‘방패’는 최하위권이다. 넥센과의 주중 2연전을 치르면서 두산의 팀 평균자책점은 8위(5.93)까지 떨어졌다. 5월부터 흔들린 선발진은 아직도 안정세에 접어들지 못했고, 시즌초 든든하던 불펜도 지는 경기 이기는 경기 가리지 않고 나서면서 힘이 빠졌다.

냉정하게 얘기해서 ‘지키는 게’ 어려운 상황이다. 1점을 얻으면 언제 2점을 내줄지 모르는 상황이다. 승리를 위해선 단점인 방패를 극복해야 하는데, 그러려면 상대보다 더 많은 점수를 뽑아야 한다.

그런 점에서 잦은 번트 시도는 아쉽게 다가온다. 팀 공격을 소극적으로 만들고 있다. 결과론적인 비판일 수 있으나 아웃카운트 1개를 내주고 주자를 진루시켜 얻는 1점으론 승리까지 닿기 어려워 보인다.

두산은 8월 8경기에서 2승(6패-승률 0.250)을 기록 중이다. 첫경기 1일 대전 한화전. 두산은 3회 연속 볼넷을 얻은 뒤 상대 선발이 흔들림에도 7월 가장 뜨거웠던 타자 민병헌에게 희생 번트를 시도해 주자를 진루시켰다. 이어 터진 오재원의 적시타로 2점을 얻었다. 번트 작전은 성공으로 보였다. 그러나 두산은 곧바로 이어진 3회말 대거 4점을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3일 경기에서는 0-1로 뒤진 3회 허경민의 2루타와 정수빈의 희생번트를 묶어 1사 3루를 만든 뒤 민병헌의 희생 플라이로 1-1을 만들었다. 그러나 6회 스리런을 맞고 패했다.

두산은 넥센을 상대로 8월에만 네 번 패했다. 두산은 올시즌 넥센과 16경기를 치르며 4승(12패)을 얻는 데 그쳤는데, 무려 101실점을 내줬고 82점을 뽑아냈다. 10경기에서 홈런 30개를 얻어맞았다. 그중 박병호에게 맞은 홈런만 10개. 언제든 한 방을 때릴 것만 같은 넥센 방망이는 당연히 투수들에게 부담스럽다. 에이스 더스틴 니퍼트마저 넥센전 평균자책점은 8.25로 높다. 노경은(9.88), 윤명준(8.44), 이현승(9.00) 등도 부진했다. 마무리 이용찬(5.40)은 올시즌 피홈런 2개 모두를 넥센전에서 허용했다. 한 점을 얻어도 언제 두 점을 뺏길지 모른다.

넥센과의 최종전인 15일 경기에서도 ‘1점 얻는’ 작전은 결과적으로 통하지 않았다. 두산은 1회 선두타자 민병헌의 2루타로 찬스를 잡았다. 이어 후속 박건우가 희생번트를 댔고 김현수의 희생 플라이 때 1점을 얻었다. 결과론일 수 있으나 오재영은 주자 2루시 피안타율이 4할2푼까지 높은 투수다. 더군다나 시작부터 장타를 맞았으니 쫓기는 쪽은 오재영이었다. 그러나 두산은 1회 번트로 1점을 얻는 데 그쳤고, 곧바로 1회말 3점 내주며 역전을 허용했다.

두산은 2회초 반격 기회를 잡았다. 오재원의 2루타와 이원석의 볼넷으로 무사 1,2루 찬스를 만들었다. 이때 다시 번트 작전을 펼쳤다. 그러나 후속 최재훈이 댄 번트가 투수 앞으로 흘러 1사 1,2루가 되며 아웃카운트만 늘어났다. 이어 김재호의 병살타로 점수를 얻지 못했다. 결국 두산은 홈런 4방을 얻어맞고 2-8로 패했다.

번트는 1점이 필요한 상황에서 가장 쉽게 나오는 작전이다. 그러나 지키는 힘이 떨어진 두산에겐 1점보다 많은 점수가 필요해 보인다. 최근 송일수 감독은 "팀 타격 페이스가 올라고 오고 있는 시점"이라고 했다. 그러나 잦은 번트 시도가 오히려 ‘타격의 팀’ 두산 공격력의 발목을 잡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임지연 기자 jylim@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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