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너가 12일 데뷔 앨범으로 그들의 음악을 선보였다. ⓒ YG엔터테인먼트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데뷔가 확정되고 긴 시간 동안 준비 작업을 걸쳤던 위너(WINNER)가 음원 차트를 휩쓸며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다. YG엔터테인먼트 신인 그룹으로서의 기대를 충족시킬 만한 성적이다. 특히 위너의 데뷔 속에는 YG의 음악적인 변화가 담겨 있어 눈길을 끈다.
위너는 12일 0시 음원사이트를 통해 데뷔 앨범 '2014 S/S'을 발표했다. 더블 타이틀곡 '공허해 '컬러링'은 실시간 음원차트 정상을 차지하고 있으며, 수록곡 '끼부리지마' '걔 세' '고백하는거야' 등도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올여름 다수의 그룹들이 컴백하며 기대를 받았지만, 이 같은 '차트 줄세우기'를 찾아보긴 어려웠다.
위너의 성공적인 데뷔의 밑바탕에는 'YG스럽지 않은 YG 음악'이 있었다. 최근 YG는 빅뱅, 2NE1을 중심으로 과거부터 이어져 내려온 강한 힙합 색채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위너는 선배 가수들과는 다른 길을 선택했다. 다섯 명의 청년들이 감성적인 분위기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것이다.
'공허해'는 이별 후 공허함을 담아낸 힙합곡으로 송민호가 작사에 참여했다. 애달픈 기타 리프를 주축으로 곡의 몽환적인 느낌을 살렸다. 또 '컬러링'은 강승윤이 메인 프로듀싱한 곡으로 강승윤, 송민호, 이승훈 세 멤버가 작사에 함께했다. 떠나간 연인의 목소리 대신 울리는 컬러링에 애절함을 표현한 곡으로 위너 멤버들의 넓은 감정폭을 한껏 느낄 수 있다.
앞서 양현석 YG 대표는 위너의 데뷔 론칭쇼에서 "기존의 YG 가수들은 힙합 이미지가 굉장히 강했다. 같은 남자 그룹을 데뷔시키면서 가장 큰 고민은 선배그룹과 비슷한 그룹을 만들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위너는 서정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그는 특히 "아이들을 키우면서 형들의 옷을 물려주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했다"면서 "앞으로 위너는 준비했던 시간보다 더 치열한 과정을 겪어야 한다. 위너 멤버들이 안주하지 않고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옆에서 돕겠다"고 설명했다.
위너는 1년여 동안의 고민 끝에 그들만의 색채를 찾은 듯하다. 아직 모든 것을 판단하기에는 무리가 따르지만, 현재까지의 행보는 긍정적으로 해석할 만하다.
YG의 음악적 변화는 올해 초부터 감지됐다. 'K팝스타' 출신 악동뮤지션은 지난 4월 어쿠어스틱 사운드로 독특한 시선으로 바라보는 세상을 그린 음악을 내놓았다. 악동뮤지션의 데뷔 앨범 'PLAY(플레이)'에는 'Give Love(기브 러브)' '200%' '얼음들' 등 잔잔하지만 경쾌한 음악으로 많은 사랑을 받았다. 악동뮤지션 역시 '차트 줄세우기'로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어 태양은 6월 정규 2집 'RISE'로 장기간 차트를 휩쓸었다. 타이틀곡 '눈,코,입'은 피아노 연주가 중심이 되는 비교적 단촐한 악기 구성으로 듣는 이의 마음을 울리는 노래다. 소속사 아티스트들의 커버 행진의 영향도 있었지만, 화려한 음악과 안무를 내려놓은 태양의 '눈,코,입'에 대한 좋은 반응은 계속됐다.
위너의 음악적 색채는 악동뮤지션과 태양보다 어쩌면 더 큰 의미가 있는 것일 수 있다. 악동뮤지션은 'K팝스타'에서부터 보여줬던대로 그들의 방향성을 잃지 않은 것이며, 태양은 빅뱅 활동 외에 자신의 역량을 표출하기 위한 앨범으로 풀이되서다. 반면, 위너는 YG에서 다분히 의도를 가지고 데뷔를 준비해온 그룹이다. 이들의 데뷔 앨범은 앞으로의 YG의 모습을 짐작하게 한다.
또 위너의 데뷔 전, 2개월 간격으로 등장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낸 악동뮤지션과 태양의 활약은 YG로서는 위너의 데뷔에 자신감을 갖게되는 계기가 됐었던 것으로 보인다.
양 대표가 강조하듯 위너의 데뷔 앨범은 온전히 새로운 것만은 아니다. 그에 앞서 두 아티스트들을 통한 실험과 열렬한 환호가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기도 하다. 위너가 악동뮤시션과 태양이 단단하게 쌓아올린 새로운 'YG표 감성'을 이을 수 있을지 그들의 행보에 관심이 모아진다.
위너는 악동뮤지션과 태양의 서정적인 분위기를 물려받은 듯 보인다. ⓒ 엑스포츠뉴스 DB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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