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5 18: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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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예능 꼼수편성, 시청자를 기만하는 행위다

기사입력 2014.07.24 06:50 / 기사수정 2014.07.24 13:18

방송 3사가 시청률을 위해 주말 예능프로그램 시간을 앞당겨 방송하는 변칙 편성을 행하고 있다 ⓒ KBS, MBC
방송 3사가 시청률을 위해 주말 예능프로그램 시간을 앞당겨 방송하는 변칙 편성을 행하고 있다 ⓒ KBS, MBC


[엑스포츠뉴스=김현정 기자] 일요일 저녁 예능 프로그램 시간대는 시청률 전쟁터다. 전쟁터에서 승리하기 위해 지상파 3사(MBC, KBS, SBS)가 원래의 시간보다 앞당겨 방송을 내보내는 방법을 택하고 있다.

MBC는 27일 방영되는 MBC '일밤-아빠 어디가, 진짜 사나이'를 기존 편성 시간에서 10분 앞당긴 오후 4시에 시작하기로 했다. 광고 시간을 포함해 기존 225분에서 235분으로 늘어났다. 종료 시간은 기존과 같은 오후 7시 55분이다.

MBC의 이러한 결정은 KBS 2TV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가 지난주 편성표를 통해 고지한 오후 4시 10분보다 7분 이른 오후 4시 3분에 방송한데 따른 맞대응 편성 전략에서 나온 것이다. KBS는 이전에도 정해진 편성 시간과 다르게 방송해 꼼수 편성 논란의 불을 지핀 바 있다.

동시간대 방송되는 예능보다 먼저 시작할수록 시청자 선점에 유리하다. 실제로'일밤'은 최근 3주 연속 '해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에 동시간대 1위 자리를 내줬다. 가장 최근인 20일 방송분에서는 9.1%를 기록, '해피선데이'(12.7%)와의 격차를 좁히지 못했다.

일요일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지만 각 방송사의 지속적인 확대 편성과 변칙 편성은 씁쓸함을 안기고 있다. 과거 오후 6시 경에 방송되던 3사 예능프로그램은 현재 오후 4시까지 앞당겨졌다. 방송이 시작된 지 모르고 뒤늦게 채널을 돌린 시청자로서는 황당할 수밖에 없다.

물론 방송사 입장에서 변칙 편성은 어쩔 수 없는 선택일지 모른다. 시청률이 광고 수익과 직결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예능프로그램의 시청률이 높을 경우 이어지는 뉴스와 주말극까지 시청률 후광효과를 누릴 수 있다.

하지만 서로간의 암묵적인 룰을 깨고 방송시간을 무분별하게 늘리는 것은 제작진과 시청자 모두에게 피로감을 주는 일이다.

무엇보다 편성표는 방송사와 시청자 사이의 약속이다. 단순히 시청자의 이목을 끌기 위해 편성을 예고 없이 변경하는 것은 시청자를 얕잡아 보는 행위다. 방송을 앞당기는 꼼수가 통할 거라는 발상 역시 콘텐츠를 소비하는 시청자를 낮게 보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악순환은 반복되기 마련이다. 시청률 때문에 너나 할 것 없이 시간을 앞당기는 행동은 누가 봐도 졸렬한 싸움이다. KBS가 빌미를 제공했지만 이에 맞서 맞불작전을 펼치는 MBC 역시 바람직하다고 볼 순 없는 이유다.

각 방송사는 변칙 편성이 어쩔 수 없는 선택이라 말하기 전에 콘텐츠의 질을 높이려는 노력을 먼저 해야할 필요가 있다.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높이는 것보다 편성 꼼수에 치중한다면 자승자박의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방송사 서로가 매끄러운 합의를 통해 정정당당한 경쟁을 벌여야 될 터이다.


MBC 예능국 관계자는 엑스포츠뉴스에 "시청률 경쟁이 거의 막바지에 왔다고 본다. 더 이상 늘리지는 못할 것 같다"면서 "'일밤'은 이번 주 일요일에만 오후 4시로 앞당겨 방송한다. 비판적인 기사들이 나오다보니 제작진 입장에서도 부담스럽다. 무리하지 않은 방향으로 나아가려 한다. 3사가 편성 시간과 관련해 합의에 도달했으면 한다"고 밝혔다.

김현정 기자 khj3330@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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