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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일의 '임대생 신화'는 이미 시작됐다

기사입력 2014.07.16 23:13 / 기사수정 2014.07.17 10:34

김형민 기자
포항의 임대생 강수일이 연장 후반 종료직전 동점골을 넣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권태완 기자
포항의 임대생 강수일이 연장 후반 종료직전 동점골을 넣고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고 있다 ⓒ 엑스포츠뉴스=권태완 기자


[엑스포츠뉴스=서울월드컵경기장, 김형민 기자] K리그에도 임대생 신화가 등장할까. 포항 스틸러스의 강수일이 쾌조의 컨디션으로 새로운 스토리를 써내려가고 있다.

황선홍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1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 하나은행 FA컵 16강전에서 승부차기까지 가는 접전 끝에 FC서울에 승부차기 패했다. 이로써 8강행 티켓은 물론, FA컵 3연패 도전도 실패로 돌아갔다.

강수일도 출격했다. 포항에서 최근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는 이중 한 명이었다. 이번 서울과의 FA컵도 유효했다. 강수일의 맹활약 등 좋았던 장면들은 포항에게는 아쉬움으로 남았다.

강수일은 지난 주말 열린 동해안더비에서는 2개의 도움을 기록하면서 울산 현대 2-0 완파의 선봉에 섰다. 조짐은 전반기 말미부터 보였다. 4월 임대생으로 포항 유니폼을 입었던 강수일은 서서히 팀 색깔에 적응하면서 특급 날개로 자리매김했다.

출발은 좋지 않았다. 임대 초기 강수일은 포항 특유의 패스 축구를 이어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 적응기가 필요했다. 스스로 절치부심했던 강수일은 점점 달라졌다. 간결한 패스를 장착했고 특유의 탄력성과 개인기 등이 빛을 발하면서 포항 공격의 중요 인물로 부각됐다.

지난 7년 간의 아쉬움을 이겨낸 맹활약이 됐다. 올시즌 강수일은 프로 8년차를 맞이했다. 2007년 인천에서 데뷔한 이래 인천 유나이티드와 제주 유나이티드를 차례로 거쳤지만 뚜렷한 인상을 남기는 데 실패했다. 포항으로의 임대는 모든 것을 바꿔놨다. 포항의 날개로 활기를 불어 넣으면서 제 기량을 과시하고 있다.

이번 서울과의 경기 역시 그랬다. 강수일의 다리는 살아있었다. 오른쪽 날개로 출격해 서울의 왼쪽을 자주 파고들었다. 좋은 슈팅들도 선보였다. 전반 16분 강수일은 골문 왼편까지 빠르게 침투해 빠른 오른발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높이 빗나갔다. 적절한 패스 연결은 팀이 소유권을 유지하는 데 도움을 줬다. 전반 28분 강수일은 상대 수비의 태클을 잘 피하면서 안전하게 공을 돌리는 데 성공했다.

후반전에도 그라운드를 정횡무진 누볐다. 후반 3분 후방에서 연결된 패스를 따라 골문 앞으로 움직인 강수일은 골키퍼와 맞딱뜨렸다. 순간 다리를 높게 들어 공을 높이 띄우면서 키를 넘기는 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안으로 향하지 못했다.

경기는 막바지 난타전을 띄었다. 후반 종료 직전 윤주태가 동점골을 터트리면서 경기를 연장전으로 이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한 골씩을 주고 받았다. 서울의 고광민이 골을 터트리면서 포항은 패색이 짙었지만 강수일이 다시 8강행 희망을 살렸다.

경기 종료 직전 강수일의 슈팅이 골문 오른쪽 구석을 정확히 찌르면서 양 팀은 승부차기에 돌입해야 했다. 결국 포항은 서울 골키퍼 유상훈의 선방과 골대 불운 등으로 패배를 받아들여야 했다.


김형민 기자 khm193@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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