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축구의 성지' 마라카낭의 주인공은 누구일까.
독일과 아르헨티나가 오는 14일(한국시간)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 위치한 마라카낭 경기장에서 대망의 2014 브라질월드컵 결승전을 치른다.
이번 대회 팀으로 가장 완벽한 모습을 보여준 독일과 리오넬 메시가 손잡고 끌고 올라온 아르헨티나의 대결은 월드컵의 대미를 장식할 최고의 카드다.
남미 축제? 브라질 지는 것 못 봤어?
브라질을 7-1로 대파하는 모습을 보고도 독일의 월드컵 우승을 믿지 못할 사람은 없다. 가장 큰 예로 해외 도박사들은 일제히 독일의 우승을 기정사실화 하고 있다. 윌리험힐과 비윈, bet365 등 유명 베팅업체들은 아르헨티나보다 독일에 낮은 배당률을 책정하며 독일 우승을 기다리고 있다.
약점이 없다. 이번 대회 가장 완벽한 공수 밸런스를 보여주는 독일이다. 마땅한 원톱이 없다는 우려도 월드컵 최다골 신기록을 작성한 미로슬라프 클로제의 존재로 사라졌다. 클로제가 없으면 또 어떤가. 토마스 뮐러와 메수트 외질, 마리오 괴체 등 다재다능한 2선 자원으로 제로톱을 쓰면 된다.
대회 초반 필립 람을 수비형 미드필더로 쓰며 비판을 받았던 독일은 요하임 뢰브 감독이 이를 수용, 사미 케디라를 적극 기용하며 완벽한 중원의 모습을 갖췄다. 허리가 강하다던 프랑스와 브라질을 어려움 없이 잡아낸 데엔 미드필드 싸움의 우세가 자리했다.
람이 제자리로 돌아간 수비는 빈틈이 보이지 않고 이를 뚫었다고 해도 마누엘 노이어가 버티고 있다. 독일을 공략할 틈을 찾을 수 없다.
이렇다보니 독일이 가장 걱정하는 것은 전력이 아닌 징크스다. 독일에 유일하게 웃어주지 않는 부분은 개최 대륙 징크스다. 80년 월드컵 역사에서 개최 대륙의 국가가 우승하는 일은 비일비재했다.
특히 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렸던 7번의 월드컵에서 남미 국가가 우승을 놓쳤던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결승전 상대가 남미의 아르헨티나인 점이 걸리는 대목이다.
그래도 독일은 개최국 이점의 브라질을 완파했다. 경기장이 노랑 물결도 도배가 됐어도 전차군단의 질주는 멈추지 않았다. 아르헨티나의 10만 대군이 하늘색 물결을 만들어도 독일이 겁을 내지 않는 이유다.
메시는 독일-펠레-마라도나와 싸운다
독일이 팀이라면 아르헨티나는 개인이다. 경기를 치를수록 수비 조직력이 올라오는 아르헨티나지만 공격은 여전히 답답하다. 앙헬 디 마리아의 부상 회복이 어디까지 진행됐는지 모르는 입장에서 결국 해결사는 메시다.
메시는 기대 이하의 아르헨티나를 혼자서 결승까지 끌고 올라왔다. 조별리그에서 3경기 연속골을 터뜨리며 토너먼트에 진출시킨 메시는 이후 공격포인트는 사라졌지만 여전히 그라운드에서 존재감을 폭발하고 있다.
이제 전설까지 한 경기 남았다. FC바르셀로나에서 이룰 수 있는 모든 것을 달성한 메시는 유일한 흠 월드컵을 손에 쥘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소속팀 활약 만으로도 역대 최고라 평가되는 펠레(브라질), 디에고 마라도나(아르헨티나)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메시로선 월드컵만 들면 역대 최고 반열에 올라선다.
국내는 물론 해외까지 결승전을 '메시의 대관식'으로 표현하고 있을 만큼 모든 시선이 메시의 발로 향한다. 메시는 마라도나가 28년 전 그랬듯 결승전에서 독일을 무너뜨려야 한다.
16강부터 침묵한 메시의 발이 다시 뜨거워지면 아르헨티나는 참 오래 걸린 28년의 우승 열망을 품과 동시에 새로운 황제의 등극을 기뻐할 수 있다. 그것도 숙적 브라질 땅에서 말이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