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제의 신기록, 브라질의 자존심을 죽였다

[엑스포츠뉴스=조용운 기자] '역사의 사나이' 미로슬라프 클로제가 터뜨린 골은 한 골이었다. 그러나 이 한 골은 그 어떤 득점보다 값졌고 브라질의 창대한 역사를 어둠으로 물들이기에 충분했다.

독일은 9일(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벨루오리존치에 위치한 미네이랑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과의 2014 브라질월드컵 준결승전에서 7-1로 승리했다.

유럽과 남미를 대표하는 두 팀의 만남으로 한 치 앞을 예상할 수 없는 명승부가 펼쳐질 것으로 보였지만 경기는 전반 30분도 안 돼 독일이 5골을 폭발하며 싱겁게 끝났다.

경기장이 온통 노랑 물결로 뒤덮였지만 독일은 차분하고 단단하게 개최국 브라질을 침통에 빠뜨렸다. 쐐기골은 클로제의 몫이었다.

토마스 뮐러의 선제골로 1-0으로 앞선 전반 23분 클로제는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골을 성공시켰다. 상대 수비의 실수를 틈타 문전으로 침투한 클로제는 토니 크루스의 패스를 받아 브라질의 골망을 갈랐다.

역사적인 골이었다. 지난 2002 한일월드컵을 시작으로 독일의 최전방을 책임져 온 클로제는 경기 전까지 통산 15골을 기록하고 있었다. 호나우두(브라질·은퇴)와 함께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던 클로제는 이 골로 호나우두를 따돌리고 월드컵 최고 킬러로 등극했다.

축구에 있어 자존심이 상당한 브라질로선 용납할 수 없는 골이었다. 자신의 영웅인 호나우두가 역사의 뒷편으로 사라지는 순간이었다. 하필 호나우두의 후예들이 영광을 지켜내지 못했다는 자책감도 들었을 실점이었다.

클로제의 한 방은 단순히 스코어가 벌어지는 것 이상의 타격을 브라질에 입혔다. 자존심이 무너진 브라질은 불과 3분 뒤 내리 2골을 실점했고 전반에만 5골을 내주면서 일찌감치 결승행 티켓을 독일에 넘겨줬다.

조용운 기자 puyol@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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