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레아 피를로가 남다른 클래스를 선보였다. ⓒGettyimages/멀티비츠
[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경쾌한 움직임도 아니었다. 조용한 흘림 한번이었지만 클래스는 남달랐다.
이탈리아 축구의 중심 안드레아 피를로가 진가를 재입증했다. 이탈리아는 15일(한국시간) 브라질 마나우스의 아레나 아마조니아 경기장에서 열린 브라질월드컵 D조 조별리그 1차전에서 잉글랜드를 2-1로 제압했다.
이날 이탈리아의 심장은 피를로였다. 예상했던 결과였다. 체사레 프란델리 감독 부임 이후에도 피를로는 이탈리아 중원의 가장 중심에 자리 잡으면서 팀의 패스 배급을 도맡아왔다. 이번 경기도 그랬다. 다니엘 데 로시 등과 호흡을 맞춘 피를로는 관제탑으로 활약했다.
경기내내 피를로가 움직인 여운은 남달랐다. 중앙에서 정확한 패스를 배급하면서 잉글랜드의 압박을 풀어내는 데 크게 기여했다. 이날 활약의 백미는 패스를 흘러주는 움직임이었다.
인상깊은 장면은 전반 35분에 나왔다. 코너킥이 주어졌다. 이탈리아는 곧바로 연결하지 않고 가까운 곳으로 짧게 패스했다. 패스는 두세명의 발을 거쳐서 페널티박스 바깥 정면으로 연결됐다. 피를로가 받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 피를로는 공을 향해 침투하다 잡지 않고 뒤로 흘렸다. 기다리고 있던 클라우디오 마르키시오가 한번 잡은 뒤 정확한 오른발 중거리포로 선제골을 터트렸다.
단순히 흘림 하나였지만 선제골 장면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했다. 동료의 움직임과 위치를 간파한 피를로의 지능적인 움직임이 만들어낸 하나의 걸작이었다.
이후에도 피를로의 발 끝은 예리했다. 전반 45분에는 특유의 패싱력이 발휘됐다. 피를로의 침투패스는 골문 부근 혼전상황을 야기했다. 그 사이 공을 잡은 마리오 발로텔리가 로빙 슈팅을 시도했지만 마지막 순간 필 자기엘카가 헤딩으로 걷어냈다.
후반 막바지까지 피를로의 패스 향연은 이어졌다. 중원에서 좌우로 정확한 패스를 시도하면서 경기막바지 이탈리아 공수를 조율했다. 후반 추가시간에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라힘 스털링의 파울을 유도하기도 했다. 이어진 프리킥에서는 무회전 프리킥이 크로스바를 맞혔다.
피를로의 활약과 함께 이탈리아는 2-1 승리를 거머쥐었다. 후반 5분 마리오 발로텔리가 결승 헤딩골을 터트리며 팀에 대회 첫 승을 안겼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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