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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는 빛나고, 팬은 꿈꾸다'…20주년 드림콘서트(종합)

기사입력 2014.06.07 22:32 / 기사수정 2014.06.09 06:58

한인구 기자
20주년을 맞은 '드림콘서트'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위쪽부터 소녀시대, 엑소. 김한준 기자
20주년을 맞은 '드림콘서트'가 성황리에 개최됐다. 위쪽부터 소녀시대, 엑소.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한인구 기자] 가수들은 팬들이 있기에 빛을 발한다. 팬들은 스타들을 보며 꿈을 꾼다. 20주년을 맞은 '드림 콘서트'에서는 팬과 스타가 하나되어 여름의 길목에서 뜨거운 축제를 만들었다. 성인이 된 '드림콘서트'는 여전히 팬들과 함께 숨 쉬고 있었다.

사단법인 한국연예제작협회가 주최하고 문화체육관광부가 특별후원하며, 올해 20주년을 맞은 '힘내라 대한민국 2014 드림콘서트'가 7일 오후 6시 서울 마포구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렸다.

공연 시작 한 시간 전부터 공연장 주변에는 중·고등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팬들이 거리를 빼곡히 채웠다. 화장으로 하얗게 여드름을 가린 여학생들은 멀리서 보이는 친구들의 이름을 부르며 반갑게 인사했다.

남학생들도 얼마 되지 않은 숫자였지만, 삼삼오오 모여 공연을 기다렸다. 부모님과 함께 콘서트장에 발걸음 한 어린 팬들도 눈에 띄었다. 이들의 부모들은 공연장의 약도를 천천히 살펴보며 아이들과의 주말 나들이에 공을 들이는 듯했다.

매표소 근처에는 팬들이 직접 만드는 무대도 진행됐다. 열댓 명의 팬들은 2NE1의 '멘붕' 등의 노래에 맞춰 자신이 좋아하는 가수들의 안무를 그대로 재연해 냈다. 길거리에 꾸며진 무대였지만 열정 만큼은 그 누구에도 뒤지지 않았다. 지나가던 관객들도 잠시 눈을 멈추고 한곡 한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보냈다.

'드림콘서트'에서는 뜻깊은 무대가 마련돼 더욱 의미있는 자리가 됐다. 왼쪽부터 강인, 백진희, 은혁, 윤한, 바다, 정은지. 김한준 기자
'드림콘서트'에서는 뜻깊은 무대가 마련돼 더욱 의미있는 자리가 됐다. 왼쪽부터 강인, 백진희, 은혁, 윤한, 바다, 정은지. 김한준 기자


이번 '드림 콘서트'에서도 가수들을 응원하는 형형색색의 풍선이 눈길을 사로잡았다. 경기장 2층과 3층 객석 사이에는 팬들이 공들여 만든 '포미닛아…어디있니…' '날 가슴뛰게 한 최고의 소시' '폭주하는 일곱 악당 블락비' 등 재밌는 응원 현수막이 자리해 '드림 콘서트'에 출연하는 스타에게 힘을 실어줬다.

축구 경기장 측면에 설치된 무대에는 두 개의 대형 스크린이 양쪽에 자리했고, 그 앞쪽에는 좌우로 관객석으로 뻗어가는 통로가 있었다. 또 무대 뒤쪽을 제외한 6만여 석의 자리가 채워져 '드림 콘서트'의 높은 관심도를 고스란히 반영했다.

해외팬들로 구성된 K팝댄스팀이 나서며 이날 공연의 시작을 알렸다. 포미닛, 엑소 등의 대표곡의 커버댄스로 분위기를 달궜으며, 나날이 성장하는 해외에서의 K팝 인지도를 간접적으로 전했다.

이어진 1부에서는 베스티, 씨클라운. 엔소닉, 립서비스 등 신예 그룹들이 무대에 올랐다. 아직은 선배 그룹 및 가수들에 비해 이름은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공연장 위에서 선보이는 춤과 노래는 뒤지지 않았다.


다양한 가수들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위쪽부터 걸스데이, 블락비. 김한준 기자
다양한 가수들이 다채로운 무대를 선보였다. 위쪽부터 걸스데이, 블락비. 김한준 기자


신예 그룹들이 등장해 예열된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는 노란 리본과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문구로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를 애도했다. 다시 화면이 바뀌고 황금빛 축구화를 만드는 장인의 영상이 전해지며 2부 출연 가수들을 소개했다. 이는 축구대표팀의 '2014 브라질 월드컵'의 선전을 기원하는 것이기도 했다. 탄생 20주년이라는 올해 '드림콘서트'가 갖는 의미와 더불어 국가적 비극과 축제를 앞둔 사이에서 열리는 행사의 의미를 짤막한 영상으로 전달했다.

'국악소녀' 송소희가 등장해 한국적인 색채가 잔뜩 담겨있는 창을 시작한 뒤 다이나믹듀오가 후배 가수들과 랩을 하며 2부의 시작을 알렸다. 다이나믹듀오는 월드컵 대표팀을 응원하듯 마지막에는 지난해 발표한 정규 7집 앨범 수록곡인 '슛 골인'을 부르며 관객석을 한껏 달궜다.

다이나믹듀오가 만든 역동적인 순간이 끝고, 올해 '드림콘서트'의 진행을 맡은 백진희, 강인, 은혁이 모습을 드러냈다. 백진희는 "드림콘서트가 스무 살이 됐다. 학창시절을 함께했던 공연이 20주년이 돼 감회가 남다르다"며 '드림콘서트' 20주년을 축하했다. 이어 은혁은 "'드림키즈'들 덕분이다"고 덧붙였다. 세 명의 진행자들은 "힘내라 대한민국"이라는 슬로건을 외치며 다음 가수를 소개했다.

갓세븐과 블락비, 레인보우, 타이니지 등이 나올 때는 관객석이 들썩이며 팬들의 환호성을 터뜨렸다. 이날 공연에서는 20주년을 기념하는 행사도 펼쳐졌다. 대형 스크린에서는 드림콘서트 20년을 정리하는 영상으로 의미를 더했고, 피아니스트 윤한은 god '하늘색 풍선' 피아노 연주로 편곡해 들려줬다. '원조 요정' SES의 바다와 에이핑크의 정은지가 함께 'Dreams Come True(드림스 컴 트루)'의 한 무대에 서 과거와 현재의 '드림콘서트'를 자축했다.

팬들이 흔드는 형형색색의 풍선은 스타들에게 힘이 됐다. 위쪽부터 에이핑크, 비스트. 김한준 기자
팬들이 흔드는 형형색색의 풍선은 스타들에게 힘이 됐다. 위쪽부터 에이핑크, 비스트. 김한준 기자


걸스데이가 무대에 오른 시각은 오후 8시께였다. 강렬한 태양이 모습을 감춘 객석에는 야광봉이 하나 둘씩 등장했다. 관객석을 가득 매웠던 색색의 풍선을 대신하는 듯 보였다. 걸스데이는 '기대해' 'Something(썸씽)'를 선보였고, 팬들이 따라부른 후렴구는 서울월드컵경기장에 울려퍼져 공연장은 팬들을 위한 마이크로 변신했다.

이어 제국의 아이들, 티아라, 비스트 등이 등장할 때도 팬들의 변함없는 응원은 계속됐다. 자신들이 사랑하는 가수를 위해 목청껏 소리를 질렀다. 비스트의 'Shadow(쉐도우)' 무대에서는 미리 계획된 퍼포먼스에 문제가 생겨 다시 시작하는 해프닝도 겪었다. 비스트 멤버들은 "오프닝을 하면서 깜짝 놀랐다. 항상 팬들에게 고마움을 느낀다"고 밝혔다. 비스트는 'Fiction(픽션)'과 '아름다운 밤이야'로 2부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3부는 YB의 우렁찬 사운드로 시작했다.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YB는 록밴드답게 '나는 나비' '나는 멋있어'로 서늘한 바람이 불던 서울상암월드컵경기장에 불을 지폈다.

이날 공연에서는 일본, 중국을 비롯해 해외 곳곳에서 공연을 관람하기 위해 참석한 팬들도 종종 보였다. 포미닛과 탑독, B1A4 등이 공연을 펼칠 때는 해외 팬들이 준비한 각 그룹 멤버들의 이름이 담긴 플래카드도 눈길을 끌었으며, 달라진 K팝의 위상을 실감하게 했다.

총 33팀이 만든 무대는 여름 밤을 수놓았다. 위쪽부터 B1A4, 티아라. 김한준 기자
총 33팀이 만든 무대는 여름 밤을 수놓았다. 위쪽부터 B1A4, 티아라. 김한준 기자


비투비(BTOB)와 빅스(VIXX)는 '남자 아이돌 그룹 라이벌'이라는 주제에 맞춰 경쟁하듯 불꽃튀는 공연을 선보였다. 빅스는 마이클잭슨의 'Slave to the Rythm(슬레이브 투 더 리듬)'으로 선공했고, 이에 질세라 비투비 또한 멋진 춤사위로 화답했다.

달샤벳, 유키스, 에이핑크가 그들의 대표곡을 부르며, 분위기는 겉잡을 수 없이 달아올랐다. 달샤벳은 'B.B.B.' '내 다리를 봐', 유키스는 '만만하니', 에이핑크는 최근 발표한 '미스터 츄(Mr. Chu)' 'No No No(노노노)'를 불렀다. 큰 사랑을 받았던 음악이 연달아 나오자 팬들은 한 목소리로 노래했다.

'드림콘서트'의 마지막은 엑소와 소녀시대가 마무리했다. 엑소의 팬들은 엑소가 나타나기 전부터 엄청난 함성소리로 반겼다. 엑소는 '중독(Overdose)' '으르렁' 무대를 전했다. 이제는 '선배'격인 소녀시대가 마지막을 장식한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었다. 팬들의 아쉬움 속에서도 소녀시대는 'Mr. Mr(미스터 미스터)' 'Hoot(훗)'으로 폭발적인 호응을 이끌어내며 '2014 드림콘서트'의 막을 내렸다.

그러나 끝난 줄 알았던 '드림콘서트'의 숨은 마지막 주인공은 따로 있었다. 공연장에 다시 불빛이 들어오며 노브레인이 월드컵 응원가를 불렀고, 팬들의 남은 아쉬움을 달랬다. 또 이날 '드림콘서트' 출연진 모두가 나와 한국 대표팀의 '2014 브라질드컵'의 선전을 기원했다.

올해 '드림콘서트'는 '스타와 팬들이 만드는 공연'이라 부를 만했다. 총 33팀이 37번의 무대를 연출했다. 쉴새 없이 등장하는 스타들을 보며 팬들은 열광했고, 스타들은 팬들의 환호성에 노래로 보답했다. 성년이 된 '드림콘서트'가 이젠 하나의 문화로 자리해 그 의미가 더욱 크게 다가왔다.

성숙한 팬문화와 다채로운 무대를 자랑한 '드림콘서트'. 에이핑크. 김한준 기자
성숙한 팬문화와 다채로운 무대를 자랑한 '드림콘서트'. 에이핑크. 김한준 기자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한인구 기자 in999@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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