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스포츠뉴스=김형민 기자] 러시아와의 운명의 첫 경기. 손흥민의 발 끝은 터질까. 현재로서는 긍정적인 부분들이 포착된다. 러시아의 약점은 공교롭게도 손흥민과 많은 부분 연결돼 있다.
파비오 카펠로 감독이 이끄는 러시아는 31일(한국시간)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벌어진 A매치 평가전에서 노르웨이와 1-1 무승부를 기록했다. 지난 슬로바키아전에 이어 두 번째 점검 기회를 가진 러시아는 다양한 선수들을 실험했다. 끈끈한 조직력은 여전했지만 수비에서 일부 약점을 노출했다.
홍명보호에게도 좋은 자료로 남았다. 러시아 수비진 공략의 해법을 보여준 본보기가 됐다. 일부 약점들을 살펴보면 손흥민에게도 한 번은 득점 기회가 올 것으로 보인다.
우선 러시아 수비진은 '손흥민 존'에 취약하다. 손흥민에게는 특별구역이 있다. 함부르크시절 페널티박스 오른쪽 모서리 부근을 '손흥민 존'으로 활용했지만 레버쿠젠에서 왼쪽 날개로 이동하면서 반대편 모서리가 새로운 영역으로 자리매김했다.
이곳에서 손흥민은 올 시즌 많은 골을 기록했다. 왼쪽에서 중앙으로 꺾은 뒤 강력한 오른발 슈팅이 위력적이었다. 양발잡이라는 특성이 보태어 왼쪽과 오른쪽 모두 가리지 많고 '손흥민 존'을 더욱 넓혔다.
러시아를 상대로 이 '손흥민 존'이 좋은 효과를 보일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측면 수비에 고민을 안고 있다. 왼쪽 풀백은 드리트리 콤바로프가 주전이지만 오른쪽은 아직 주인이 없다. 안드레이 에쉬첸코가 중용받고 있지만 여전히 파비오 카펠로감독은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의문부호 가득한 오른쪽 수비는 손흥민이 직접적으로 마주할 포지션이다. 대표팀 왼쪽 날개 손흥민은 에쉬첸코 등 러시아의 오른쪽 풀백을 공략해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견고한 수비라인에서도 아직 빈틈이 보이는 오른쪽을 손흥민이 공략한다면 승산이 있다.
중거리포와 침투에 빈약한 점도 눈길을 끈다. 러시아는 노르웨이를 상대로 뒷공간에 허점을 보였다. 상대의 빠른 침투와 뒷공간으로 들어가는 움직임을 자주 놓쳤다. 로빙 패스에 당황하는 기색을 보이던 러시아는 전반 24분 측면에서 중앙으로 빠져 들어가는 마츠 뮐더 달리를 놓치면서 러시아는 위기의 순간을 맞기도 했다.
중거리슈팅도 상당수 허용하는 문제를 보였다. 노르웨이는 뒷걸음질 하는 러시아를 상대로 중거리포로 위협했다. 전반 26분 하바드 닐슨이 아크 정면으로 이동하면서 왼발 중거리슈팅을 시도했지만 공은 골문 왼편으로 빗나갔다. 이어 전반 30분에도 루벤 옌센이 릴레이 중거리포를 이어갔지만 골망을 흔들지는 못했다.
홍명보호에게도 희소식이다. 중거리슈팅에 일가견이 있는 선수들이 많다. 손흥민도 이에 해당된다. 분데스리가에서 돋보이던 강력한 양발 중거리포가 좋은 무기가 될 수 있다. 이외에도 기성용, 구자철 등의 적극적인 중거리포 세례가 러시아전에 의외의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도 엿보인다.
김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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