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1-14 14:32
스포츠

'세리머니 자제' 양상문 감독의 속뜻은 '디테일 야구'

기사입력 2014.05.14 07:00 / 기사수정 2014.05.14 01:20

신원철 기자
LG 양상문 감독은 취임식을 통해 5할 승률 전에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는 독특한 공약을 내놨다. 무슨 뜻이 숨어있을까 ⓒ 잠실 김한준 기자
LG 양상문 감독은 취임식을 통해 5할 승률 전에는 세리머니를 하지 않겠다는 독특한 공약을 내놨다. 무슨 뜻이 숨어있을까 ⓒ 잠실 김한준 기자


[엑스포츠뉴스=잠실, 신원철 기자] "5할 승률 전까지는 선수들을 맞이하러 나가지 않겠다."

독특한 발상이었다. LG 신임 양상문 감독은 13일 취임식에서 '5할 승률 전까지는 세리머니를 자제하겠다'는 말을 했다. 그는 이날 취임식 순서로 마련된 질의응답 시간에서 "5할 승률로 올라서기 전까지 선수들을 맞이하러 가지 않겠다. 다음 이닝 수비와 투수를 준비해야 하기 때문에 선수들을 나가서 맞이할 시간이 없을 것 같다. 그 시간에 코치들과 전략을 짜겠다"라고 밝혔다.

의도를 알지 못하면 이해하기 어려운 발언이었다. LG가 전임 김기태 감독 시절 '검지 세리머니'로 팀워크를 다졌던 점을 생각하면 자칫 오해가 생길 수 있는 표현이기도 했다. 그러나 양 감독은 그 나름의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오해하지 않으셨으면 좋겠다. 야구는 순간순간, 1분 1초가 중요하다. 우리가 홈런을 치거나 역전을 하면 이 점수를 지킬 수 있게 코치들과 상의하는 데 더 시간을 할애하겠다"고 설명했다.

양 감독은 이후 선수단 미팅을 가진 뒤 덕아웃에 나와 다시 취재진과 만났다. 그는 앞서 이야기한 '세리머니 자제'에 대해 재차 설명하며 "투수 교체 타이밍은 '찰나'다. 우리 팀이 역전한 뒤 준비 안 된 투수가 나가면 안된다"며 "공 몇 개라도 던지고 몸을 만드는 것과 (감독)지시를 기다리느라 코치가 대기하고 있는 것과는 다르다. 이 타이밍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LG는 이날 투수 4명을 투입했다. 선발 에버렛 티포드가 6이닝을 책임졌고, 이어 이동현이 1이닝을 막았다. 티포드는 이날 5회까지 공 107개를 던졌지만 불펜에서는 누구도 몸을 풀지 않았다. 그는 결국 6회를 삼자범퇴로 마무리하고 퀄리티스타트를 기록했다. 최종 투구수는 118개, 자신의 올 시즌 1경기 최다 기록이다.  

8회에는 이닝 진행 중에 투수를 바꿨다. 정찬헌이 ⅓이닝 동안 1피안타 1볼넷을 허용하고 봉중근에게 마운드를 넘겼다. 1사 1루에서 손아섭에게 볼넷을 내준 뒤였다. 양 감독은 이 투수교체 타이밍에 대해 "(손)아섭이 때 바꾸려고 했다. 그런데 아섭이가 컨디션 좋을 때는 왼손 투수 공도 잘 친다. 그래서 한 템포 늦춰봤다"고 설명했다. 봉중근에게 1이닝 이상 맡기겠다는 계산은 이미 서있었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양 감독의 세리머니를 전혀 볼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양 감독은 "물론 끝내기 안타나 홈런이 나오면 내가 가장 먼저 그라운드에 나갈 것이다"라는 말도 했다. 그는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덕아웃에 들어오는 선수들을 맞이하며 감독 복귀전 승리의 기쁨을 누렸다. 

LG 양상문 감독이 13일 감독 복귀전에서 승장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마친 양 감독의 손에는 승리 기념구가 쥐어져 있었다 ⓒ 잠실 김한준 기자
LG 양상문 감독이 13일 감독 복귀전에서 승장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 선수단과 하이파이브를 마친 양 감독의 손에는 승리 기념구가 쥐어져 있었다 ⓒ 잠실 김한준 기자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 엑스포츠뉴스 /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실시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

주간 인기 기사

연예
스포츠
게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