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09-3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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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회'의 아이러니, 자극적 멜로 설정은 도구적 장치

기사입력 2014.05.07 01:12 / 기사수정 2014.05.07 01:26

김승현 기자
밀회 ⓒ JTBC 방송화면
밀회 ⓒ JTBC 방송화면


[엑스포츠뉴스=김승현 기자] 자신의 성공만을 위해 내달렸던 김희애가 와르르 무너져 버렸다. 온갖 검은손이 오가던 클래식계에서 부대표라는 직함을 따낸 이 '철의 여인'은 결국 희생양으로 몰리며 조직의 쓴맛을 보게 됐다.

6일 방송된 JTBC 월화드라마 '밀회' 14회에서는 오혜원(김희애 분)이 자신이 몸담고 있는 서한음악재단의 기득권 세력에 의해 위기를 겪는 모습이 그려졌다.

검찰조사를 받던 서회장(김용건)은 무죄를 이끌어내기 위해 혜원의 희생이 필요했다. 하지만 혜원은 이러한 내부의 속셈을 모를리 없다. 김인겸(장현성)과 한성숙(심혜진)의 회유에도 전혀 굴하지 않은 혜원은 자신의 비리 관련 기사가 세상에 알려져도 요지부동이었다.

오히려 자신을 걱정하는 주변인들을 다독이며 포커페이스를 유지했다. 혜원은 앞으로 닥칠 고난도 견뎌낼 내공이 있었다. 단단했지만 그녀도 자신의 삶이 가짜였다는 것을 인지한 뒤 마음의 상처를 입었다. 강준형(박혁권)도 비리월드의 장본인들과 다를 것이 없음을 알게 됐기 때문이다.

쇼윈도 부부임에도 자신에게 의지했던 떼쟁이 남편은 아내를 간통 혐의로 고소할 수 있음을 내비쳤고, 서회장을 대신해 당장 출두하라고 종용했다. 곁에서 보호해줘야 할 여자가 아닌 끝까지 재단 부대표의 직함을 걸고 넘어진 준형의 언행에 배신감을 느꼈다.

'밀회'는 20세 차이가 나는 두 남녀의 불륜을 소재로 했기에, 여론의 따가운 시선을 받았다. 작품 자체로 호평을 받고 있어도 소재가 지닌 위험한 면은 이러한 굴레에서 쉽게 벗어나지 못함을 전제한다.

윤리와 도덕을 수없이 외쳤던 '곧은' 혜원은 선재(유아인)와의 교감으로 본인이 도리어 이를 어기게 되는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정반대의 삶을 살았던 순수한 선재를 통해 예전의 음악적 열정을 되살렸고, 더러운 세계의 추문을 몸으로 감당해내고 있다.

불륜을 절대 미화할 수 없다. 단연코 이들의 사랑은 아름답지 않다. 전반부에 혜원과 선재의 밀회를 주로 담았다면, 이제는 추문이 추문을 덮는데 사용되는 사실을 전하며 자기 밥그릇을 챙기기에 열중인 추악한 본성을 비춘다. '밀회'는 자극적인 멜로 설정을 장치로 삼아 인간의 속물적인 욕망이 비열해 보인다는 점을 극대화하고 있다. '나무를 보지 말고 숲을 봐라'라는 것이 이들이 전하는 메시지다.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김승현 기자 drogba@xports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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