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버풀의 애절한 역사와 스티븐 제라드의 상징성 때문인지 영국 현지에서는 그들의 우승을 남몰래 지지했던 의견이 가장 많았다. ⓒ 리버풀 홈페이지
[엑스포츠뉴스=김덕중 기자] 리버풀이 크리스탈 팰리스를 넘지 못하고 통한의 무승부를 기록했다. 프리미어리그 순위가 혼돈에 빠지면서 우승 당락은 최종전에서 판가름나게 됐다.
리버풀이 샴페인을 빨리 터뜨린 모양새가 됐다. 리버풀은 6일 2013-14시즌 프리미어리그 37라운드 크리스탈 팰리스전에서 3-3으로 비겼다. 조 알렌, 다니엘 스터리지, 루이스 수아레즈의 연속골로 3-0으로 앞섰으나 후반 34분 부터 43분까지 9분 동안 내리 3골을 허용했다. 막판 수비 집중력이 급격히 떨어졌다. 그리고 그 결과는 지나치게 잔혹했다.
리버풀(승점81)은 여전히 리그 1위를 기록 중이지만 2위 맨체스터 시티(승점80)에 1점 차로 추격을 허용했다. 맨시티는 리버풀 보다 한 경기를 덜 치른 상황이다. 3위 첼시(승점79)의 추격도 피할 수 없다. 리버풀은 다가오는 주말 뉴캐슬전을 앞두고 있다. 맨시티는 아스톤 빌라, 웨스트햄을 상대로 2경기를 남겨놓고 있고 홈 이점도 떠안고 있다.
올시즌 리버풀을 우승권으로 올려놓은 일등 수훈갑 브랜든 로저스 감독은 이날 크리스탈 팰리스전이 끝난 뒤 "후반 막판 3골을 내준 데 대해 매우 실망스럽다. 명백한 우리의 잘못이었고 리버풀은 그 댓가를 치러야 한다"고 자책했다. 이어 "사실상 리버풀의 우승은 힘들어졌다. 맨시티가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우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들의 아프고 애절한 역사와 스티븐 제라드의 상징성 때문인지 그동안 영국 현지에서는 리버풀의 우승을 남몰래 지지했던 의견이 가장 많았던 듯 보인다. 시즌 막판 리버풀이 11연승을 내달리며 1위로 치고 올라오자 이는 절정을 이뤘다. 로저스 감독과 주장 제라드는 평정심을 누차 강조했지만 어린 선수들이 많은 리버풀에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드라마틱한 역전 가능성이 없지는 않다. 그러나 쉽지는 않다. 맨시티가 남은 홈 2경기를 모두 승리하면 리버풀의 우승은 그렇게 물거품이 된다. 맨시티는 올시즌 홈 성적 15승 1무 1패를 기록 중이다. 홈 승률이 무려 88.3%에 달한다. 거꾸로 풀이하면 리버풀은 11.7%의 가능성에 기대를 걸어야 하는데 그렇다 해도 맨시티와의 골득실 차이가 부담스럽다.
끝날 때 까지 끝난 게 아니라지만 리버풀의 뒤집기 가능성은 극히 낮다. 6일 크리스탈 팰리스전이 리버풀의 극적인 우승을 위한 마지막 시련이었는지 아닌지는 오는 11일 판가름난다.
김덕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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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덕중 기자 djkim@xports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