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최종편집일 2024-10-17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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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태 감독의 존재감은 성적에만 있지 않았다

기사입력 2014.04.24 07:02 / 기사수정 2014.04.24 02:06

신원철 기자
LG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김 감독은 모래알 팀이라 지적받던 LG를 하나로 묶는, 성적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 엑스포츠뉴스 DB
LG 김기태 감독이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자진 사퇴했다. 김 감독은 모래알 팀이라 지적받던 LG를 하나로 묶는, 성적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 엑스포츠뉴스 DB


[엑스포츠뉴스=신원철 기자] 야구는 사람이 하는 스포츠다. 감독 자리도 마찬가지. 사람이라는 예민한 존재를 다루는 직업이다. 퍼즐처럼 선수를 끼워 넣는다고 해서 경기가 뜻대로 진행되지는 않는다. 김기태 감독의 존재감은 경기력 밖에서 더욱 빛났다.

김기태 감독이 23일 성적 부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퇴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 LG는 "지난해 좋은 성적을 내고 올 시즌 한때 팀 타격 1위에 오르는 등 선수단이 정비돼 좋은 성적을 낼 것으로 믿고 있는 가운데 이런 일이 발생해 안타까운 입장"이라고 밝혔다.

김 감독이 누구인가. 지난 시즌 LG를 11년 만에 포스트시즌에 올려놓은 주인공이다. 과거의 명장도, '화수분 야구'의 조력자도 해내지 못한 성과를 보여줬다. 하지만 결말은 '성적 부진에 의한 자진 사퇴'였다. 아이러니다.

김 감독은 성적만 좋은 감독이 아니었다. 지난 시즌 정규리그 2위(74승 54패, 승률 0.578)로 기대 이상의 성적을 낸 것은 사실이지만 경기 운영에 대해서는 미숙한 부분도 있었다. 이를 지적하는 의견도 없지 않았다. 하지만 김 감독의 지도 능력을 의심할 수는 없다. 감독의 역할은 '경기 운영'에만 있지 않기 때문이다.

2002년 김성근 현 고양 원더스 감독의 해임 이후 LG는 말 그대로 '바람 잘 날 없는 집안'이었다. 2003년 이후 김 감독이 취임하기까지 12년 동안 7명의 감독(대행 포함)이 사령탑 자리에 앉았다.

그 사이 이런저런 뒷말들도 많았다. 선수는 선수대로, 감독은 감독대로 뜬소문에 시달려야 했다. 이른바 '강남 도련님 야구'를 한다는 소문은 LG와 뗄레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겉으로 봐서는 알 수 없는 '정신력'에 대한 비판이 주를 이뤘다. 누구도 이를 입증하지는 못했다. 하지만 김 감독 취임 이후에는 뜬소문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김 감독 사퇴 이후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마치 기다렸다는 듯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이 퍼져나갔다. 당분간 팀을 이끌어야 할 조계현 감독 대행은 시작부터 거센 외풍을 맞게 됐다. 안타깝지만 선수도, 코칭스태프도, 구단도 당분간 이 상황을 해결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김 감독의 존재감이 비단 좋은 성적에서 온 것만은 아니었다. 잊힐 만하면 흘러나오던 뜬소문이 잠잠해졌던 것은 정확히 김 감독의 임기와 일치한다. 그리고 그가 지휘봉을 내려놓은 순간, 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 시즌 종료까지는 앞으로 110경기가 남았다. 갈 길은 먼데 똑바로 가기가 힘들다. 

LG 김기태 감독은 손가락 세리머니로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손가락 하나가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 엑스포츠뉴스 DB
LG 김기태 감독은 손가락 세리머니로 팬들의 이목을 끌었다. 손가락 하나가 팀을 하나로 만들었다. ⓒ 엑스포츠뉴스 DB


신원철 기자 26dvds@xportsnews.com


[사진=전 LG 김기태 감독 ⓒ 엑스포츠뉴스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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